구룡포수협 - “창립 100주년, 하나되는 조합으로 거듭날 것"
구룡포수협 - “창립 100주년, 하나되는 조합으로 거듭날 것"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2.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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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어업 전진기지 구축
구룡포수협 본소
구룡포수협 본소

[현대해양] 오징어, 꽃게 등 동해안 대표 어종이 기후변화, 수온상승 등으로 어획량이 줄고 있어 구룡포수협을 비롯해 동해안에 위치한 수협들이 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고수온 등으로 인해 동해안의 오징어 어군이 흩어지면서 오징어의 어황이 평년에 비해 70%가량 급감했다고 한다. 오징어뿐만 아니라 지난해 대게의 경우 전년 대비 35% 가까이 생산량이 줄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전국 대게 위판량의 50%에 이르는 양이 생산되는 경북 구룡포의 경우 생산량 감소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생산량이 줄면 어가가 상승하기 마련이지만 코로나가 장기화 되고 해외 수출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 어가 상승은 소폭에 그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위판량 증가

포항시 구룡포읍에 위치한 구룡포수협은 포항수협 등과 함께 동해안 대표 수산업협동조합이다. 구룡포수협에 따르면 주요 어종 생산량 감소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반면 기타 어종에서 생산량이 늘어 상쇄되는 상황이라고. 지난해 구룡포수협 위판량은 1만 1,397톤에 위판액은 834억 4,700만 원으로 전년(1만 774톤) 대비 623톤 증가했다. 반면에 위판액은 4억 3,100만 원 감소했다. 이는 오징어 등 전통적인 효자 어종에서 20억 원 이상 위판액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죽변수협, 후포수협 등의 오징어 위판액이 큰 폭으로 줄고 서해안 서산수협 오징어 위판액이 전년 대비 94억 원 증가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동해안의 어장변화가 눈으로 보이는 것이다.

구룡포수협에서 주로 위판되는 어종은 오징어, 대게, 홍게, 문어 등이다. 여기에 양포 아귀까지 효자 어종으로 전국에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 외에도 기름가자미, 복어, 도루묵, 닭새우, 붉새우, 고동 등이 위판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어종인 오징어, 대게 등의 생산량이 감소한 대신 다른 어종의 위판이 늘어 생산량만 보면 전년에 비해 623톤 증가한 것이다. 위판액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의 장기화 등으로 소비가 주춤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재환 구룡포수협 조합장은 “우리는 다른 수협과 달리 상호금융 위주가 아니라 위판 위주다. 매년 1,000억 원 가량 위판하는데 작년에는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등에 따르면 동해안 수온이 4도 내외로 오르는 고수온 현상이 지난해 계속되면서 오징어 어군이 흩어져 조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징어의 경우 고수온으로 평년에 비해 어황이 70%가량 감소했고, 대게는 35%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어종에 따라 롤러코스트 타듯 어황이 급변해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어황이 이렇다 보니 상호금융에 의존하는 여느 수협에 비해 위판 등 경제사업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구룡포수협의 경우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구룡포수협은 기후변화, 어장변화, 코로나19 등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5곳의 위판장에서 전년보다 많은 물량을 경매 처리했다. 이는 전국 91개 수협 중 21위에 해당하는 위판 물량과 금액이다.

구룡포수협 활어 위판장 오징어
구룡포수협 활어 위판장 오징어 경매

 

동해안 어업 전진기지

동해안 어업 전진 기지인 이곳 구룡포 지명이 예사롭지 않다. 구룡포라는 지명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경주, 포항을 중심으로 성장한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진흥왕 때 장기현감이 용주리를 지날 때 갑자기 천둥이 치고 폭풍우가 몰아치더니 용 10마리가 승천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한다. 그런데 그 중 1마리가 유독 제대로 오르지 못하고 떨어지는 바람에 9마리의 용만 하늘로 올랐다 해서 지금의 지명이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이어져 오고 있다. 구룡포는 과메기 특구이기도 하다. 한때 청어로 만들다 꽁치로 만들다 다시 청어로 만들기 시작한 과메기로 인해 이곳 지명과 수협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구룡포수협은 32개 어촌계, 1,200여 명에 이르는 조합원으로 구성된다. 12명의 임원과 28명의 대의원, 100명 조금 넘는 직원들이 조합원들의 삶의 질 개선과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해 애쓰고 있다. 구룡포수협의 자산규모는 5,300억 원, 자본금 200억 원에 이른다. 상호금융 점포 8개에 업무구역은 구룡승천(九龍昇天) 전설이 내려오는 구룡포읍, 일출 명소로 잘 알려진 호미곶면, 전통과 역사가 숨쉬는 장기면 등 1읍 2면에 이른다. 상호금융 점포 8개 중 3곳이 수도권 지점이다. 지방 영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찌감치 수도권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1922년 11월 9일 구룡포어업조합으로 출발한 구룡포수협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를 맞고 있다. 구룡포어업조합은 1962년 구룡포어업협동조합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1977년에는 영일군수협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1995년 영일수협을 거쳐 2004년부터 지금의 구룡포수협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어업인들을 위한 시설로 5개 위판장, 8개 상호금융 지점 외에도 급유소 1곳에 제빙 42톤, 저빙 1,700톤, 냉동 30톤, 냉장 능력 1,850톤에 이르는 냉동냉장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재환 구룡포수협 조합장
김재환 구룡포수협 조합장

송입 자회사 설립

요즘 어촌사회가 무엇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어선원 조달 문제이다. 한국 선원 부족현상이 심각한 것을 넘어 외국인 선원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 전국 어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룡포수협은 일찌감치 2018년부터 송입회사인 ㈜구룡포교역을 설립,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수협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송입회사는 전국 4곳에 그친다. 이 송입회사에서는 20톤 이상 선박 선주들에게 외국인 선원 취업을 알선해주는 역할을 한다. 구룡포교역에서는 300명 가량의 외국인 선원을 관리하고 있다. 다른 민간기업과 달리 구룡포수협이 출자해 만든 이 회사는 조합원, 어선주들을 대상으로 한다. 구룡포교역이 생기기 전에는 외국인 70%가 6개월도 안 돼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런데 송입회사 설립 이후 80% 이상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단다. 자회사 송입회사 설립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외국인 선원들의 공급과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것. 송입 자회사 설립은 김재환 조합장이 주도했다.

외국인선원 송입회사 ㈜구룡포교
외국인선원 송입회사 ㈜구룡포교역

 

유통구조 개선

김 조합장은 지난 2015년 3월 치러진 전국조합장동시선거에서 78.7%라는 최다 득표율을 기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 조합장은 2020년 4월 1일 수산인의 날에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조난선박 예인 및 어선원 사고 수습 지원, 조업 중 인양 쓰레기 수거 지원(연 1억 원), 지역축제 지원으로 어업인 복지와 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구룡포를 비롯한 동해안에서는 기후변화, 외국인선원 공급문제 외에도 지난 2016년 7월 이후 한일어업협상이 표류하면서 일본 EEZ에서 조업하던 조합원들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어업인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조합장은 이런 어업인들의 애로사항 타개와 조합원 소득 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유통구조 개선 및 온라인 판매망 활성화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김 조합장은 “조합원이 주인이 될 수 있는 수협을 만들겠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노력해서 어민들에게 선진 어업, 어민 복지향상에 적극 노력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조합장은 “구룡포수협은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토대로 조합원들이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협동의 가치’를 실현해 하나되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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