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수협 - FPC · 상호금융 운영 모범 보여
강릉시수협 - FPC · 상호금융 운영 모범 보여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1.1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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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조건에서도 역대 최대 수익
고병남 강릉시수협 조합장
고병남 강릉시수협 조합장

[현대해양] 동해안 최대 수협 강릉시수협이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 운영과 수도권 상호금융 사업의 성공으로 수산업협동조합 운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2018년 3월 해양수산부로부터 FPC 사업자로 선정된 강릉시수협은 앞서 소비자들에게 안심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수산물 가공공장을 운영해왔다. 이곳에서 해썹(HACCP) 기준에 맞춰 반가공 오징어 등 10여 품목을 생산했다. 그러다 2020년 12월 강릉시수협 냉동공장 옆에 FPC가 준공되고 2021년 6월 본격 가동됐다. 해썹 시설은 물론 콜드체인 시스템 등 첨단 장비를 갖춘 FPC에서 대부분의 수산물 가공품을 생산하게 된 것이다. 생산량은 연 460톤에 이른다.

 

2021년부터 FPC 가동

FPC(Fisheries Products Processing & Marketing Center)는 생산자 단체가 중심이 돼 수산물을 규모화·집적화 하고 전처리(前處理)·가공 등의 과정을 거쳐 상품화 한 후 대형 소비처에 공급하는 거점 기지다. FPC는 지난 2013년 해양수산부가 불합리한 유통비용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의 하나다.

강릉시수협FPC에서는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수산가공품 군납을 30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군납용 외에 수산물 직매장, 수협 바다마트 등에도 공급하고 있다. 다른 수협에서 의뢰받은 물량을 생산하기도 한다. 강릉시수협이 가공, 납품하는 품목은 볶음용 오징어, 코다리 순살, 고등어 순살, 삼치 순살, 갈치 순살 등 다양하다. 강릉시수협FPC 계장은 “수산물 가공 연매출은 100억 원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상호금융 서울 진출 성공

상호금융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이 있었다. 강릉시수협이 2019년 야심차게 도전해 개점에 성공한 서울 상일동역 지점은 개점 2년 만에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상일동역 지점은 2021년 14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0년에 8억 원의 적자가 난 것을 감안하면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다. 신규점포 개점 3년까지는 적자를 감수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신용사업에서 2년 만에 큰 폭의 흑자를 냈다는 것은 매우 경이로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고 조합장은 “과감하게 서울로 진출해 점포를 냈는데 성공했다”며 “곧 수도권 2호점도 내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본점과 강릉지점 등 이미 두 개의 점포가 있지만, 여·수신 규모가 작은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거래가 많은 수도권 등으로 과감하게 진출, 지경을 넓혀야 한다는 지론이다.

강릉시수협FPC 외부
강릉시수협FPC 외부

 

환원사업에 역점

강릉시수협은 꾸준히 이익을 내는 경제사업과 호재를 맞은 신용사업 덕택에 지난해에는 전체적으로 약 3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22억 원) 대비 36.4% 가량 성장한 것. 생산량 감소 추세에 있는 연근해어업에서도 위판액이 전년과 비슷한 350억 원 수준으로 나타나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릉시수협이 역대 최대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어업인의 편익 중심 환원사업을 담당하는 지도사업, 어업인이 생산한 수산물을 위판, 가공, 판매하는 경제사업,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고객들의 소중한 재산을 안전하게 운영 관리하는 신용사업이 균형을 이뤘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고 조합장은 “조합은 수익을 내서 조합원들에게 배당 등 경제적 이익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기본에 충실하고 늘 조합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릉시수협FPC 내부
강릉시수협FPC 내부

준비된 조합

고 조합장은 2016년 6월 조합장 재선거에서 당선된 후 2019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고 조합장은 현장에서부터 차근차근 조합장 수업을 익혔다. 그는 20년(10회)에 이르는 대의원 기간, 비상임이사, 어촌계장, 소형선주협회장 등을 거쳐 조합장에 당선됐다. 말하자면 수협 살림살이와 경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리더십을 겸비했기에 지금의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조합장은 지난해부터 수협중앙회 상임이사로 활약하고 있다.

고 조합장은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수협중앙회장 직선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현행 간선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 조합장은 “전체 조합원의 수를 보면, 전남지역이 31% 이상을 차지해 제주, 강원, 울산 등을 합쳐도 30%가 안 된다. 강원, 경인지역 조합원 수는 전체 조합원 수의 10.5%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는 전남지역 조합원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나머지 7개 도에서는 중앙회장이 나올 수가 없는 구조다. 6개 지역을 합쳐도 전남지역 하나만큼 조합원 수가 되질 않는다”며 현 제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관광과 수산 연계

청정해역과 풍부한 어족자원을 갖춘 주문진항에 위치한 강릉시수협은 지역 수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강릉시수협은 1915년 주문진어업협동조합으로 설립, 1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강릉지역은 물론 동해안 수산업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조합 구성은 13개 어촌계, 조합원수는 1,000명이 조금 넘는다.

강릉시수협은 1970년대 상호금융과 내국환업무를 시작으로, 1980년대 군납업무 개시, 어업인복지센터 및 수산물직매장 준공, 냉장시설 확장공사 등 굵직한 성과를 이루며 강릉지역 어업인들의 기둥으로 발돋움했다.

1990년대에는 강릉시 수산업협동조합으로 개칭하고 상호금융 강릉지점을 개소하면서 본격적인 수협의 위상을 정립해 나갔다. 2000년대에는 들어 활·선어위판장 지붕 공사와 함께 직판팀을 개설했고, 2017년에는 수협 바다마트를 개점하며 발전해왔다.

강릉시수협은 주문진을 비롯한 강릉지역 관광객이 2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점을 십분 활용해 1, 2차산업에 그치지 않고 관광과 연계한 6차산업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문진항 위판장
주문진항 위판장

수산물 판매체계 구축

강릉시수협은 주문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도 추진했다. 주문진수산시장 좌판 구역은 무허가 상업지대로 개인용 전기를 쓰게 되면서 전깃줄과 함께 해수 인입관 등이 얽혀있었다. 이에 강릉시수협은 강릉시 등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4년부터 좌판 현대화사업을 추진해 왔다. 어업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함은 물론 소비자에게 위생적이고 안전한 수산물 판매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주문진항은 강원도 환동해본부와 강릉시가 오는 2024년까지 307억 원을 투입하는 ‘주문진항 정비계획’을 통해 특화된 해양관광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배후부지 환경개선으로 관광과 어업이 공존하는 지역경제 중심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조합장은 “강릉시수협 임직원은 현재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조합원,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공정과 신뢰로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문진항 전경
주문진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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