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아침, 갯벌에서 희망을 찾자
새해 새 아침, 갯벌에서 희망을 찾자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1.0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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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 
박종면 편집국장

[현대해양] 갯벌의 가치가 재조명 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 갯벌의 생태계서비스 가치가 최소 연간 17조 8,121억 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탄소흡수, 오염정화 등의 가치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에 우리나라 서남해안 갯벌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한 우리나라 갯벌의 해양생물다양성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하는 김종성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해양학 분야 최고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OMBAR’에 발표되기도 했다. 한국의 갯벌이 가진 고유하고 독보적인 해양생물다양성과 그 기능이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갯벌은 바다와 육지의 경계이자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갯벌에 살고 있는 다양한 미생물과 염생식물, 저서규조류는 육상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해 수질을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 그러나 누가 뭐라해도 갯벌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블루카본으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대하다.

또 얼마 전에는 충남도가 서산의 부남호 역간척 사업을 강력히 추진할 뜻을 천명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역간척이란 간척지를 되살리는 작업이다. 한때 갯벌이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질 때가 있었다. 갯벌을 메워 농지 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으로 바다와 갯벌을 메워 결국 주변 토양이 오염되고 오염된 토양과 물을 관리하기 위해 수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등 역효과가 많았기에 다시 갯벌로 되살린다는 취지다. 갯벌의 가치가 농지 의 가치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이제 깨달은 것이다.

갯벌의 가치가 한없이 훼손됐던 사례 중 새만금 개발사업을 빼놓을 수 없다. 30년도 더 넘은 1991년 착공한 새만금 개발사업은 아직도 ‘개발 중’이다. 대한민국 역대 최대의 ‘삽질’이라는 오명을 달고 있는 새만금 개발사업. 갯벌을 메워 농지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이 당시 토건족 마인드로는 옳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쌀이 남아돌고 수입산 농산물이 사방천지에 널렸는데 농지를 더 만든다는 것은 30년 전 개발지상주의 때는 살짝 옳았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터무니없는 ‘삽질’이 돼 버렸다. 그럼에도 너무 오랜 기간 혈세를 낭비하고 쏟아 부은 것 때문에 법원에서조차 되돌리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말하자면 계륵(鷄肋)이 된 것이다.

시화호가 그랬고, 부남호가 그랬고, 새만금이 그랬다. 모두 흐르는 물을 막아 농지 등으로 이용하겠다는 상식 이하의 발상으로 오늘에 와서는 ‘삽질’로 인식되고 있다. 설사 그때는 옳았다 하더라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것이다. 물은 흘러야 한다. 시화호도, 부남호도, 새만금도 방조제를 만들어 막았지만 그 방조제로 인해 그 안에 고인 물은 썩어 토양을 오염시키고 저서생물을 죽게 만들었다. 흐르는 물을 막아 해수유통(海水流通)이 안 됐기 때문이다. 자연상태를 최대한 유지 보존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탄소중립이 중요한 만큼 탄소 흡수원으로서, 지구의 허파로서, 코로나19 시대 마스크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갯벌이 부각되는 새해 새 아침, 갯벌에서 희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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