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52. 도요새들이 쉬어가는 금강하구
청봉의 새이야기​​ 52. 도요새들이 쉬어가는 금강하구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1.12.1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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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낙원, 유부도
도요새들의 웅장하고 화려한 군무
도요새들의 웅장하고 화려한 군무

유부도(0.79km2(약 24만 평)-여의도의 1/3, 64여 가구 거주)는 금강하구에 위치한 군산항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섬이다.

금강의 강물은 장수군 신무산(897m)에서 발원하여 소백산맥으로 돌아서 낙화암을 휘감는 백마강, 논산평야에 물을 대는 곰강, 공산성에 이르러서는 금강으로 이름표를 바꾸어 달면서 4백여 km 물길을 흘러내려서 서해에 도달한다. 서해에 도달한 금강의 물이 사람들의 삶의 향기와 함께 품었던 흙과 모래를 내려놓아서 만든 작은 섬이 유부도이다. 이 작은 섬에는 새우, 게 등의 여러 갑각류와 염생식물들이 공생하면서 많은 철새들에게 풍성한 먹이를 제공하여 기러기, 가창오리들의 월동지가 되었다. 유부도를 포함하는 서해의 갯벌습지는 지구의 양극 지역의 먼 거리(약 2만 km)를 오가는 도요새들의 봄과 가을의 여정 중에 잠시 쉬었다 떠날 수 있는 새들의 낙원이다.

유부도를 찾아오는 도요새(몸길이 : 13~66cm, 학명 : Scolpcidae)는 도요새과에 속하는 새를 총칭하여 일컫는 말이다. 도요새들은 유라시아 대륙의 북쪽에서 짧은 여름 기간에 번식하고, 가을(9~10월)에 지구의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 및 뉴질랜드의 남쪽 지역까지 비행하고 봄(4~5월)이면 고향 땅으로 되돌아오는 높이 날기와 멀리 날기의 명수이다. 도요새들은 먼 거리의 비행 중에 서해의 도서 및 해안의 갯벌 습지(유부도 포함)에 봄(5월), 가을(10월) 잠시 머물면서 영양 보충을 위한 먹이활동과 재비행의 꿈과 의지를 굳건히 하고 떠나는 한반도 및 서해 주변 도서지역에서는 나그네새(Visitor)이다.

지구상에 약 2,000여 개체가 생존해있는 저어새는 한반도 서해, 무인도에서 번식한다
지구상에 약 2,000여 개체가 생존해있는 저어새는 한반도 서해, 무인도에서 번식한다

지난 9월 말에 탐조대원들이 유부도에 도착하니 도요새들이 손님들의 방문을 환영하는 듯 한꺼번에 날아올라 도요새들의 군무가 장관을 연출했다. 푸른 하늘과 옥색 바다를 배경으로 날개를 ‘접었다 폈다’ 반복하는 율동과 함께 흰 속 깃털을 ‘보였다 덮었다’ 하면서 웅장하고 멋진 춤을 선보여주었다.

금번의 탐조활동 중에 도요새, 백로, 왜가리, 저어새 그리고 노랑부리저어새 등 여러 가을 철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구상에 2백여 개체만이 생존하고 있는 넓적부리도요(영명 : Spoon-billed Sandpiper, 멸종위기동식물 I급)를 처음으로 관찰하였고, 우리나라에서 여름철새인 저어새(영명 : Black-faced Spoonbill, 천년기념물 제205-1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I급)와 겨울철새인 노랑부리저어새(영명 : Eurasian Spoonbill, 천년기년물 제205-2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I급)가 함께 먹이활동 중인 귀한 장면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행운도 있었다.

한반도의 서해 도서 및 해안 갯벌은 수많은 생명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최근 금강의 상류에 대청댐(1980년), 하류에는 금강 하굿둑(1990년),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길이 : 34km), 공주보와 세종보(2011년) 등의 대규모 인공 수리시설들의 건설로 인하여 금강 주변의 수리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동식물들의 생태환경의 교란이 심하게 발생하였고 또한 진행 중이다. 최근 조사기록에 의하면 금강하구 지역을 찾아오던 여러 종의 철새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원인 조사, 보호대책 및 시행이 절실히 요청되는 바이다. 

비행하는 큰기러기떼
비행하는 큰기러기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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