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현황과 전망
기후변화의 현황과 전망
  • 김성중 극지연구소 대기연구본부장
  • 승인 2021.12.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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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중 극지연구소 대기연구본부장
김성중 극지연구소 대기연구본부장

[현대해양] 지난 8월 발간된 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의 핵심은 산업혁명 이후 현재까지 전지구 평균기온이 1.09도 상승했다는 것이다. 산업화 이전까지는 지구의 기온이 내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사용하며 기온은 이전까지 변화 속도의 10배 이상으로 수직 상승중이다. 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급격한 증가에 의한 것. 특히, 극지역 특히 북극에서의 온난화는 다른 지역에 비해 2~3배 빠르게 진행된다. 또한 중위도 내륙, 특히 유라시아와 북미엔 강력한 한파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중순엔 한반도에 강력한 한파가 발생했으며, 2월 말에는 미국 텍사스에 한파가 불어닥쳐 정전 사태를 일으키며 인명피해를 일으키기도 했다.

겨울철 중위도에 자주 나타나는 한파는 북극온난화와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 온난화와 해빙감소 이전에는 북극의 폴라 보텍스(Polar vortex, 북극을 중심으로 표면부터 수십킬로미터 상공까지 서에서 동으로 순환하는 대기의 기류)가 팽팽한 상태였는데, 북극 온난화와 해빙감소 이후 폴라 보텍스가 약화되며 한기가 자주 남하한다.

중위도의 이상 기상은 겨울철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2021년 여름 캐나다 서부의 기온은 49.6도까지 올랐으며, 시베리아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파와 산불이 발생했다. 독일과 중국 정저우의 폭우, 일본 시즈오카현의 산사태, 미국 서부 데스밸리에서는 56.7도까지 기온이 치솟았고 산불까지 발생했다.

최근 연구에서는 여름에도 북극온난화 이후 아열대 제트기류의 사행에 의해 중위도 이상 기상이 나타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북극 온난화와 여름철 중위도 이상기상의 연관성에 대해선 좀 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 6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금처럼 화석연료를 사용할 경우 100년 후 지구 평균기온이 4.4도 상승할 것이다. 문제는 당장 연료 사용양을 줄인다고 해도 같은 기간 1.4도 상승은 막기 어렵다. 이는 해양의 관성에 의한 기후변화의 비가역성 때문이다. 즉, 해양은 비열이 높기 때문에 대기나 지면보다 온도가 쉽게 오르지 않지만, 한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중위도 이상기후 현상도 당분간 심화될 것이다. 북극 해양이 따뜻해질수록 북극온난화가 더욱 증폭돼 폴라 보텍스의 약화현상이 있을 것이다.

대응 방안은 있을까? 북극온난화와 중위도 자연재해의 연관성을 좀 더 구체화하고 중위도 자연재해의 예측을 정확하게 해야한다. 장기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시도해야 하며, 극단적으로는 자연 친화적인 방법을 이용한 지구공학적 접근도 생각해 봐야 할 시기다. 확실한 점은 지금 지구는, 기후변화 역사상 유례 없는 새로운 상태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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