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해양로봇센터 - “독자적 수중로봇 개발 역량 갖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해양로봇센터 - “독자적 수중로봇 개발 역량 갖춰”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1.11.17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양로봇 관련 국내 최고 인프라 보유
해양로봇센터 연구원들
해양로봇센터 연구원들

[현대해양]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에 소재하고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해양로봇센터(이하 해양로봇센터)는 산업계의 생산기술 개발 및 실용화 지원을 위해 1989년 설립된 과기정통부 소속 정부출연연구소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남본부 산하 조직이다.

해양로봇센터는 해양 ICT 융합 로봇 기술 개발 실용화 R&D 수행 등을 위한 국가 연구시설로, 지능형 로봇개발 및 보급촉진법에 따라 2011년 설립, 2016년 부산광역시 기장군으로 이전했다. 상용근무자는 6명에 불과하지만 성과는 눈부시다. 올해 해양로봇 MR1·MR2를 개발완료했으며, 현재는 해양쓰레기 수거 로봇 개발에 한창이다.

전 세계 해양 로봇 시장의 60% 이상은 군수용으로 소비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공공분야에 적용 가능한 민수용 시장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점차 증가하고 있는 해양구조물(해양에너지, 해양플랜트 등)의 시공 및 유지 관리를 위한 목적으로 수중에서 활용 가능한 수중로봇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잠수사의 작업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은 작업의 위험도가 높고 작업 효율에 제약이 있기에 건설, 구조·인양, 유물 탐사와 같은 공공 분야에서 적용 가능한 로봇관련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파도, 조류, 수압 재현 가능한 수조동

해양로봇센터의 대표 시설은 조파 수조와 순환 수조, 그리고 외압시험기라 할 수 있다. 이는 모두 해양 ICT 융합 부품 개발을 위한 전산 설계/해석 등 공동 연구 수행을 위한 지원 시설인 해양로봇센터 수조동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크기 50m×20m, 깊이 10m의 조파 수조는 로봇의 주행 및 항법과 거동 시험을 위한 시설로 최대 파고를 0.5m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조파 수조에는 인공 파도를 만들어내는 조파기, 그리고 수조를 가로질러 노란색 예인전차가 설치됐다.

하경남 해양로봇센터 센터장은 “로봇이 실제 바다에서도 제대로 업무 수행을 할 수 있을지 관찰하기 위해 수심 8m 정도의 깊이에 로봇을 넣고 파도를 치게 하거나, 예인전차에 로봇을 매달아 움직임을 보는 등의 시험을 한다”고 설명했다.

순환 수조는 35m×3.5m, 깊이 10m 시설로 최대 7knots의 유속을 구현 가능한 회류형 수조로다. 순환 수조를 통해 로봇의 움직임과 조력/파력 발전 등의 기능시험을 하게 된다.

하 센터장은 “수면 위에서는 물론 수조의 벽면에 난 창을 통해서도 로봇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러한 설비를 갖춘 곳은 국내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수조 바깥에는 높이 22m의 외압시험기가 자리잡고 있다. 외압시험기는 최대 가입 50bar(수심 500m 수준)의 모사가 가능한 대형 챔버로 해양 수산 시스템의 방수/방압 등을 시험하기 위한 시설이다.

해양로봇센터
해양로봇센터

해양로봇 자체 개발 체계 갖춰

해양로봇센터는 해양분야 로봇연구 거점 기관이자 지역 로봇지원 거점 기관으로서 수중 작업 지능형 해양로봇을 개발하고, 성능 평가 표준 개발 및 기술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수조를 활용한 로봇 관련 기술 및 부품 성능 평가 △로봇 구동 요소, 방수/방업, 수중통신 및 해상 구조물 정밀 탐상/진단 △로봇산업진흥원 산하 지역 로봇기업 육성 및 기술 지원 △로봇 보급 확산 실증 업무 등을 수행한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2017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한 원격조종방식의 수중탐사용 로봇 ‘MR1’ 및 맵핑(mapping)을 통해 지형을 파악하고 설치, 건설, 유지 목적으로 활용가능한 양팔 작업용 로봇 ‘MR2’를 자체개발한 것이다. MR1·2는 모두 수조 실험을 통해 시연함으로써 센터가 자체적으로 해양로봇의 개발역량 체계를 갖추었음을 확인시켰다.

하 센터장은 “내년에는 MR2의 해역실험을 목표로, 연구결과를 상용화 수준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라며 “국방분야에서 활용가능한 해양무인체계와 관련된 인간과 협업이 가능한 완전자율유영 로봇과, 재해대응으로 활용가능한 무인수상로봇 개발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해양로봇센터의 시설들은 국내 최고 수준의 해양로봇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그렇기에 국가 연구시설 공동활용정책에 의해 연평균 20회 이상의 외부 기업·기관과 수중로봇·해양 기자재 관련 공동 시험을 수행한다. 아울러 지자체와의 협력사업 추진으로 지역 현안 해결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 센터장은 “광안대교 해상교각의 부식방지설비의 확인 작업 수행과 주암댐 콘크리트 균열 확인 작업을 수행했으며, 2019년 3월 러시아 화물선이 광안대교에 충돌했을 당시 광안대교의 수면 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산·학·연·관 협력에도 힘쓰고 있다. 해양로봇센터는 부산 지역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로봇산업협회 및 지자체, 대학과 협력해 전국 최초로 부산 센텀 지구에 ‘로봇산업 협동화 단지’ 건설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양쓰레기, 무인로봇으로 수거한다

현재 해양로봇센터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는 쓰레기 수거 로봇의 개발이다.

해양로봇센터는 지난해 지역 현안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 활용 주민공감 지역문제 해결사업에 ‘해양쓰레기 수거를 위한 고효율 원격 자율 무인 쓰레기 수거 로봇 실증’ 사업을 제안,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현재 내년 4월을 목표로 수요제안처인 충남도의 항포구에서 사용하게 될 쓰레기 수거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로봇이 상용화되면 국내 최초의 해양 쓰레기 수거 로봇이 된다. 특히, 이 로봇은 전문기술을 가진 특별 기관이나 기업 등이 아닌 일반 사용자를 위한 로봇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하 센터장은 “어촌계가 주 사용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1톤 트럭으로 운반이 가능하고, 쉬운 사용법을 갖출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며 “특히 이 로봇이 항만 부근에서 운행하는 것을 보는 누구나 해양 쓰레기 수거 로봇의 존재를 알 수 있게 되기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중탐사용 AUV ‘MR1’ , 양팔작업용 ROV ‘MR2’(왼쪽부터)
수중탐사용 AUV ‘MR1’ , 양팔작업용 ROV ‘MR2’(왼쪽부터)

지역과 함께하는 해양로봇센터

해양로봇센터가 위치한 부산시는 기계/조선사업을 주력산업으로 하고 있으며 해양로봇과 해양기자재 관련 기업의 집적도가 가장 높은 도시이기도 하다. 이에 2009년 지자체 최초로 로봇산업육성 마스터플랜을 수립했으며 2020년 6월에는 「부산광역시 로봇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해 기존 산업을 로봇산업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해양로봇센터는 이러한 부산 산업의 강점을 극대화하고자 해양산업 특화 기업 시제품 제작지원과 특화 기업 시험 평가 지원, 해양로봇기업 애로기술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하 센터장은 “해양 산업에 범용 적용 가능한 수중 통신모듈 지원으로 신규매출 2억 5,000만 원, 원가절감 500만 원의 성과를 거뒀으며, 스마트 양식장 적용성 평가를 위한 부상침하식 가두리 시스템의 성능 시험을 통해 밀봉형 실린더 제품의 불량률 감소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과학문화대중화를 위한 초등 교원연수를 수행해 매년 30여 명의 교원연수를 수행하고 있으며,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로봇 영재 교육캠프를 연 1회 운영해 누적 참여 인원은 220여 명에 이르고 있다. 

해양로봇페스티벌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
해양로봇페스티벌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