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어 양식, 시대의 흐름”
“국내 연어 양식, 시대의 흐름”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11.12 08: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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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연어 양식 한계 극복 가능할까

[현대해양] 최근 해양수산부가 국내 연어 양식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혀 내수 연어 유통시장이 변화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 세계 연어시장은 약 60조 원 규모(약 480만 톤)로 추산된다. 이중 80%인 380만 톤의 연어가 양식으로 생산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대중적으로 양식되는 품종은 대서양 연어다. 대서양 연어의 전 세계 연간 양식생산량은 약 260만 톤 규모이며, 80%가 노르웨이와 칠레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현재 연 3,000톤 수준의 연어 물량만을 생산해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연어 소비시장은 2009년과 비교했을 때 약 4배 가까이 성장했다. 2009년 1만 1,000톤 수준이었던 연어 수입량은 2013년 1만 8,000톤, 2017년 3만 톤, 2019년 3만 8,000톤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4만 3,000톤을 기록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외식문화의 발달과 식습관의 서구화가 지속적 연어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어 양륙 장면
연어 양륙 장면

수출규모·금액 모두 상승 중

연어 수요 증가는 양식연어의 주요 생산국인 노르웨이와 칠레의 연어 수출 규모 변화로도 알 수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노르웨이와 칠레의 연어 수출량은 98만 톤에서 2014년 150만 톤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수출금액의 증가폭도 더 크게 나타났다. 세계 최대 양식연어 생산국인 노르웨이의 2010년 연어 수출량은 78만 톤이었으나 2014년에서는 28% 가량 증가한 100만 여 톤 수준이었다.

강효녕 KMI 수산업관측센터 연구원은 “수출량은 30%정도 증가했으나, 수출금액은 그보다 큰 40%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연어의 수출가격 상승이 큰 역할을 했다”며 “주요 연어 생산국인 칠레 역시 수출가격 상승으로 최근 5년 동안 수출량은 187.1%, 수출금액은 216.0%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노르웨이 수산물 위원회(Norwegian Seafood Council, NSC)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노르웨이는 지난 9월까지 91만 2,000톤의 연어를 569억 크로네에 수출했다. 이는 한화로 약 7조 9,160억 원이다. 노르웨이 수산물 위원회의 수산식품 분석가 폴 아안달(Paul T. Aandahl)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12개월만에 연어의 수요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으며, 9월의 연어 가격 상승이 이를 설명해주고 있다”며 “올해의 좋은 생산 여건이 기록적 수출량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수입산 연어 가격 계속 오른다

1980년대 1만 톤에 불과하던 세계 연어 생산량은 양식기술의 발달 및 연어 수요 증가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2006년 이후 증가세를 유지하다 2012년부터는 생산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 2015년 발표한 ‘세계 양식연어의 수급 불균형과 시사점’ 수산 관측 리뷰에 따르면 FAO의 양식연어 생산 전망 추이를 감안했을 때 향후 세계 양식 연어 생산량은 최대 300만 톤 미만일 것으로 전망된다. 관측 리뷰는 세계적 연어 수요 증가에도 연어 생산 전망은 밝지 않다고 분석했다. 즉, 양식연어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것. 연어 물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연어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병기 강원도립대학교 스마트해양양식과 교수는 “국제 연어 시세가 점점 오르는 추세다.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오를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입산 연어, 국산 연어로 대체한다

이에 정부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조성으로 연어 양식 생산 축을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단계별 추진전략은 3단계로 나눠진다.

1단계는 생산기지 조성 및 실증생산 단계다. 민·관 협업으로 5,000톤의 대서양 연어를 생산해 국내 시장성을 테스트한다. 생산기지는 2022년 준공될 예정인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준공하고 배후단지에 생산, 가공, 유통 등의 연관 시설을 구축해 테스트베드에서 생산된 연어를 판매한다. 1단계에서는 1만 톤 규모의 연어 생산을 목표로 한다. 또 국내 처음 도입하는 대서양 연어 질병관리를 위해 오는 2024년까지 강원도 강릉에 연어 질병예방센터도 설립할 예정이다.

2단계는 기술국산화 및 고도화 단계다. 2024년까지 경북 포항과 강원 양양에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추가 조성을 완료하고 연어 생산을 본격화한다. 포항시는 연어 스마트 양식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포항형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2021~2024년)에 총 사업비 400억 원을 확보했으며, 강원도 역시 지난해 9월 양양군, 동원산업과 투자협약을 맺고 2,000억 원 규모의 스마트 연어양식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의 축적된 데이터를 강원과 경북 실증데이터와 비교 분석해 최적의 사육기술을 확보하고 오는 2029년까지 사육기술을 고도화한다. 핵심 스마트기술을 국산화하고 국산화된 기자재의 내구성과 성능표준을 마련하고 원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어분 비율은 낮추면서 성장효율이 좋은 연어 전용사료를 개발해 공급한다. 폐사율과 관리비용을 낮춰 노르웨이 생산 원가 수준으로 경쟁이 가능하도록 생산효율을 향상할 계획으로 2017년까지는 실증생산을 거쳐 국내 수입물량 4만 톤을 국내 생산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3단계로는 대서양 연어 사육기술 고도화를 바탕으로 중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수출시장 개척을 추진한다. 또한 프리미엄 연어시장 개척을 위해 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세계양식책임관리회의 지속가능한 수산물 공급 인증) 인증을 획득하고 킹연어 실증기술을 개발해 시장성을 테스트 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전략을 펴는 한편, 대기업의 양식산업 진출로 기존 중소 양식업체가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중소 양식업체는 중간육성을, 대기업은 본 육성을 담당하는 협업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동원산업, GS건설 등 민간 대기업에서는 양식산업에 대규모 투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역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어 양식 관계자는 “정부의 연어 양식 산업 육성 계획 에 따라 대-중소기업에서 자문을 구하기 위해 자주 접촉하고 있다”라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기자재 업체에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기업과 중소 기자재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스마트양식 시스템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명래 해양수산부 양식산업과 사무관은 “양식 기자재의 경우 당장은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몇몇 국내 기자재 업체들이 경북 포항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에 입주해 국산 기자재를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형 스마트 순환여과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며, 추후 이를 수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는 연어 양식산업 경쟁력 강화 계획이 원활히 추진될 경우, 총 1,645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뿐만 아니라, 1조 1,809억 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와 3,949억 원의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양식된 대서양 연어
국내에서 양식된 대서양 연어

“경쟁력 충분… 국내 연어 양식, 시대의 흐름”

김병기 강원도립대 교수는 국내 양식 연어 산업은 투자할 가치가 충분한 사업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선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연어는 가두리양식장에서 키운 것으로 생산 원가는 kg당 약 5,000원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육상 순환여과식으로 연어를 양식할 계획으로 이 경우 생산 원가는 kg당 9,000원 정도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유통비 부분에서는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연어를 가져올 때 투입되는 항공비는 kg 당 4천 원 정도다.

이외에도 수입된 연어가 국내로 이동할 경우 발생되는 유통비를 고려한다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것. 김 교수는 “국내(강원도)의 양식 환경이 노르웨이만큼 우수하지는 않으나 국제 연어 시세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연어를 소비처에서 생산하는 것이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 생산원가는 수입 연어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양식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쪽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려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고려했을 때에도 국내 연어 양식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국 산업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장원 세종대학교 세종연어연구소 교수와 류정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사 역시 유통시간의 단축으로 보다 신선한 연어를 섭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며 “신선도 측면에서도 국산 연어가 노르웨이 연어보다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강원도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감도
강원도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감도

국산 연어 양식 한계 극복할까

한편, 국산 연어 양식 추진에 겪었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그간 국내 연어 양식 추진에 한계가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장원 세종대학교 연어연구소 교수는 “우선 우리나라에는 연어 소비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꾸준한 양식산업화 시도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양식업의 영세화로 연어 산업화를 위해 필요한 규모 경제를 형성할 수 없었다”며 이어 “또한 2018년 양식산업법 개정으로 대기업 진출이 가능해졌으나 기존의 어업인의 반대와 반대기류로 대기업(대규모자본) 진출이 이루어지지 못해 규모의 산업화와 기술개발이 늦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양식 대상 품종은 왕연어, 은연어 등의 태평양연어(대서양연어에 비해 지방이 적고 담백한 맛이 높음)인데, 해외 소비시장에서도 나타나 있듯 단백한 맛을 선호하는 다른 소비층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본 소비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성장이 빠른 대서양연어의 양식산업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국내 4만 톤의 연어시장과 수출시장을 고려할 때, 기술 개발과 시도가 이뤄진다면 국내 연어 양식 산업은 안정적이며 유망하다고 본다”라며 연어 양식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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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영 2023-07-22 23:51:05
90년부터 99년까지 은연어, 왕연어, 캠루프 송어, 스틸헤드..등 함께 연구하고 양식하느라 고생했던 명정구 박사, 김병기 박사, 박용주 기술사 눈에 선하다.
치악산 송어양어장에서 시애틀에서 수입한 은연어 발안란을 추운 12월에 부화시켜 1년후 통영 가두리양식장으로 옮기며 고생하던 시절이 많이 그립다. 10년을 동거동락하다 이젠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리라.
언제 연어와 송어에 몸바친 역전의 용사들이 모일 날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