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글로벌 해운선사 전략 파악하라
HMM, 글로벌 해운선사 전략 파악하라
  •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
  • 승인 2021.10.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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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

[현대해양] 최근 해운 경기의 일시적 호황에 힘입어 국적선사인 HMM은 작년 매출액이 6조 4,13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6.3% 증가했다. 또 영업이익은 9,808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영업실적도 대폭 증가했다. 주요 글로벌 선사들도 화려한 영업실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의 실적은 수요증가와 운임 폭등 그리고 비용 절감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유독 HMM만 양호한 실적을 낸 것은 아니다. 심지어 파산 위기에 처했던 이스라엘 국적선사인 ZIM 라인이나 적자 심화로 컨테이너 부문의 통합을 한 일본 ONE의 경우 더 나은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선사의 뛰어난 영업실적 및 경영능력이나 원가 및 영업의 혁신 등 내부적인 요인에 의한 게 아니라, 팬데믹으로 인한 해상화물 수요의 증가와 유가 안정세, 컨테이너박스와 운항 선박의 부족과 일부 노선의 선복량 조정으로 인한 운임의 상승 지속에 의한 외부적인 요인이다.

이러한 시기에 파업까지도 불사하는 모습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노조의 주장대로 타 선사보다 연봉이 2,000만 원 적다는 것 또한 합리적인 주장이 못된다. 예를 들어 국내 대표 종합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과 한진, 세방, 동원, 현대글로비스, 삼성전자로지텍 등 물류 기업 연봉이 같아야 한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동종 업계라 할지라도 임금 수준은 해당 기업의 재무상태와 영업실적 및 지급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향후 코로나 펜데믹이 끝나고 일시적인 해운 시황의 변동성이 바뀌고 다시 초대형컨테이너선의 공급과잉 사태가 도래하면, HMM 사가 머스크사 등 글로벌 선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글로벌 1위 선사인 머스크는 게임 체인저로 다시 나서고 있다. 머스크는 해상운송과 컨테이너터미널과 항만 그리고 물류 서비스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업무처리 등 혁신적인 경영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최강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글로벌 2위 선사 MSC는 최근 초대형컨테이너선의 폭발적인 발주로 조만간 선복량만 본다면 머스크를 추월할 가능성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고, 3위 선사 중국 COSCO 역시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해상운송뿐만 아니라 터미널과 항만 등 관련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파멸적 경쟁이 현존하는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우리 국적선사가 살아남기 위해선 과거 파산한 해운기업들의 경영방식과 경험을 답습해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HMM은 글로벌 해운 경쟁 선사의 전략을 잘 파악해 적기에 컨테이너 선박과 공 컨테이너 박스 등에 효과적으로 투자하고 내부적으로는 효율적으로 인력운영과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노사가 합심해 천문학적인 부채를 조속히 상환해 회사의 신용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으로 과거 한국해운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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