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협력 플랫폼 참여가 만들 ‘상생의 바다’
국제 협력 플랫폼 참여가 만들 ‘상생의 바다’
  • 이윤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원장
  • 승인 2021.07.0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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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원장
이윤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원장

[현대해양] 인류의 생존과 경제적 번영은 바다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고기를 비롯한 해산물은 인류가 필요한 동물성 단백질의 17%를 담당하며 호흡에 필요한 산소도 50% 이상이 바다에서 만들어진다,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화석연료 기원의 이산화탄소도 바다가 그 25%를 흡수하여 기후변화를 완화시킨다. 바닷길은 전 세계 무역량의 80% 이상을 수송하며 세계 물류의 흐름을 이어준다. 이 모든 혜택을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약 3,000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이 바다가 병들어가고 있다. 2010년 한 해에만 약 8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들어갔다. 물고기는 남획되어 잡는 어업량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한계점에 이미 1990년에 다다랐다. 여기에 더해 계속되는 연안개발과 기후변화는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생물다양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유엔은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에 바다의 건강성을 되찾는 것이 필수적임을 인식하고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하는 지속가능발전 목표에 해양을 포함시켰다. ‘해양과 해양자원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목표로 두고 해양오염 방지, 해양생태계 건강성 보호와 복원, 해양보호구역 설정, 해양 산성화 최소화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 남획 방지와 수산자원의 회복 등을 세부 달성 목표로 제시한다. 유엔 회원국들은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1,600여 건에 달하는 자발적 기여 사업을 수행하며 행동 공동체를 구성하여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한국의 자발적 기여 사업은 다섯 건도 채 되지 않는다.

해양의 건강성을 회복시키는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다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필요하다. 유엔은 정부간해양학위원회를 전담 기구로 하여 올해부터 2030년까지 ‘유엔 해양과학 10년 사업’을 시행한다. 세계 각국은 해양 디지털 트윈 구축, 하구역 생태계 연구, 대양 중층생태계 탐사, 해양-대기 상호 작용 연구, 해양 빈산소화 연구, 심해 관측 등을 포함하여 약 250여 건의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간해양학위원회는 지역별로 또는 주제별로 실행공동체를 구성하여 국가 간 혹은 프로그램 간의 협력을 유도할 계획이다.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생하는 해양의 문제는 주변국 바다는 물론 대양과도 필연적으로 연계된다. 지난 6월 2일에는 100여 개국 140여 개의 한림원과 과학기술단체로 구성된 국제한림원연합회가 해양환경보호 성명서를 공표하고 각국 정부, 시민 단체, 과학자들에게 건강한 해양을 만들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하였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시행할 제3차 해양수산발전 기본계획에서 ‘세대와 세계를 아우르는 상생의 바다’를 3대 목표에 포함시키고 6대 추진전략 중 하나로 ‘국제협력을 선도하는 해양강국’을 내세우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해양의 건강성 회복을 위한 협력 플랫폼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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