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수협의 선택은?
코로나 이후 수협의 선택은?
  • 박신철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 승인 2021.06.2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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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철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박신철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현대해양] 세계 최대의 택시회사 우버는 자동차 한 대 없고, 세계 최대의 미디어 회사 페이스북은 미디어 등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며, 최대의 기업가치를 지닌 유통기업인 알리바바에는 재고가 없다. 나아가 세계 최대의 숙박업체인 에어 BnB’는 호텔 하나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국내적으로는 자동차 회사인 현대가 공중을 나는 모빌리티 종합회사로, 철강회사인 포스코가 수소산업에 필요한 원료를, 쿠팡은 물류업체에서 전자, 물류 등 종합기업을 지향하는 것이 요즘 우리 주변에서 생기는 일이다.

한마디로 전통적인 생산-가공-유통의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업종간의 경계를 초월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의 상황을 5Force와 유사한 시장, 경쟁자, 소비자 및 조직의 관점에서 우리를 돌아보자.

첫째, 시장이다. 생산시장인 바다는 자원 남획과 오염으로 물고기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생산능력인 어선은 과다한 상황이고, 수산물 소비시장은 일반 소비자들의 건강식품 선호의 경향에도 소비는 정체 또는 줄고 있다.

둘째, 경쟁자 영역은 수많은 중소식품업체와 소수의 식품 대기업이 있다. CJ 등 대기업들은 자체 유통채널을 갖기도 하지만, 온라인(On-line)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나아가 쿠팡, CJ 등 물류기반의 기업들은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여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아직도 생산, 가공, 유통의 전통적인 가치사슬 방식에 머물러 있다.

과거 수십 년 전부터 해왔던 스타상품 하나 개발해 판매하려는 방식으로 경쟁자들을 상대하려고 하니, 이것은 정말 시대에 뒤진 방식인 것이다.

셋째, 소비자 중심의 수요 측면이다. 최근 코로나 이후 가정간편식(HMR)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우리도 여기에 맞춰 간편식 개발 및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레드오션인 식품시장에 설령 우수한 상품을 개발한다고 해서 시장을 좌우할 수도 없고, 이러한 방식으로는 어업인이나 조합에서 생산한 제품을 대량 소비시키기에도 역부족이다. 다만 대량 급식시장에는 어느 정도 인프라와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으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대형 급식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나 전략적 집중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넷째, 경영전략, 조직문화 등 조직에 대한 부분이다.

코로나의 와중에도 경영상 수치는 양호한 편이다. 그럼에도 직원들에게는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방향타(비전)가 공유되지 못하고, 오직 비용 절감을 통한 조직 위축만이 있다고들 한다.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수협 조직은 정부의 정책 파트너로서의 공적 영역과 순수 민간 영역이 공존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조직의 특성도 있지만 이 시대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창의나 새로운 도전정신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래서는 현장 어업인과 조합원들의 대표 단체로서의 기대에 부응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은 인터넷 기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플랫폼 기업이 대세다. 우리는 어업인과 소비자를 연결해 양측 모두에 편익을 주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 생산자의 물고기를 소비자에 분산시키는 공판 기능은 우리의 핵심 기능이자 존재의 이유다. 이제 우리 수협도 시대 변화에 더 이상 눈 감을 수 없는 때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공판기능을 중심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변신을 준비하고 추진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잘하는 분야인 대형 급식시장에서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하여 어업인과 조합의 수산물을 대량 유통시키고 아울러 수익 창출도 도모해야 한다.

조직 경쟁력의 원천은 결국 내부 구성원간의 소통에서 나온다. 작금의 우리 조직이 공()조직보다 더 경직되고 위험을 무릅쓰지(Risk-taking) 않는 문화는 결국 소통의 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 투명하지 않은 의사결정은 조직의 정보 기능을 단절하고 조직원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떨어뜨리는 일임을 되새겨야 할 일이다.

마지막으로 조직을 승리로 이끄는 비결은 무모한 도전(Loon-Shot)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조직문화이다. 예를 들어 2차 대전에서 연합군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던 독일군의 ‘U-Boat’를 어떻게 극복했는가?

1920년 초 레이더를 최초 개발한 미국인 영과 테일러의 제안을 미군은 미친 짓이라고 무시했고 한동안 잊혔다. 그러나 1941년 세계 2차 대전에서 독일군의 U-Boat에 의해 연합군 전함이 무참히 침몰하던 그때, 20년 전 미친 아이디어라고 했던 레이더가 공포의 U-Boat를 거꾸로 격침시킴으로써 2차 대전 승리의 열쇠가 된 것이다.

겉으로는 레이더라는 새로운 발명에 의한 것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당시 무시한 이 무모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연구시킨 도전과 식견이 전쟁승리의 원동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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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2021-06-23 14:04:29
기사의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목을 수정하든지 기사 내용을 수정하든지가 필요할 것 같음)
코로나 19와 수산업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수산 전문가가 있다면 코로나 19 이후의 수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제시해 주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