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서부수협- 선도적 유통 변화 주도하는 조합
서천서부수협- 선도적 유통 변화 주도하는 조합
  • 글·정상원 기자, 사진·박종면 기자 
  • 승인 2021.05.1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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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과 그리는 밝은 미래
최병진 서천서부수협 조합장
최병진 서천서부수협 조합장

[현대해양] 충남 서천군 서면에 넓게 펼쳐진 푸르른 서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서천서부수협. 규모는 작지만 탄탄한 조직구조를 자랑하는 서천서부수협은 매년 조합원들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어 회원조합 사이에서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어촌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데, 서천군 서면 지역은 다르다. 이곳에서는 조합원 가입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큰 폭의 변화는 아니지만 분기별로 10여 명씩은 가입하는 추세다.”

최병진 조합장이 서천서부수협의 자랑으로 꼽은 것 중 하나인 조합원 수 증가는 매년 어촌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고무적 성과라고 평가받고 있다.

 

‘서천서부수협’을 찾는 이유

매일 오전 8시, 서천서부수협 홍원위판장에서 활어 경매가 시작된다. 그런데 위판이 진행되는 장소도, 진행 방식도 다른 회원조합과는 다르다. 서천서부수협은 양륙해 배열된 생선을 앞에 두고 손가락으로 매입 가격을 표시하는 ‘수지상향식 경매’ 대신 ‘전자식 경매’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서천서부수협은 2019년 건어물(멸치)을 시작으로 전자경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해 활어와 물김 전자경매를 도입한 이후로 지금은 선어만 수지상향식 경매로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획기적으로 경매 방식을 바꾼 이유는 경매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고. 최병진 조합장은 “전자경매 도입 초반에는 일부 중도매인들의 반대가 있었다. 전자 경매가 현실과 괴리가 있고, 경매 가격을 한 번 정하면 번복할 수도 없다는 것 등이 그 이유였다”며 “그러나 시스템 도입 이후 경매가 투명하고 공정해지자 처음에는 이를 반대했던 중도매인뿐만 아니라 어업인들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조합장은 “거래가 공정하다는 점도 있지만 베테랑이 아닌 초보 경매사들도 바로 실무 현장에 뛰어들 수 있는 것 또한 전자 경매의 이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서천서부수협의 전자식 경매 현장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 분포해 있는 수협들이 견학을 오기도 한다고. 경매 거래 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지금, 최 조합장은 “위판 사업이 발전하고 있다. 서천서부수협은 선도적으로 투명한 경매 거래를 택했다”고 말했다.

서천서부수협은 2019년부터 전자식 경매를 도입했다. 활어 전자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서천서부수협은 2019년부터 전자식 경매를 도입했다. 활어 전자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변화가 움트는 홍원항

서천서부수협을 대표하는 홍원위판장에서는 연간 600억 원 이상의 물량이 거래된다. 다양한 수산물이 모이는 홍원항에는 항상 어업인들의 활기가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최근 어업인들은 입을 모아 한가지 애로사항을 말하고 있다. 바로 어업활동을 하기에 항구가 너무 좁고 복잡하다는 것이다.

199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홍원항은 이듬해인 1992년 기본시설 계획 수립과 함께 어항개발이 시작됐다. 큰 규모의 어항은 아니지만 규모에 비해 이용하는 어선이 많은데, 이는 서해의 주요 어장인 외연도, 연도 어장과의 거리가 가깝고 서해안의 어항 중에서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적은 편이어서 간조 시에도 어선들의 입출항이 자유로운 까닭이다. 많은 어선들이 모이기 때문에 홍원항에는 늘 여러 대의 크레인들이 물고기를 양륙하기 위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멸치 철이 되면 11톤 규모의 크레인까지 항구로 모이곤 한다. 규모에 비해 항을 이용하는 어선이 많은 탓에 불편함을 겪는 어업인들의 고충을 반영해 서천서부수협은 어업인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어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항구를 하나 더 유치할 계획이다.

 

현대식 위생 위판장 건립 목표

이뿐만이 아니다. 오래돼 낡은 홍원위판장을 위생 위판장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역시 서천서부수협의 목표다. 지역 수협마다 원하는 사업이기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최 조합장은 바닥 경매 시스템을 중단하고 위생 위판장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그는 “아직까지도 (선어) 바닥 경매를 하고 있는데, 사실 부끄럽다. 소비자들에게 위생적인 수산물을 제공하려면 설치류 등이 들어올 수 없는 폐쇄형 위생 위판장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많은 광어 물량을 취급하는 마량위판장에는 해수 정수 사업이 한창이다. 그간 수족관으로 유입되는 해수가 탁해 어업인들이 생산하는 고기를 신선하게 유지시켜 판매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물이 흐려 해수어의 선도를 유지하는데 고충을 겪었던 어업인들은 마량위판장 해수 정수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 조합장은 “사업은 지난달 말 착공에 들어갔다. 해수를 정수하고 냉각해 오존 살균 과정을 거쳐 말고 깨끗한 해수를 수족관에 제공하는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선어 위판 현장을 둘러보는 최병진 조합장(좌) 상호 금융 점포를 찾은 조합원과 소통하는 최병진 조합장(우)
선어 위판 현장을 둘러보는 최병진 조합장(좌) 상호 금융 점포를 찾은 조합원과 소통하는 최병진 조합장(우)

 

레저용 바다낚시에 ‘쿼터제’ 도입해야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증가한 해양 레저 인구는 지역 어업인들에게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뜩이나 좁은 항구에 레저용 보트와 낚싯배들이 몰리면서 더욱 불편한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낚시인이 던지는 낚싯바늘에 어망이 훼손되는 일이 잦고 심하면 어업인들이 조업 중 손을 다치는 경우로 더러 발생한다고. 또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잡아 올리는 어린 주꾸미들 때문에 어업인과 레저인구와의 갈등 문제는 눈덩이처럼 걷잡을수 없이 커져만 가고 있다.

자주 위판장에 나가 현장을 살피고 어업인들과 소통한다는 최 조합장은 “레저 인구들이 항구로 모이면서 특히 바다낚시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어종별 쿼터제를 도입하고 낚시 금지 체장을 정해 어린 자원들은 잡을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원들과 밝은 미래 그리고파”

“우리 서천서부수협의 미래는 앞으로가 더 밝을 것이다” 최 조합장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한마디다. 그는 “우리 지역은 어족자원이 풍부하다. 조합원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고 이들의 사고방식도 선도적이며 협조적이기 때문에 서천서부수협의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라고 힘 주어 말했다. 이어 최 조합장은 “좁고 복잡한 홍원항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추가 항구 유치와 위생 위판장 건립 등이 쉽지는 않겠지만 임기 내에 이루고 싶은 큰 과제다”라며 “해수 정수 사업이 마무리되고 숙원 사업들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이 결국 어업인들을 위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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