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살아남는 ‘준비된’ 양식장
위기 속 살아남는 ‘준비된’ 양식장
  • 전진우 한국농수산대학 어류양식학과장
  • 승인 2021.03.0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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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2020년 최고의 화두는 역시 코로나19였다. 2019년 말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1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우리의 생활 방식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대부분의 산업이 침체되었으나, 오히려 호황을 맞이한 기업도 적지 않다. 수산양식산업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양식 어가들이 어려움을 호소한 반면에, 평년보다 오히려 많은 소득을 올린 양식 어가들도 있다. 이 양식 어가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운이 좋아서라고 하기에는 공통된 특징들이 있다.

첫 번째는 지속적인 시설 투자이다. 이는 단순한 확장의 개념을 넘어선다. 이 양식장들은 스마트양식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자동화 설비 덕분에 최근의 심각한 인력난에도 양식을 이끌어가는 양식장들이다. 양식장 시설 투자의 경우, 투자 금액 대비 단기간의 수익이 높지 않으므로 장기간의 안목을 견지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를 위하여 어업인은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양식을 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며, 장기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두 번째는 기술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성공적인 양식장은 뛰어난 양식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새로운 양식 기술을 배우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배우는 과정 중에는 평가하지 않으며, 완전히 습득한 후에 본인의 기술과 비교하여 더욱 좋은 방법을 착안해낸다. 한 번은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양식장에서 다른 어업인들에게 본인의 양식 기술을 숨김없이 교육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런 노하우까지 다 가르쳐주면 어떻게 하냐는 필자의 말에, 양식장 대표는 대답했다. “상관없어요. 저기서 저 기술 따라 할 때쯤엔 우리는 더 최신 기술로 양식할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철저한 질병 컨트롤이다. 고밀도 집단 양식에서 크고 작은 질병에 의한 피해는 불가항력적이다. 하지만 성공적인 양식장들은 각자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수칙들을 만들고 이를 철저하게 따른다. 이와 같은 예방 수칙은 질병을 예방하는데 완벽하지는 않으나, 출하 성적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를 만든다.

수산질병에 있어서 예방 수칙의 기본은 코로나19 예방 수칙과 일맥상통한다. 현재, 우리는 마스크를 착용하며, 손소독제를 사용하거나 손을 자주 씻는다. 이를 수산양식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다. 즉, 외부로부터의 병원균의 유입을 차단하고, 세척과 소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예방 수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젊은 수산양식인들에게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특징들을 숙지하도록 조언하고 싶다. 젊은 수산양식인들에게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는 여러 번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준비된 수산양식인들에게는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기회 역시 여러 번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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