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Chance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One Chance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 김성욱 본지 발행인
  • 승인 2008.10.3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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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이하의 사람 -「폴 포츠」가 던져준 교훈

 지난 여름, 영국 국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었던 아주 감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 ‘사건’의 주인공은 못 생긴 얼굴에 앞이빨까지 빠진 촌뜨기 노총각이었다. 이름은 「폴 포츠」(Paul Potts). 나이는 36세. 그 나이 먹도록 연애 한번 변변히 못한 채 노총각으로 살아온 휴대폰 세일즈맨이 엮어낸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가 영국 국민들을 환희와 희망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폴 포츠」의 감동스토리는 인터넷을 타고 미국 네티즌들을 열광시켰고 , 마침내 전세계 네티즌과 음악팬들을 사로잡기에 이르렀다.

 2007년 6월 영국 ITV1의 노래 경연대회(Britain's Got Talent)에 초라하기 이를 데없는 한 노총각이 등장한다. 넥타이도 매지않은 허름한 차림에 주눅든 표정, 어색한 몸짓으로 걸어나온 「폴 포츠」에게 아나운서와 심사위원의 질문이 이어진다. 무엇을 준비해 왔느냐는 질문에「폴」은 오페라를 부르겠다고 말한다. 심사위원들의 얼굴에는 일순간 냉소적인 표정이 스쳐지나간다. “나는 노래 부르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감이 문제였다. 나 자신에 대해 완전하게 믿음을 갖는다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 좌절과 냉대속에서 살아온 「폴 포츠」의 솔직한 고백이 좌중을 긴장시킨다.

 곡목은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공주는 잠 못이루고). 푸치니의 오페라 「두란 도트」(Duran dot)에 나오는 아리아다.

 가공되지 않은 티없이 해맑은 목소리에 청중은 열광한다. 환호성과 함께 기립박수가 터져 나온다. 심사위원들도 놀란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조금만 다듬으면 다이몬드가 될 수 있는 석탄조각 하나를 지금 막 발견했다.”심사위원의 심사평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한 때 성악을 전공했던 「폴 포츠」는 28세때 이태리의 오페라학교에 진학했지만 종양수술과 오토바이사고로 쇄골이 부러지면서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못할 지경에 이르고 만다.그러나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않았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할 때도, 못생긴 외모 때문에 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할 때도 그는 그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켰다. 오페라 가수가 되겠다는 꿈이 그를 지탱해준 원동력이 된 것이다.

 백번 쓰러져도 결코 좌절하지않는 집념. 비록 하잘 것 없는 재능일지라도 하늘이 준 선물로 여기며 스스로에게 충실해 왔던 소박한 열정. 보통 이하의 사람일지라도 이렇게 훌륭한 일을 기적처럼 이루어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영국인들을 소름끼칠 정도로 감동시켰고 지구촌 보통사람들의 가슴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불꽃을 댕긴 것이다.

 

 감동을 주지 못하는 광고는 공해(公害)다

 KBS 1TV에 모처럼 해양수산부의 광고가 떴다. 처음에는 그저 반가운 마음에 광고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답답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장관의 얼굴이 나타난다.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부정어업을 근절해야 한다는 호소가 이어진다. 물론 지당(至當)하고도 지당한 얘기다. 그러나 아무리 옳고 절실한 말 일지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게 전달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상황을 고려하지않고서 하는 얘기는 자칫 오해와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법이다.

 수산업 내부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국민들을 상대로 부정어업 근절문제를, 그것도 TV매체를 통해 호소하거나 공론화(公論化)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정어업이 얼마나 많이, 어떠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알지도 못하는 일반국민들을 상대로 마치 우리나라 수산업계 전체가 부정어업으로 오염되고 있는 듯한 얘기를 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부정어업, 특히 「고데구리」(소형기선저인망)로 인하여 수산자원이 훼손된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해양수산부에서도 부정어업근절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많은 예산과 노력을 쏟아부었고 그 결과「고데구리」를 상당부분 없애는 아주 훌륭한 업적을 달성했다. 수산계는 「고데구리」근절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해온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부정어업문제는 수산계 내부에서 해결해 나가면 되는 문제다.

 공익광고의 경우 시청자들의 감동과 공감대를 창출해내지 못하는 광고는 공해(公害)다. 정부정책이 시청자들에게 왜곡되게 전달되거나 ‘왜 저런 광고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냉소적인 반응까지 생겨난다면 그야말로 낭패가 아닐수 없다. 해수부의 홍보관계자들이 전두환 정권시절‘땡 전 뉴스’처럼 윗분의 얼굴을 TV에 싣기만 하면 홍보효과는 그만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을 아직까지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면 참으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양수산부가 변해야 수산업이 살아날 수 있음을 직시해주기 바란다. 요즘 TV나 언론매체에 등장하는 상업광고의 흐름을 배워야 한다. 기업이미지를 높이지 못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기업에게 미래는 없다.

 

 꿈꾸는 자에게 기회는 온다

「폴 포츠」의 감동적인 인간드라마는 유튜브(미국 동영상 전문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불과 9일만에 1천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사상 최고의 기록까지 세웠다.‘나도 할 수 있다’는 보통사람의 인간승리 스토리가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기 인생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오게 마련이다. 다만 자신의 가슴속에 품어왔던 꿈을 어떻게 키워나가느냐,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온 한번의 기회를 어떻게 살려내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음을 「폴 포츠」는 일깨워 주었다. 우리 수산인에게도, 우리 국민들에게도 「폴 포츠」와 같은 감동의 메시지가 절실하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바다가 있다. 그래서 꿈이 있고 희망이 있는 것이다.

 해방 62년. 한국원양어업 50년. 현대해양 창간 38년. One Chance! One Dream! 꿈을 꾸는 자에게 기회는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지난 38년 동안 한결같이 본지를 사랑하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200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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