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 울릉도·독도 연구 네트워크 구축 나선다
KIOST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 울릉도·독도 연구 네트워크 구축 나선다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0.12.1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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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전초선에 선 연구 컨트롤 타워
KIOST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전경
KIOST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전경

[현대해양] 독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조선시대 안용복이 대표적이며, 광복 이후에는 홍순칠 대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독도의용수비대가 1956년까지 우리 영토를 지켰다. 오늘날에는 독도경비대가 24시간 일본 순시선 등 외부세력의 침범에 대비해 국토를 지키고 있다. 연구력(硏究力)으로 영토를 수호하는 이들도 있는데,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기지대장 김윤배)가 바로 그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지난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 조례 제정에 대응, 독도지키기 대책사업의 일환으로 2013년 울릉도에 설립됐다. 설립 주체는 경북도와 울릉군이며 2014년부터 KIOST가 위탁을 맡아 7년 째 ‘독도연구 전진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동쪽 끝에 동해 연구 현장 지원기지를 구축해 울릉도와 독도의 해양 생태계 보호와 해양 수산자원 관리에 이바지하고 있는 숨겨진 동해 수호 기관,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에 대해 알아보자.

 

동해안 연구 전초기지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울릉도와 독도를 수시로 오가며 해양환경변화 및 해양생태계 보전, 유용수산자원 육성 등에 대해 연구하는 기관이다. △특이 해저 지형에 따른 환경 특이성 연구 △해양 생물의 정밀 서식처 영상지도 작성 △연안 개발에 따른 해양생태계 보호방안 연구 △울릉도 외해 수중 가두리양식에 대한 생물 성장 실험 등의 활동이 기지의 주요 연구 과제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가 연구하는 동해는 전 세계 대양(大洋)의 축소판이라고 불린다. 크기는 작지만 지구 전체 바다를 아울러 발생하는 주요 해양현상들이 동해에서 일어나고 있어 해양 연구의 최적지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전세계가 인정하는 해양 연구의 장인 동해에서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배를 타고 조사를 나가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독도에 접안하는 과정에는 늘 고충이 따른다. 수시로 여객선이 오가기 때문에 선착장 입항이 어려우며 섬 안쪽에 접안할 경우에는 월파(越波) 위험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무사히 접안을 하더라도 조사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발생한다. 예보된 날씨와는 다르게 기상이 급변하는 날이 빈번한 탓이다.

그러나 그간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가 겪어온 애로사항들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 말 35톤 급 쌍동 제트선인 ‘다목적 울릉도·독도 전용 소형 조사선’이 건조 중이기 때문이다. 조사선은 오는 2021년 10월 건조가 완료돼 출항길에 나서게 된다.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대장은 “심해 조사선은 있으나, 연안 조사 전용 선박이 없어 지금까지는 조사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15년 전부터 요청해 왔던 조사선의 건조로 오랜 숙원이 해결될 예정이다”라며 “이에 따라 기지는 보다 더 현장성 있는 연구, 흥미로운 조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목적 울릉도·독도 전용 소형 조사선은 숙식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연구원들에게 보다 나은 연구 환경을 제공할 전망이다.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대장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대장

인력 양성에 초점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동해안 연구 전초기지로서 학생과 다양한 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해양영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울릉도에 설립돼 해양 과학 교육을 진행하기에 최적화돼있기 때문이다. 기지가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1년에 3,000여 명의 교육생들이 방문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가 조사 연구에 그치지 않고 교육과 홍보에까지 힘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인력 양성’에 있다고 김 기지대장은 말한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연구 인력난을 겪고 있다. 연구기지의 전체 직원은 17명에 그친다. 그중 연구를 수행하는 인력은 9명이며 박사급 연구자는 김 기지대장을 포함한 3명이 전부다. 김 기지대장은 “연구를 위해서는 좋은 장비도 중요하지만 좋은 인력이 더욱 필요하다”며 “현재 기지는 무엇보다도 인력을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기지에 근무하고 있는 연구자들의 역량을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좋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현명한 인재를 유치하는 데에도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독도 문제 개선에도 앞장

한편 현재 울릉도에서 독도로 가기 위해 소요되는 왕복 시간은 여객선 기준 3시간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됨에도 많은 국민들은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찾고 있다. 2005년 입도 신고제가 도입된 이후부터 2019년까지 독도에 방문한 사람은 200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독도에 입도하기란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기상이 좋지 않으면 선회로 관광해야 하고, 입도에 성공하더라도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시간은 30분 내외로 제한된다. 어렵게 입도해도 독도를 둘러볼 수 있는 길이나 독도가 가지는 다양한 가치를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대부분의 입도객들은 가이드북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없는 이들은 사진만 촬영하고 돌아오기도 한다.

울릉도·독도연구기지는 독도 현안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부처에 의견을 전달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기지는 해양수산부에 독도의 가치를 알리는 ‘독도 해설사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주창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입도객이나 독도 관리자들이 불편함을 겪는 사항을 고려해 독도 접안장 개선, 물양장 조명 설치 등 다양한 문제를 건의하고 있다.

울릉도·독도의 생물다양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 기지대장
울릉도·독도의 생물다양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 기지대장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연구 기관 목표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국민들이 원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경제성 있는 연구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기지가 되겠다는 것. 김 기지대장은 이를 위해서는 울릉도·독도 연구의 네트워크 형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김 기지대장은 “독도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많이 이뤄졌다. 그러나 각 연구 기관들 간의 교류가 없어 연구 통합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고 아쉬움을 표하며 “장비나 인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연구의 네트워크가 하루빨리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독도연안 수중 조사
독도연안 수중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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