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부른 김 수출 현장 애로
코로나19가 부른 김 수출 현장 애로
  • 양태용 김수출협회 이사·영신식품 대표
  • 승인 2020.03.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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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용 영신식품 대표
양태용 영신식품 대표

[현대해양] 봄이 오는 길목에서 기쁜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김 수출현장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는 일상으로 바뀌어 버렸다. 오늘도 이곳저곳의 바이어들에게 연락을 해보지만 하나같이 돌아오는 소식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소식들뿐이다.

 

외국인 근로자 결근사태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가 한창 증가할 무렵에는 당신 공장에는 문제가 없나?”, “근로자들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냐?”는 등의 메일이 접수되어서 우리 공장은 안전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근로자들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하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는 관리지침이 있으면 보내달라고 해서 정부에서 공시한 매뉴얼을 근거로 하여 만들어 보낸 적도 있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무렵 문진기록표를 공장 출입구에 비치해 두고 근로자들의 상태를 스스로 기록하게 했는데 그것도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혐오감을 주었던 모양이다. 몇 명 안 되는 외국인 근로자와 어린이가 있는 젊은이들은 아예 출근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생산 공정에 불균형이 일어나 선적기일을 맞추지 못해 바이어에게 애걸복걸하기도 했다.

 

수출현장 고충 커

14세기에 유럽 전역에 페스트가 번져서 유럽인 1/3이 죽음으로 내몰렸던 때와는 시공간의 격차가 큰 이번 세기는 달나라도 오가는 세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코로나19의 위세는 대단하다 할 것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발버둥을 치며 수출현장에 있는 우리가 겪어야 하는 고충은 너무나 크다.

올해 초에 H국가로 수출했던 40피트 28개 컨테이너 물량은 바이어가 판매해본 데이터를 근거해서 수입해 갔는데 아직도 11개 컨테이너 물량이 재고로 남아 있다고 하니 유통기한이 우려되고 품질변화도 걱정이 된다. 수출했던 물품들이 수입지 현지 시장에서 최종 사용자(End User)에게 전달되지 않고 마켓의 창고에 쌓이게 되면 결국 마켓 클레임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생각에 끔찍하기만 하다.

 

수입국 영업은 물론 물류 이동도 어렵다

우리 제품을 수입해 가고 있는 유럽의 G국과 S국에서는 코로나 19로 인하여 국가 간 이동이 통제되고 자국 내에서도 이동제한을 받으니 영업은커녕 물류 이동도 어렵다고 하면서 정기적인 납품 요청도 하나둘씩 미뤄지고 있다.

가장 큰 위험요소는 오프라인(Off Line) 위주로 수입해 갔던 바이어들이 대·소형 마켓들이 셔터다운(Shut Down)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소비자들도 이동에 제한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겪는 고충과 아픔을 고스란히 수출하는 우리들이 안아야 할 책무로 돌아올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게다가 수입지 현지에서 선박 입항 거부사례가 예상되니 선박회사들마저 몸을 움츠리고 현지 사정을 파악하느라고 예약확인(Booking Confirmation)을 늦추고 있다. 항공화물은 기적물품이 여행객들과 같이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실정이고 포워드들은 아예 부킹을 받지 않는다.

 

코로나19사태로 경쟁국 동향 파악 어려워

우리나라는 김 생산, 수출의 세계 1위 국가이다. 지난해 수출액이 약 58,000만 달러로 참치 수출실적을 능가하여 수산물 중 1위를 차지하는 품목이 되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그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관련된 가격상승, 품질저하 등이 겹치는 불안요소이다.

우리나라의 김이 수출되는 국가는 100개국 이상인데 매년 우리가 경계해야 할 국가인 일본, 중국의 생산 및 가격 동향을 파악하고 분석해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중국의 동향파악이 전무하다시피 했으니 올해의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이 불안하기만 하다. 왜냐하면 중국이 올해 김 입찰회를 1~2회는 개최하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하여 3회 이후부터는 개최하지 않아 중국산 김 생산 및 가격 동향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밥용 김 수출 이중삼중고

우리나라의 올해 김 수출 동향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월 실적은 수출금액 기준 마른김 28.9%, 조미김 20.4% 감소하였다. 2월까지의 누계는 마른김 17.3%, 조미김 6.3% 감소하여 마른김, 조미김을 합치면 전체 누계는 8.9%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감소세를 감안하였을 때 중국의 생산량이 증가해서 우리 김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가 형성된다면 중국에서 주로 만드는 속 당 중량 300g 내외의 김밥용 김 수출시장은 우리들에게 이중삼중으로 고통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지난 11일자로 국토교통부에서 고시한 컨테이너 품목 안전운임제 시행으로 내륙 운송비를 20~40% 인상된 금액을 지불하여야 하므로 20피트 컨테이너로 납품요구를 받아서 실어내는 상품들은 적자 수출이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세계적인 유통질서는 물론 경제 활동의 기반마저 송두리째 빼앗아버렸으니 생산과 수출이 세계 1위인 우리의 김 산업이 세계적인 경기침체 도미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김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 상황 잘 극복할 수 있기를

지난 해 말 세계적으로 김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의 K사가 진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진출한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김 산업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큰 고민을 하며 업계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그 결과 일부는 K사 유치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중론은 그동안 발로 뛰어 확보한 한국 김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시장을 석권한 노력들이 폭풍 앞의 촛불처럼 사라질까 걱정한다는 것이었다. 마치 일본 혼다 자동차가 미국에 진출할 때 미국의 제너널모터스가 먼 산 보듯이 수수방관하다가 끝내 일본 혼다에 무릎을 꿇고 도산했던 역사적인 사실이 전광석화처럼 머리를 스쳐 간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기를 바란다.

김 수출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웠던 김 산업인들은 앞에 놓여진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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