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LNG선 건조 넘어 운항 선점에도 초점
韓 LNG선 건조 넘어 운항 선점에도 초점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9.10.1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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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해진 LNG선 시장...日 나용선 카드

[현대해양] 난공불락 요새를 방불케하듯 우리나라의 LNG선 건조 수주 독점 현상이 공고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세를 몰아 정부와 업계가 건조뿐만 아니라 운항, 유지·보수, 사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서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와 동시에 한국에 밀려 LNG선 건조 수주를 접었던 일본이 새로운 방식으로 수주전에 뛰어들 태세여서 주목된다.  

 

韓 건조부터 운항까지 통합서비스 할 것

전세계 곳곳에서 LNG 공급이 늘 것으로 예상되자 LNG선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카타르, 모잠비크, 파푸아뉴기니, 러시아 야말-2 등 LNG 프로젝트들이 가시화되면서 선박 수요가 100척 이상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카타르의 미얀마 가스전 노스필드 확장과 카타르와 미국 엑손모빌이 추진 예정인 미국 골든패스 프로젝트로 도합 60여척의 LNG선 발주가 연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자 세계 조선사들이 앞다퉈 입찰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카타르는 우리의 1위 LNG공급국(2018년 기준, 총 수입량 32%, 1억4.200만 톤), 5위의 원유 공급국이며, 우리 기업의 제8대 프로젝트 수주 시장으로 우리나라는 카타르와 스킨쉽을 높여 LNG선 건조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상 제반 영역의 사업에까지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3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제5차 한-카타르 고위급 전략협의회(대표 양국 산업부 장관)’에 산업부, 해수부, 국토부 등 7개 부처가 참석하여 양국 간 에너지 및 해양수산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2016년 12월 ‘제4차 고위급 전략협의회’ 이후 약 3년 만에 개최된 이번 협의회에서는 △에너지, △교역‧투자, △건설‧인프라, △농업, △해양수산업, △보건의료, △교육, △4차산업 대응, △기타 등 9개 협력분야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특히, 우리 정부는 카타르가 신규 발주할 예정인 LNG선의 운영에 우리 해운사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확대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이시원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은 “역대 최초로 국적선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해외 화주의 운송 시장 개척에 나선 만큼, 우리 해운산업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좋은 성과가 도출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그간 한국의 5개 LNG 운송선사(대한해운,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팬오션, 현대 LNG 해운)는 카타르 LNG 운송계약 수주를 위해 국적선사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LNG 운송 노하우와 경쟁력 있는 금융을 제공하는 참여제안서를 준비해 왔다. 지난 7월 31일 국영기업 카타르가스가 한국 LNG 운송선사에 입찰참여 의향요청서를 직접 발송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다.  
 

▲시운전 중인 LNG선(사진=삼성중공업)
▲시운전 중인 LNG선(사진=삼성중공업)

 

日 나용선으로 수주 전략

한국이 LNG 사업과 관련해 순풍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본 해운클러스터도 카타르발 LNG선 수주를 위해 자국 선주를 활용한 나용선(선박임대차 계약의 일종, bare boat charter/BBC) 방식을 통해 틈새를 노리겠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나용선 전략으로 LNG선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은 다소 이례적인 방식이다. LNG 프로젝트는 생산단계에서 채굴단계까지 대형화주들의 10년 이상 장기운송계약에 따라 선대의 규모 등이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한 항차 등 단기간 당장 계약이 이뤄지는 스폿시장이 전무했다. 하지만 최근 LNG 공급이 늘어나면서 LNG선대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자 스폿시장도 덩치가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LNG분석매체인 'Natural Gas Intelligence' 조사자료에 따르면 LNG선대 규모가 올해 5.6%, 내년 6.8% 등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스폿시장은 전체 LNG선 트레이드 시장 중 이미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윤희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빅데이터센터장은 “향후 LNG채굴 프로젝트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다보니 선박만 보유해도 계약불성사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누그러지는 분위기이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그리스를 필두로 하는 EU 선주들은 풍부한 자기 자본에 구미 시장의 펀드를 가세하여, 최근 몇 년새 투기성 LNG선의 발주를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선박 투자가 감소세에 있는 가운데 카타르발 LNG선 신조는 역대 최대급으로 주목받게 되자 일본 또한 그저 멀찍이 바라보고 있을 수 없었던 것. 실제 로열 더시 셀의 LNG를 일본 선사가 세토나이 근해 선주로부터 LNG선을 용선해 수송하는 건이 가시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불확실한 LNG 나용선 전략에 기존의 선박금융을 담당했던 일본의 민간지방은행을 선듯 끌어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일본은 장기용선과 국적기업의 안전성을 필두로 내세운 일본식 리스방식인 구입 선택권부 일본식 운영 리스(Japanese Operating Leases with Call Option/JJOLCO)를 돌파구로 보고 있다. 그간 항공기 건조에 활용됐던 JJOLCO 방식은 리스 회사나 어셋 매니지먼트(asset management)사가 구심점이 돼, 일본 내 복수의 투자가가 출자하는 특수 목적 회사(special purpose company/SPC)를 설립하고 SPC는 출자금과 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으로 신조를 단행, 국내외 선사에게 선박을 리스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통하면 선사는 자기 자본없이 LNG선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SPC 투자자도 공동출자로 세금의 절세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리스료도 저렴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NG선 수주전에 뛰어드려는 경쟁국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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