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의 새 먹거리는 수산산업
21세기 한국의 새 먹거리는 수산산업
  • 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
  • 승인 2019.10.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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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정만화 상무는 부경대학교 수산경영학과를 졸업, 1996년부터 수협중앙회에서 회장 비 서실장, 연수원장, 감사실장, 상호금융부장, 기획관리부장, 조합감사실장, 수산경제연구 원장, 중국 위해수협국제무역유한공사 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

[현대해양]

21세기는 수산물의 시대이다. 지난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총회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여 기후변화를 저지하려면 붉은 고기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고기와 유제품 위주의 식사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며 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51%를 차지한다는 연구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축산물은 연간 소 75만 마리와 돼지 1500만 마리 그리고 닭 8억 마리이다. 온실가스를 대담하게 줄이지 않으면 2050년에는 인류문명이 파멸에 이르고 인간도 멸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에 탈 육식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수산물이다.

수산물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극히 적은 반면에 인간 뇌 진화에 필수적인 DHA와 생명유지에 필요한 미량원소를 공급하는 우수한 먹거리이다. 관동맥성 심장병, 주산기 질환, 정신질환 등 인류 3대 질병의 원인은 수산물 섭취결핍에 있다고 한다. 어류 소비량과 우울증 발병의 관계와 8세 미만 아동의 사고력과 임신기 오메가-3 섭취량과의 관계를 조사 연구한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수산물 자체는 요오드, 셀레늄, 철, 구리, 아연 등 무기질이 풍부하므로 지능 발달, 시력보호, 뇌활동을 위한 중요한 성분을 갖고 있다. 2013년 서울에서 수협중앙회 주최로 개최된 제3회 국제수산심포지움에서 페이건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가 “지속 가능한 수산업이 없는 세상은 후손에게 재앙을 초래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오늘날의 강대국은 핵 보유가 아니라 얼마만큼 수산물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한국은 세계1위의 종 다양성으로 수산생명산업 육성을 위한 천혜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으며, 생산되는 수산물은 리아스식 해안과 갯벌 그리고 암반 형성으로 맛과 영양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바닷모래 채취, 해상풍력발전 막아야

수산산업이 21세기 한국의 새 먹거리로 탄생하려면 첫째, 양질의 수산물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려면 안정적인 서식환경과 자원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 생산 환경 관점에서 보면 바닷모래 채취금지는 물론 해상풍력발전소가 설치되지 않아야 한다.

최근 산양 서식지 문제로 강원도의 숙원사업인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가 무산되었다. 풍력 발전소가 설치되면 소음 등으로 산양 못지않게 바다 생물도 스트레스를 받아 생태계가 교란될 것이다. 육지에서의 반대 조건은 바다에서도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농업처럼 사유지가 아닌 공유지에서의 경제활동은 많은 규제와 제약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되지 않는다. 어획한 수산물은 반드시 수협 위판장을 통해 전량 위판되어야 불법어획 방지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

집값 안정을 위하여 정부는 전월세 상한제, 분양가 상한, 계약갱신 청구 등 새로운 규제를 신설하는 것을 감안하면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현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질서이다. 수협판매제가 시행되면 어획질서를 위해 많은 인력과 예산이 수반되는 수산행정과 해양경찰의 업무도 재조정되어 수산예산이 효율적 배분될 것이다.

빅데이터 탑재한 ICT

둘째, 4차 산업혁명은 컨베이어 벨트나 굴뚝 대신 빅데이터를 탑재한 정보통신기술로 기존의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것을 말한다. 수산의 4차산업혁명의 전조를 얼마 전 중국 상해의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허마선생 매장에서 보았다. 마치 수산물을 판매하는 매장이라기보다는 IT산업이었다. 빅데이트는 사람이 수행하는 데이트베이스의 능력을 넘어 가치를 추출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데이트 분석으로 상상도 못했던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맛과 선호도의 차이를 빅데이트로 분석하면 국가별, 지역별, 소득별, 취향별, 연령별 가구별로 필요한 수만큼 각자 다른 새로운 수산식품이 개발되고 필요한 원재료의 수집 구매도 역시 빅데이트가 알려줄 것이다.

중국에 수산밸리 조성

셋째, 중국은 유럽 아프리카를 합한 국가보다도 많은 인구를 가진 꾸준히 성장하는 소비시장이다. 수산벨리를 조성하여 한국의 수산물이 바로 중국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일이다. 공동합작으로 한국은 한국산 수산물을 공급하고 중국은 가공품 생산과 판매에 중점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민의 소득은 안정될 것이고 TAC도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 안정적인 소득보장과 TAC의 성공은 생산의 불확실성과 강한 부패성이란 수산물의 특수성을 일반화시켜야 한다. 일시 다획성 어종이나 환경에 따라 대량생산되는 양식물은 대량수요라는 파이프라인이 있어야 일반화된다. 그 역할을 중국에 있는 수산벨리가 할 것이다. 중국 고위 공무원도 적극적으로 찬성한 프로젝트이다.

이처럼 수산산업이 한국의 21세기 새 먹거리로 탄생하려면 우수한 수산물을 확보하여 4차 산업혁명의 등에 올라타고 중국에 진출하여야 한다. 이렇게만 한다면 1949년에 수산물이 전체 수출량의 93%를 차지해 국가경제의 큰 틀을 이루었던 것처럼 21세기에는 수산산업이 한국의 반도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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