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죽나무 열매추출액’으로 어류 마취할 수 있다
‘때죽나무 열매추출액’으로 어류 마취할 수 있다
  • 현대해양
  • 승인 2012.10.10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원내수면시험장 박준택 장장/이학박사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원내수면시험장 박준택 장장/이학박사
 사람이나 동식물의 의식을 소실시켰다가 다시 깨어나게 도와주는 「마취」, 이것은 인간의 의료 및 동물실험 속에 깊숙이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1846년에 에테르를 시작으로 임상 및 동물실험 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어류에 있어서 마취는 최근 양식 사업이 발전하면서 활어수송 및 선별, 어미고기에서 채란?채정시 불필요한 고통을 해소시키며, 이동시 스트레스 방지용, 철갑상어와 같이 배속에 어란(캐비어)만 빼내고 다시금 시술을 통해 활력을 회복시키는 등에 마취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어류에 사용되는 천연마취제의 연구는 거의 전무하며 인간이나 동물에 사용하는 마취제를 사용하였으며, 적정용량, 투여방법 등도 사람이나 동물의 투여량을 기준으로 정하는 등 어류마취제 사용용법에 대해서 정립할 필요가 있다.

 연구 필요성 
 가. 마취의 개념
 대다수의 동물실험은 대상개체에게 통증 및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따라서 연구자는 시험동물이 느끼게 될 스트레스 및 통증을 사전에 예측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마취 및 진통계획을 수립하여 동물 복지차원에서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고려하여 최소한 고통을 주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실험동물의 통증기준과 마취의 역할, 삼성생명과학연구소)

 나. 마취제의 종류
식품의약품안정청은 인간 및 동물 등의 마취제로 리도카인, 테트라카인, 벤조카인, 프릴로카인제제 등 국내에 시판중인 200여 품목을 마취제로 지정하였다. 대부분이 인간중심이며, 동물의 마취제에 있어서는 렘푼, 케타민, 조레틸50 등이 있으며, 어류에 있어서는 아퀴에스10 등이 있다.

 용어의 정의
 천연어류 마취제란 우리선조들이 여름철 강에서 고기를 잡을 때 주변에 서식하던 나무나 풀 등을 이용해 고기를 잡은 것을 토대로 풀, 나무열매 등의 추출물을 물에 살포하여 물속 어류를 기절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는 재료추출물을 천연마취제라 명한다.

 가. 마취의 단계
○ 제1기 : 의식은 있으나 통각은 없는 상태
○ 제2기 : 의식이 상실된 때부터 외과적 마취가 시작되기 전
○ 제3기 : 반사기능이 소실된 시기
○ 제4기 : 호흡이 정지되며 인공호흡 등으로 소생가능한 시기

 나. 통증의 유발 정도에 따른 동물실험분류
실험연구용 어류라 할지라도 동물복지차원에서 불필요한 고통을 주지 않도록 하여야한다
○ 통증의 유발 정도에 따른 동물실험분류
- 단계 1 : 통증 또는 고통을 유발하지 않으므로 진통제, 마취제의 사용이 불필요한 실험
- 단계 2 : 경미하거나 일시적인 통증 또는 고통을 유발하는 실험으로 진통제나 진정제, 마취제 사용으로 통증이 경감되거나 제거되는 동물실험
- 단계 3 : 단계 2 이상의 통증이나 고통을 유발하거나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는 동물실험(예: 통증실험, 질병을 유발하는 약물투여나 방사능 피폭실험, 장시간의 보정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동물실험)

 마취대상
 가. 인간
18세기까지 감각의 소실만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다가 1846년에 지금과 같이 통증 없이 수술을받을 수 있는, 곧 자는 듯한 상태를 마취라 표현했다. 이후 마취의 영역은 발전하고 확장되어 현재는 마취를 받는 환자의 평가와 자문, 수술이나 검사 중, 혹은 이후의 통증의 경감이나 예방, 수술 중 생체 징후의 감시와 안정화, 중환자에 대한 관리, 급성이나 만성 및 암 관련 통증의 진단과 치료, 심폐소생술의 관리와 교육, 호흡 기능의 평가와 호흡기 치료의 적용, 임상 및 기초 연구의 수행, 수술 전후의 치료에 관계된 분야들을 아우르게 되었다.

 나. 동물
사람이 먹는 음식이 따로 있고, 동물이 먹는 사료가 따로 있듯이 마취제 또한 사람에게 사용하는 마취제와 동물에게 사용하는 마취제가 따로 있다. 말 못 하는 동물을 다루는 것이기에 신중하게 동물 마취제를 선택하고 사용량에 있어서도 최대한 남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다. 어류
가두어서 기르는 물고기나 실험용물고기는 부화, 변태, 약욕, 백신, 선별, 이동, 채란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이로 인해 성장정체, 질병감염, 면역력 약화, 폐사 등으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 또한 잘 키운 물고기를 수송할 때 받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폐사가 일어나고, 이러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어류의 신선도가 떨어지며, 맛이 떨어진다. 이 모든 원인은 스트레스로 요약할 수 있으며 이러한 스트레스를 조금 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물속에 마취제를 투여하여 어류의 복지를 최대한 고려하여야 한다.

 방법
 1. 현장조사
도내 서식하는 나무열매나 풀 등 식물에 들어있는 마취제 성분 및 분포에 관한 조사는 2011년 4월부터 6월까지 조사를 실시하였고 농어업인 대상으로 전해 내려오는 마취제성분을 이용한 민물고기 잡는 방법 등을 수시로 방문 조사하여 자료를 정리하였다.

 가. 마취 성분을 함유한 자연원료
△때죽나무
 1) 때죽나무
높이는 10m까지 자라며, 5월경에 종모양의 흰색꽃이 총상꽃차례로 2~5개씩 달린다. 열매는 달걀모양의 핵과 9월에 익으면 열매껍질이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1개의 갈색씨앗이 있으며, 열매껍질에 독성이 있어 이를 빻아 물고기를 잡는데 사용해 떼로 죽이는 나무 즉 때죽나무가 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민간에서는 진통제로 인후통과 치통 등에 쓰인다.

 2) 석산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알뿌리식물로 독성이 있는 식물이며 키는 30~40㎝ 가량이다. 9~10월에 알뿌리에서 나온 꽃줄기 끝에 화려한 빨간꽃이 피는데, 꽃이 진뒤에 칼모양의 많은 잎이 나온다. 산기슭이나 연못가에서 자라며, 알뿌리는 먹을 수 있고 체했을 때 토하게 하거나 상처난 데 바르는 약재로 쓰이며, 마취제의 원료로 사용된다.

 3) 여뀌
들이나 개울가의 습기 찬 곳에 나는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로 키는 40~60㎝이고, 잎은 어긋나며 넓은 칼 모양이다. 6~9월에 가지 끝에서 많은 연한 자주빛의 잔꽃이 모여피고 이삭모양이 고개를 숙인다. 독이 있는 식물이기 때문에 잎과 줄기를 으깨어 개울물에 풀어 물고기를 잡고, 잎은 매운맛이 나며 양념으로 쓰인다

 2. 자연원료 때죽나무 열매를 이용한 천연마취제 제조
 가. 추출기
추출기에는 압력식과 무압력식, 저온 추출식 등 여러 방법으로 분류된다. 압력식은 집에서 사용하는 압력밥솥이라 생각하면 되고, 고온, 고압으로 추출하기 때문에 내부에 탄화현상이라고 하여 텁텁한 맛을 내는 주원인이며, 색이진한 것은 고압으로 인해 물질에 있는 불필요한 성분이 추출되기 때문이다. 고압을 사용하는 추출기는 동물성을 이용한 추출기법이며, 식물성을 추출할 때는 저온추출법을 이용하여 식물고유의 성분이 파괴되지 않도록 추출한다.

 나. 믹서기 추출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믹서를 이용하여 추출물질을 잘게 파쇄 시킨 후 추출물중 입자는 제거하고 액체만 모으는 방법으로 추출한다.

 3. 천연마취제를 통한 어류마취 실험
가. 마취성분
마취제 시험코져 준비한 때죽나무의 쓰임은 주로 관상과 약용으로 쓰이지만, 열매와 종자에는 여러 종류의 알칼로이드와 정유가 함유되어 있다. 이중 에고사포닌이란 성분은 독성이 매우 강해 예전부터 물고기를 잡을 때 이용하였고 종자는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이나 불켜는데 사용하였다. 또한 현재에도 진통성분이 함유되어 관절염, 타박상, 골절상 등에 사용되고 있다.

 나. 마취성분 농도
압력식 추출기를 이용한 마취성분 농도는 추출하기 위한 수분함량은 2L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여기에 때죽나무 열매를 일정량 첨가하여 2시간 20분 간격으로 압력 가열 후 얻어진 농축수액을 농도 100으로 산정하였다. 분쇄형 믹서기를 이용한 마취성분 농도는 수분함량 0.2L에 때죽나무 열매를 일정량 첨가하여 믹서기를 이용하여 5분간 분쇄시킨 후 얻어진 농축액을 150㎛뮐러가제를 이용하여 농축수액만 취한 후 이 추출액을 농도 100으로 산정하였다

 다. 마취시간
사육수 400L에 붕어(크기 5~6cm, 무게 3g)를 넣고 50㎖, 100㎖, 150㎖, 200㎖씩 추출액을 첨가시키며 어류의 마취상태를 관찰하였다. 시험에 사용된 시험수는 지하수를 이용하였으며, 브러워를 이용하여 강하게 폭기시켜 질소가스 등을 배출시켰으며, 사육수 수온은 25 ~ 26℃, DO는 6.0 ~ 6.5사이였다.
압력식, 믹서 추출법을 이용한 때죽나무 열매 추출물은 시험구마다 일정시간 경과시 시험어의 유영 속도가 느려지며 어류마취의 초기 증상인 수조 바닥에서 정지상태를 유지하였다. 정지상태로 있는 시험어에 스트레스를 가하면 유영을 하는 걸로 봐서는 마취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라. 마취회복시간
어류마취제 뿐만 아니라 인간이나 축산에 사용되는 마취제 중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마취회복율 및 치사율 등을 들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마취제를 개발하여도 마취에서 깨어난 후 휴유증이나 어떠한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면 마취제 사용은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시험에 사용된 때죽나무 열매에 의한 마취회복율은 붕어 시험어에 있어서 약한 농도에서는 아무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시험 종료 후 일반 사육수에 넣으면 곧 회복하였다. 

 마취제 수입대체 및 수출효과 기대
시험에 사용된 때죽나무는 우리지방의 산이나 길가 언덕부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재료로서 옛부터 우리 조상들이 열매를 빻아서 물고기를 잡는데 사용되었다. 이때 사용된 열매는 나무에서 열매를 채취함과 동시에 사용하였으므로 이를 보관하거나 저장하여 사용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외국에서는 때죽나무의 줄기에서 나온 수액을 이용하여 마취제 원료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는 때죽나무 열매를 채취해서 일정기간 저장과 보관 후 농축액을 추출하여 어류 마취시험을 실시하였다. 때죽나무 열매추출물을 마취제로 사용하면 유영력이 저하되는 등 신진대사 활동에 영향을 주었으며, 일정시간 지나서 일반 사육수로 이동하면 곧바로 회복된다. 그러나 때죽나무 열매추출액에는 강한독성이 있는 에코사포닌이라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마취시 농도와 시간에 유의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어류마취에 이용하고자 할 때는 저농도 추출액을 이용하여 사육수에 약하게 살포하면 어류의 신진대사기능을 저하시키고 이동어류의 활동성을 떨어뜨림으로 일정시간 마취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본 연구에 이용된 때죽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친환경 천연마취제는 수산물의 안전성 확보 및 고단가의 마취제를 자연에 서식하는 식물로 대체함으로 마취제 생산단가 절감과 산업화를 통한 수입대체 및 수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