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치가자미와 도다리
문치가자미와 도다리
  • 김영혜 박사/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
  • 승인 2008.12.2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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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수산물>

 

 지난 해 개정된 수산자원보호령은 2007년 1월 15일부터 시행이 되고 있으며 시행되자마자 법의 적용을 받는 종들 중 대표적인 종은 문치가자미와 대구가 있다.

 대구는 일반국민들 사이에 벌써 어느 정도 인식이 되어 있어 별 문제 없이 시행되고 있지만 처음 적용되는 문치가자미는 지역마다 부르고 있는 이름이 다양해 법 적용에 많은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문치가자미의 포획금지기간은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로 규정되어 있다. 문치가자미를 포획·채취 금지기간을 위반하여 어획할 경우 벌금 500만 원 이하, 위반횟수에 따라 조업정지 30~60일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규정을 적용하기엔 문치가자미에 대한 각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달라 많은 혼동을 야기 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남해안지역에서는 문치가자미를 난도다리 또는 도다리, 포항지방에선 도다리 또는 참가자미로 많이 불리고 있는 것 같다. 봄이면 남해안 특산물로 인기가 높은 도다리가 문치가자미인 것 같다.

 2월 중순쯤, 거제 외포항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미명이지만 외포 위판장은 활기에 넘쳐 나고 있었다. 멀리서 보이던 조그마한 외포항, 규모에 비해 위판장에 넘치는 활기는 마치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역동적인 가를 느끼게 해주었다.

 경매사들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활어상자들이 순서대로 꼭 컨벨트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질서 정연하게 위판이 되고 있었다. 위판이 끝난 물건들은 활어차에 의해 어디론가 쏜살같이 사라져 버렸다.

 2월 중순이어서 대구 산란기 끝 무렵이라 알을 품고 있는 대구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부른 배를 주체할 수 없는 대구 암컷들은 꼭 올챙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수컷대구는 너무 왜소해 보여 언뜻 명태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위판은 대구 활어부터 시작되었는데 대구활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문치가자미 활어 통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문치가자미는 도다리에 비해 몸이 타원형에 가깝고 몸에 검은 얼룩반점들이 산재해있는데 이들이 놀라 체색이 변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 검은 얼룩반점을 가지고 있었다.

 도다리는 체형이 문치가자미에 비해서는 마름모에 가까우며 검은 얼룩반점이 없으며 암갈색 아주 작은 반점들이 산재해 있었다. 문치가자미와 도다리는 너무나 외형적으로 다르게 생겼지만 문치가자미를 남해안 지역에서는 도다리로 부르고 있어 많은 혼돈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남해안지역에서 잡히는 문치가자미는 전체 가자미류 어획량의 95%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 한다. 도다리의 어획량은 매우 미미하여 집계 조차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위판장 주변 식당가에는 ‘도다리 봄 쑥국’이라는 메뉴가 대부분 붙여져 있는 것으로 보아 봄이 되면 살이 차오르는 도다리와 보들보들한 햇쑥과의 만남은 음식 맛의 찰떡궁합으로 인해 남해안을 대표하는 봄 메뉴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물어보니 도다리가 문치가자미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봄에는 도다리가 맛있고, 가을에는 전어가 맛있다’라는 의미에서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고 하는데 이때 ‘도다리’는 ‘문치가자미’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정확하게 부른다면 ‘봄 문치가자미, 가을 전어’라고 불러 정확한 이름을 찾아주도록 노력해봄이 어떨지………. 

 

문치가자미(Pleuronectes yokohamae) 도다리(Pleuronichthys cornu

 

 ▲문치가자미(Pleuronectes yokohamae)의 몸 빛깔은 눈이 있는 쪽은 갈색 또는 황갈색 바탕에 크고 작은 부정형의 암색 반점이 많이 있으며 눈이 없는 쪽은 흰색이다. 몸은 타원형이고 꼬리자루 길이가 길다. 산란기는 12~2월이며 빠른 것은 2년생, 보통 3년생(체장 20㎝)의 경우 대부분 성숙한다. 최소성숙체장은 암컷은 18㎝, 수컷은 16㎝이며 포란수는 체장 25~35㎝의 경우 약 40만~60만개이다.

 ▲도다리(Pleuronichthys cornutus)의 몸 빛깔은 눈이 있는 쪽은 회색 또는 황갈색 바탕에 크고 작은 암갈색 반점들이 몸 전체에 흩어져 있다. 몸은 약간 둥근 마름모꼴로서 체고가 높다. 산란기는 가을~겨울이고 산란장은 진해만 부근 해역으로 산란기 동안에 여러 번 나누어 산란한다. 포란수는 9만~39만개로서 체장의 증가와 함께 많아진다. 성숙연령은 암, 수 모두 3년생으로 암컷은 전장 22㎝, 수컷은 20㎝ 정도이다.

 

2007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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