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산업, 블록체인시장 선점해야…
해운산업, 블록체인시장 선점해야…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8.03.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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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복량 소실 재판우려

[현대해양 최정훈 기자]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가 출범하고 한 달 만에 가입자가 300만 명을 돌파하더니 지난 1월 500만 명을 넘어섰다.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거나 번거롭게 신상정보를 입력할 필요없이 계좌번호나 카카오톡 친구만 선택하면 간편하게 돈을 이체할 수 있다. 한번 인증으로 추가 입력 없이 예·적금 통장개설과 대출, 송금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은행거래에서 공인인증서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카카오뱅크가 잠재웠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최희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지난 2016년 201억원에서 2022년 3,562억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조사됐다.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간소·보안 무기로 해운산업 획기적 개선

오세현 한국블록체인오픈포럼 의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인터넷뿐 아니라 오프라인 세상까지 바꿀 것, 현존 비즈니스 모델 80%, 블록체인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로 금융산업에 블록체인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나 유통, IT업종 등 점점 분야를 점점 넓혀가고 있다. 해운산업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빠르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물류 진행 가운데 컨테이너 하나에 요구되는 세관, 출입국 등 몇 십번의 도장과 승인이 필요없게 돼 입·출항 속도도 빨라지게 된다.

그간 해운물류산업은 선사, 터미널, 내륙물류업 등 관련 기관에서 종이문서, 이메일 등을 통해 서류를 개별적으로 전달하는 형태였다. 세계선사협의회(WSC)는 해운관련 서류를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해상운송 전체 비용의 1/5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해운산업에 적용하게 되면 실시간 정보 공유가 가능해 정확도와 신뢰성이 높아진다. 또한 운송과정에서 드는 제반 비용을 줄이고 컨테이너 하나에 요구되는 세관, 출입국 등 몇 십번의 도장과 승인이 필요없게 돼 입·출항 속도도 빨라지게 된다.

세계정제포럼(WEF)은 해운업에서 이 비용이 해소된다면 국제교역량이 약 15% 증가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선하증권(해상운송계약에 따른 운송화물의 수령 또는 선적을 인증하고, 그 물품의 인도청구권을 문서화한 증권)을 허위로 발급받아 사기대출을 받거나 종종 범죄자가 물품을 버리거나 위조품을 유통 시키도록 해주기 위해 무단 복제를 하는 등의 해상 사기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해상 사기로 인해 세계적으로 수십 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되는 가운데 블록체인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관련 정보 당 높은 수준의 암호화로 인해 수출·입 관련 서류의 위·변조 가능성이 차단된다.

▲ 머스크 라인은 IBM과 블록체인 도입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블록체인 기술 개발 현황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라인은 지난 2016년에 이미 IBM과 블록체인 기술 개발 합작사(IBM-Maersk Joint Venture)를 설립했다. 브리짓 반 크랠링겐(Bridget van Kralingen) IBM 블록체인 담당자는“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네트워크며 핵심 역할을 하는 수 백만 조직(해운산업)을 상대로 기술 도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는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물류 및 포워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제3자 물류업체 어질리티 로지스틱스(Agility Logistics)도 참여했다. 에사 알사르(Essa Al-Saleh) 어질리티 로지스틱스 사장은 “경쟁사보다 일찍 기술을 도입해, IBM와 머스크가 운송업체를 더 잘 이해하고, 무역전반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드는 기준을 수립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2위 선사인 Pacific International Line과 PSA International(항만서비스 개발 운영기업)또한 IBM 싱가폴과 지난해 8월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블록체인 시범운영에 성공했다.

각국들이 앞다투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핸리 킴 빔파운데이션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신천지 기술’이라고 표현하며 “앞으로 1위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은 기업가치가 1경 이상일 것”이라며 “해외 투자자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미래의 애플(현재 기업가치 1위 기업)’이라고 전망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육성 필요성 제기

글로벌 1위 블록체인기업 키우기 위한 국가지원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성 중 하나는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더욱더 커지는 독점구조로 가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선사들이 가격경쟁력과 선사합병을 통해 선복량을 독식해가는 가운데 IBM같은 글로벌 블록체인기업이 해운산업에서 블록체인 시장까지 독점하게 될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산·학·연이 손잡고 해운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성화하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지난해 5월 관세청,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산항만공사, 현대상선, 남성해운, 삼성SDS 등 15개 기관으로 결성한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발족했다.

▲ 지난해 12월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결과발표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부산항에서 중국 청도, 대련으로 향하는 현대상선과 남성해운의 수출 물량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이따른 시험 적용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컨소시엄에 참가한 김형태 삼성SDS SL사업부장(부사장)은 “블록체인, IoT와 같은 기술들은 물류 비즈니스의 근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삼성SDS, SK C&C 같은 기업에서 해운산업에 적용될 블록체인 기술을 선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민간이 주축이 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협력을 통해 새로운 동력인 블록체인 시스템을 우리힘으로 구축해 나갈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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