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수산자원연구소, “ 서해안 귀어귀촌 구심점 역할할 터 ”
충남수산자원연구소, “ 서해안 귀어귀촌 구심점 역할할 터 ”
  • 변인수 기자
  • 승인 2018.03.05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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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탐방>

지난해 12월 충남수산자원연구소(소장 성낙천)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귀어학교로 선정되면서 서해안 귀어귀촌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소 탐방은 충남도가 추진하는 귀어학교 수립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향후계획을 들어보고자 충남수자원연구소를 찾았다.

 

“전국 제일의 귀어학교로 만들겠다”

▲ 성낙천 충남수산자원연구소장

충남수산자원연구소는 성격은 비슷하나 형태는 달랐던 (구)충남수산연구소와 (구)충남수산관리소가 하나로 묶여지면서 2017년 1월 1일 자로 출범한 충남도 산하 수산연구개발기관이다.

(구)충남수산관리소에서 어촌지도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연구와 기술보급 관리기능이 이원화 되어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자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지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 양질의 어업인 서비스 행정 실현을 위해 지금의 충남수산자원연구소를 발족하게 됐다.

성낙천 소장은 지난 1981년 서천군 수산과에 첫 발령을 시작으로 보령군, 홍성군, 충남도 해양수산과를 두루 거친 충남 수산통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07년 태안군 해양수산과장 재임 시 태안유류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누구보다 먼저 발 벗고 나서 일선에서 사고대책을 마련, 각고의 노력 끝에 유류사고를 극복해 낸 인물이기도 하다.

성소장이 연구소에 부임한 것은 3년 전. 그동안 많은 성과를 이뤘지만 요즘 귀어학교 유치로 더욱 의욕적인 성 소장이다. 주변에서는 정년이 다된 나이를 걱정하지만 그의 결의는 남다르다.

“귀어학교는 전국에서 2번째로 선정됐지만, 교육의 질에 있어서는 전국 최고로 발돋움 하겠습니다.”

 

귀어학교 최적지로 평가 받아

▲ 건립중인 친환경양식특화연구센터 조감도

지난해 귀어학교 선정 절차에서는 3차례에 걸친 공모와 평가 끝에 충남수산자원연구소가 귀어학교 사업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수산자원연구소가 높은 점수를 받으며 귀어학교로 선정된 요인에는 다년간 어업인을 대상으로 기술교육 및 후계자육성 등 귀어귀촌과 연계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충남수산자원연구소 귀어학교는 충남도에서 직접 운영한다는 점에서 학교 운영의 안정성이 높다. 연구소는 그간 관내 어업인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며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향후 귀어 희망자와 지역 어업인을 연계한 멘토링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어촌정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 수립도 가능하다. 

현장교육시설은 연구소 내 연구개발과 및 민물고기센터에 최첨단 양식시설을 갖추고 있기에 교육생을 위한 학습장으로 최적이라는 평가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관내 수산관련 대학교수 및 수산전문기관 전문가 등을 초빙한 교육도 병행 가능하다.

충남수산자원연구소는 귀어학교 건립을 위해 총 10억원(국비 5억원, 지방비 5억원)을 지원받아 교육시설을 확충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귀어학교 기숙사는 지상3층 규모로 신축예정이며, 이를 위해 이미 충남도와 협의해 사전 행정절차를 마쳤다. 선정 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 수산자원연구소는 사업추진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산자원연구소 측은 기숙사 신축 비용 외에도 운영비용이 매년 4~5억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에 지속적으로 국비 배정을 건의 중이다. 귀어학교에서는 충남도에 국한된 귀어교육 뿐 아니라 전국 귀어귀촌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펼쳐진다는 이유에서다.

 

슈퍼황복 개발하다

▲ 황복친어와 슈퍼황복

충남수산자원 연구소는 충남 수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온 연구소답게 그동안 굵직굵직한 성과들을 많이 내왔다. 연구소가 귀어학교를 유치하기 전 가장 역점으로 추진해온 사업은 고부가가치 품종 시험 및 연구와 자원조성 사업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 성과 중 하나는 ‘슈퍼황복 시험양식을 통한 산업화 가능성 확인’이다.

흔히 ‘죽음과도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 맛’으로 극찬을 받으며 양식 어류 중 최고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황복은 우리나라와 중국 서해 연안에서 해수와 담수를 넘나들며 서식하는 고부가가치 특산어종이다. 그런데 댐, 보와 같은 강과 하천 개발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며 지난 1996년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바 있다.

지난 2015년 수산자원연구소는 황복과 자주복을 교배시키는 방식으로 18개월 만에 300g까지 성장 가능한 슈퍼황복 생산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양식방법별 기초 양성 시험을 통해 산업화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이 외에도 큰 성과를 하나만 더 꼽자면 활동성 인공배합 사료를 이용한 쏘가리 양식 기술법 개발이다.
쏘가리는 살아서 움직이는 먹이만 먹는 까다로운 종이다. 양식어가에서는 쏘가리의 먹이가 되는 생물을 직접 생산하거나 자연에서 포획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증가하게되고, 어쩔 수 없이 생사료를 쓰더라도 잘못 쓰게 되면 질병에 걸려 대량폐사의 위험도 컸다. 연구소가 개발한 기술은 쏘가리 치어가 생물 대신 배합사료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이다.

하루 동안 굶긴 쏘가리 치어를 수조에 넣고 인공여울장치를 가동, 물고기 모양의 배합사료를 떨어뜨려 사료가 여울을 타고 수중에 부유하면 쏘가리가 살아있는 먹이로 인지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 성낙천소장(우)과 임동규 연구개발과장(좌)

미래 수산업, 인력육성이 답이다
이 밖에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전문 수산업경영인 및 어업정예인력 육성정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소는 새로운 양식기술 도입 및 관광 활성화를 통한 수산업 발전, 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해 ‘어업인 맞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육은 시대 변화에 맞는 어업인 소득 증대 방안과 어업인 간 소통 활성화를 위해 매년 실시된다.

국내·외적으로 변화하는 수산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 보다 잘 사는 어촌·어업을 선도할 지역리더 및 전문 수산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최고수산경영자 양성과정’도 개설·운영하고 있다. 또, 어촌 및 수산업 발전과 갈등해결, 각종 수산시책 홍보 등을 위해 매분기별로 어촌지도자협의회도 개최하고 있다.


한편, 수산자원연구소는 도내 도서 및 벽지 취약 어촌 지역을 대상으로 어업용 기자재 이동수리소도 운영하고 있다. 이동수리소 사업은 어업인 부담 경감과 해난 사고 예방을 위해 도내 교통 여건이 열악한 도서·벽지 어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 어업 및 양식용 장비를 무상으로 점검·수리해주는 서비스다.

성낙천 소장에게 어업인들에게 바라는 점을 물었다.

“어업인들이 스스로 자원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의식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원감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1차적으로는 해양환경 기후변화, 2차적으로는 남획입니다. 수산자원은 적정한 어획강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아울러 어구를 함부로 투척하지 않는 등 해양환경을 깨끗이 보존하는 의식도 함양해 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외부인에 대한 어촌계의 진입기준도 완화해 나가야 합니다. 젊은 인력들을 끌어들이고 잘 적응할 수 있게 개방하는 것이 우리 어촌을 지킬 수 있는 대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봄이 오는 연구소 본관 앞 뜰, 나무에 새순이 돋고 있었다. 친히 배웅까지 나온 성낙천 소장의 환한 얼굴에서 사업에 대한 훈풍이 느껴졌다.

▲ 충남수산자원연구소 관할구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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