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 사진가 장공순 죽왕수협 이사 ‘저도어장’展 열려
수산 사진가 장공순 죽왕수협 이사 ‘저도어장’展 열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12.1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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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한’ 분단풍경 17년 간 기록…내년 1월 5일부터
스페이스22 갤러리서…눈빛사진가선 사진집도 출간
▲ 저도어장으로 향하는 어선 ⓒ장공순

강원도 최북단의 저도어장(猪島漁場)은 특수한 어장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이 마주하고 있어 늘 긴장감이 감도는 해역이다.

저도어장은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저진리 산 90번지에 위치한 조그만 섬이며 이 섬 주위의 해역 일대를 일컫다. 남북군사분계선과 접하고 있어 평소에는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다. 그러다 매년 4월 1일부터 12월 말까지만 경비선의 통제 아래 고성군 선적 어선에 한해 개방된다. 그러니 개방일이 되면 좋은 자리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마치 경주라도 하듯 북으로 내달려 가는 어선들의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 해산물 선별하는 해녀들 ⓒ장공순

저도어장엔 미역, 다시마, 성게, 해삼, 문어, 도루묵 등이 풍부하다. 게다가 북쪽 바다로 올라갈수록 어획량이 많아 안전조업규칙상 월선을 허용한 N38°34′09.69″를 넘으려는 어선과 이를 제지하려는 해경의 신경전도 펼쳐지는 곳이다. 동해 NLL과는 불과 4.8㎞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곳에서 조업하는 150여 척의 어선은 매일 해상에서 해경의 점호를 받는다. 남북 간 군사상황 발생 때는 출어가 통제되며, 해녀들은 마을과 어장간의 거리가 멀고 해변 전체가 철책으로 둘러쳐져 있어 어선을 타고 나가 바다에 뛰어든다. 이 해역은 동해안 어업인들에게 풍요의 바다요 애환의 바다로 기억된다. 어장의 동북방은 과거 명태 주산지였으며 조업 중 납북(拉北)되는 어업인이 발생하던 비극의 바다이기도 하다.

이런 ‘특수한 상황’을 사진으로 한 장 한 장 기록한 수산인이 있다. 장공순 죽왕수협 상임이사다. 수산 사진가 장공순 이사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사진가이기도 하다.

그의 눈에는 월선, 납북의 위험이 상존했지만 고기를 따라 조업하다 북한에 끌려가 60여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못한 400여 명에 달하는 이들과 남은 가족들이 안타깝게 비쳐진다. 귀환한 일부 어부들도 수산업법, 사안에 따라서 반공법, 국가보안법이 적용돼 엄중한 처벌과 고문피해를 받기도 했으니 말이다.

▲ 명태 그물 손질하고 있는 어업인 ⓒ장공순

이런 풍경이 세계 또 어디 있으랴. 흔치 않은 ‘특수한 상황’을 담은 어로사진 29점, 납북자 관련 사진 11점 등 40점의 흑백사진으로 선보인다. 규격은 16R(35㎝×52.5㎝) 내외.

장공순 ‘저도어장’展은 새해 1월 5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SPACE22 갤러리에서 초대전 형식으로 열린다(일요일, 공휴일 휴관). 이번 전시는 그의 세 번째 개인전이다. 내달 13일 오후 4시엔 작가와의 만남 시간도 마련된다.

사진 경력 20년의 장 이사는 “저도어장을 17년 간 기록해 왔다”며 “바다의 풍요로움, 소중함과 함께 분단의 생채기라는 특수한 상황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사진전에 맞춰 ‘저도어장’ 사진집도 출간된다. 특히 사진 전문 출판사로 유명한 ‘눈빛’의 ‘눈빛사진가선’ 36번째로 출간돼 더 의미가 깊다. 출판사 눈빛 이규상 대표는 “장공순 씨 사진은 참 좋다”며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어장과 어부, 납북자와 그의 가족들 등 말로 다 못할 사연을 사진으로 담은 의미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작업이다”라고 평가했다. 전시 문의 SPACE22(T. 02-3469-0822). 

▲ 2회 납북 귀환어부 여규대 씨 ⓒ장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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