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보호 육성 통한 식량안보 다각화 필요하다"
"수산업 보호 육성 통한 식량안보 다각화 필요하다"
  • 김홍철 수협중앙회 경제대표이사
  • 승인 2008.12.2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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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철 수협 경제대표이사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월 한달 동안만 해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에 이르고 있다. 세계 곡물 가격과 원유값이 연일 급등하면서 물가 불안이 확산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곡물 가격의 급등은 식량자급률이 겨우 28%에 불과한 우리나라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당장 라면과 자장면 등 국민들이 즐겨먹는 먹을거리들의 가격이 줄줄이 올라 가계 부담이 늘어만 가고 있다. 서민들의 살림이 팍팍해지는 것이 큰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곡물가격의 급등은 중국과 같은 고성장 신흥국가의 등장, 바이오연료 사용 확대 등으로 수요는 급증한데 반해 지구 온난화 등 이상기후로 인해 생산량은 답보상태에 빠지는 등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원인이다.

 식량은 생명의 근간이 되는 소비재인 만큼 값이 치솟더라도 더 돈을 주고라도 살 수밖에 없다. 하루 세끼 식사 가운데 두 번 꼴로 외국산 식품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면 이제 우리의 식량안보를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세계 주요 식량국의 의도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가 송두리째 뒤흔들릴 수도 있는 중대한 시기를 맞이하면서 식품의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1차산업에 대한 정책적 보호 육성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예와 마찬가지로 식량안보 확보의 필요성은 농산물 생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간척사업으로 갯벌을 메워 육지로 만든 땅의 용도를 결정할 때 빠지지 않는 논리가 식량안보를 위한 농지 확보인 것과 마찬가지다. 경작할 수 있는 농지를 미리 확보해두고 유사시 곡물과 기타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인간에게 필수적인 영양소 가운데 농업이 공급할 수 있는 것은 한정돼 있다는 점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1차산업을 구성하는 주요 산업인 농업, 축산업, 수산업은 각각 특성을 달리하며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농업은 식물의 경작을 통해 주로 탄수화물을 공급하고, 축산업과 수산업은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하는 주요 산업으로 역할하고 있다.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 가운데 탄수화물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대부분 공급해주는 열량원으로서 기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대 영양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단백질을 첫째로 꼽지 않을 수 없다.

 단백질을 뜻하는 영어인 프로틴(Protein)도 ‘첫째로 중요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Proteio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단백질은 에너지원으로서의 가치보다도 신체 구성성분으로서 대단히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신체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을 공급한다.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하고 또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 인체의 성장과 신체건강유지에 큰 문제가 생긴다.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에서는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 성장기 어린이의 성장과 발달이 크게 저하되는 것은 물론 성인들의 건강에도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인 농업 분야만을 중심으로 식량안보를 논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균형 잡힌 관점에서 식량수급 방법을 모색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의 과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완전 자급자족 수준을 실현할 만큼의 농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제는 농업과 함께 균형 있는 영양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식량 자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식량 안보의 다각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논의 초점은 자연스레 축산업과 수산업으로 옮겨질 수 있다. 두 산업은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그러나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 식량안보 관점에서 전략적 가치를 따져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축산업은 농업 생산물의 소비를 통해 유지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식량안보의 관점에서 다루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축산업을 통해 일정량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서는 그 몇 배에 해당하는 곡물이 필요하다. 안보 전략 차원에서 축산업을 육성하려다가는 오히려 곡물에 대한 과다한 수요만 발생시키는 모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수산업은 대부분 자연에서 성장한 수산물을 포획, 채취하여 단백질을 공급하는 산업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남획 등을 통한 자원 고갈을 막기 위한 노력만 기울인다면 자원의 소비 없이도 인간에게 필수적인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효율성을 지니고 있다.

 양식어업 등을 통해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육지보다 훨씬 넓고 깊은 면적을 활용하여 식량자원을 생산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산업이다. 여기에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식생활 문화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수산업의 커다란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고 좁은 국토 면적에 비할 바 없이 넓은 해양영토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할 때 곡물가격의 급등으로 촉발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산업을 보호 육성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수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면 나라의 식량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이 오더라도 흔들리지 않도록 뒷받침 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약 력
· 서울대학교 해양정책 최고과정 수료
·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경제학 석사) 
· 단국대학교 졸업(학사)
· 80. 9  수협중앙회 입회 
· 00. 3 ~ 01. 2  수협중앙회 유통기획부장 
· 01. 2 ~ 02. 2  수협중앙회 경제기획부장 
· 02. 2 ~ 04. 5  수협중앙회 경제사업상임이사 
· 04. 5 ~ 현재  수협중앙회 경제사업 대표이사
· 현재  WTO/DDA 협상 민관합동포럼 위원
· 현재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한국협회 부회장 
· 04.12 ~ 현재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 지역개발 실무위원회 위원       
· 현재  남북수산협력 자문위원회 위원       
· 현재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자문위원 
· 05.11 ~ 현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총동창회 수석부회장  
· 06. 2 ~ 현재  국회바다포럼 위원 
· 06. 9 ~ 현재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 민간자문회의 위원

 

200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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