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성 작가
“분명코 기분부터 별다르네요. 아주 좋습니다. 이 책은 저의 평생에 걸친 항해일지이자 회고록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은 여느 소설보다도 더 생생하고 친밀감을 갖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저의 창작집을 읽은 독자라면 이번 책의 부분 부분에서 ‘아, 전에 읽은 어떤 소설은 작가의 이러이러한 체험에 근거한 것이로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될 것입니다. 말하자면 제가 발표한 모든 작품의 해설서라 할까요.”
한국 문단에서 해양문학 장르를 개척한 해양작가 천금성의 <체험적 항해기-불타는 오대양>(도서출판 협동문화사) 단행본이 출판됐다.
<불타는 오대양>은 제목이 말하는 대로 작가가 처음 배를 타고 인도양으로 나가게 된 동기에서부터 10년 넘게 선장 생활을 하는 동안 겪었던 온갖 풍파와 하선한 다음에도 동원산업 소속선에는 말단 어부로, 그리고 해군군함에는 병장 계급으로 편승하는 등 부단한 재충전을 통해 꾸준히 해양문학을 이어온 흔치 않은 작가의 기록이다.
천 작가는 1969년 인도양 출어중 원양어선 갑판에서 쓴 단편소설 ‘영해발부근’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이후에도 적도제, 표류도, 외로운 코파맨 등의 수준 높은 작품을 쏟아내며 지금까지 해양문학의 터를 닦아왔다.
이번에 발간 된 <오대양 개척사>는 ‘월간 현대해양’에 3년간 연재한 내용을 한권으로 압축한 것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는 천 작가는 “작가 개인의 항해기 뿐만 아니라, 넓게는 한국 원양어업의 역사를 서술한 내용이기에 많은 독자들로부터 격려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특히 글을 연재하는 동안 다시금 해양문학에 천착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은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에 대한 고마움의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새로 연재를 시작한 <오대양 개척사> 집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천 작가는 앞으로 해양문학을 하려는 후배들에게 당부의 조언을 잊지 않았다.
“바다를 삶의 무대로 삼고 있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나만의 독특한 경험이나 고난에 부딪혔다면 반드시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라는 것입니다. <백경>을 쓴 허만 멜빌처럼요. 그 기록이야말로 다른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자산이며, 미래의 증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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