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원양산업의 현황과 발전과제
대한민국 원양산업의 현황과 발전과제
  • 이종구 동원산업 해양수산 본부장
  • 승인 2009.10.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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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산업 전략적 육성사업으로 선정 적극적인 투자 나서야 한다

 

 2002년 FAO(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인구 및 소득증가에 따라 1995년 9,500만톤에서 2005년 1만700만톤, 2030년에는 1만8,300만톤으로 증가할 것(연평균 1.9%씩 증가)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2010년 940만톤, 2015년에는 1,090만톤 정도의 수산물 부족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1985년 175만톤이던 국내소비 수요가 1995년 322만톤, 2007년도에는 463만톤으로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이에 따라 70년대에는 100%를 자랑하던 수산물 자급률이 2000년대 들어서는 50%대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식량안보 차원에서 수산자원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한정된 국내자원을 고려시 특히 원양산업의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원양산업은 국내 수산물 총 생산량의 20%인 66만6,000톤(2008년도 기준)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국민 식량공급원으로써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08년 원양어획물의 수출은 $506,000,000로 전체 수산물 수출액의 35%를 차지함으로서 수출 효자산업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원양산업이 1994년 발효된 UN 해양법협약 과 2001년 발효된 UN공해 어업협정으로 인한 국제적인 자원관리 강화와 각 연안국의 자원자국화 정책 강화 및 유가급등으로 인한 경영여건 악화로 인해 대단히 위축되고 있다. 선박 척수 측면에서만 봐도 1990년도에 800여척 이던 것이 2008년에는 380척으로 대폭 감소하였고, 생산량도 1990년 92만5,000톤에 달하던 것이 2008년 66만6,000톤으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어업환경 변화는 UN해양법 협약에 의해 조업국의 권리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고도회유성 어족자원인 참치류에 집중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1980년도 27%에 불과하던 참치류 어업의 비중이(어획량 기준) 2008년도에는 43%(금액기준 57%)까지 증가하게 되었으며 향후 점차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중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 참치산업 중에서도 고도의 자본과 높은 기술이 필요한 참치선망 어업 부문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원양어업에서 참치 선망어업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참치선망어업의 성장은 대상어종이 조업국의 권리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고도회유성 어족자원이라는 점과 타 업종에 비해 자원의 문제가 적고, 연안국의 조업능력이 부족하다는 측면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시장관점에서 본다면 동유럽의 EU통합, 중동과 남미 등 신흥 소비국의 등장으로 지속적으로 참치캔 수요의 증가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FAO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참치수출시장은 약 66억 달러로 전체 수산물시장 854억 달러의 7.7%를 차지하는 세계 4대 수산물이고, 세계 참치 생산량은 1990년 297만6,000톤 이었던 것이 2007년에는 4,400천톤까지 연평균 2.3%씩 성장하고 있다.

 식량자원 가치 측면에서 볼 때 국내적으로는 대중적 어종의 공급 감소와 식 문화 변화 등으로 참치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세계적으로도 신흥 경제성장국들의 참치캔 소비 증가 등으로 참치 수요는 지속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최근 AI, 구제역, 광우병 등의 창궐로 육류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대체품으로 참치의 선호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참치산업이 현재 국내 보유 선박의 노령화와 선원의 구인난 등으로 인한 점차적인 국제 경쟁력 상실과 최근 변화되고 있는 연안국의 투자와 연계된 입어 정책 변화 등은 우리나라 원양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참치어업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원양산업 특히 참치어업의 산업적 가치와 식량자원으로서 중요성을 고려 시 전략적 육성사업으로 선정 투자가 필요한 실정으로서 전략산업으로 참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당면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우리나라 보유 선박의 선령 개선이 시급하다.  참치 선망선의 경우 한국은 선령이 20년 이상인 선박이 전체 29척의 69%나 되고, 이중 30년 이상인 선박도 4척이나 된다. 또 참치 연승선의 경우에도 별반 다르지 않아 전체 158척 중 15년 이상의 선박이 98%에 달하고, 30년 이상 된 선박도 4척이나 된다. 주요 경쟁국인 대만이나 일본의   선박 대부분이 선령 15년 미만인 점을 고려시 선령 개선을 더 이상 늦춘다면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우리나라 선박이 주로 조업하는 중서부태평양 수역(WCPO)에서는 VDS(Vessel Days Scheme)이 채택되어 높은 조업효율이 요구되고 있으므로 그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원양어선 계획조선사업’을 추진 2016년까지 약 40여 척의 어선 신조를 검토하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업계의 한사람으로서 이러한 정책 변화에 대하여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지금부터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신조선 대체사업을 추진하여 선박들의 선령을 개선해 나가야 우리나라 원양산업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본다.

 둘째, 우리나라의 주요 어장인 WCPO는 연안국의 EEZ에 대한 의존도가 80%에 이르므로 연안국과의 관계와 경제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러한 연안국이 최근 입어 정책을 단순 입어료 수불 방식에서 투자 및 경제기여도와 연계한 입어권 판매 방식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각국이 앞다투어 자원확보를 위해 연안국경제 지원과 투자를 발표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예로서 주요 조업 경쟁국인 미국은 태평양 연안국 FFA 17개국에 연간 $21,000,000을 지원 2013년까지 최고 40척에 대한 입어권을 확보하고 있고, 일본은 주요 연안국에 항만, 공항, 학교, 병원, 도로등 SOC 투자에 수천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으며 ,대만은  솔로몬에 매년 $8.9백만, 투발루에 $1.7백만등 연간 수백만달러씩 연안국들에 지원을  하고 있고 중국과 EU도 대규모 지원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에서야 연 $30만 정도 규모의 물자를 제공하는데 그치고 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타  경쟁국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투자 및 지원으로서는 입어권 경쟁에서 멀찌감치 밀려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최근 민간회사를 중심으로 연안국에 대한 투자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주요국가에 어항건설을 지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정부차원의 지원사업이 실행되어야 입어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반드시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각종 법적, 제도적 개선이 부분이다. 이중 특히 한국 선박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 해기사 관련법인 선박직원법과 선박 안전 관련법인 선박안전법이다. 우리나라의 선박직원법은 상선관련 협약인 STCW 협약을 근거로 하고 있으나 STCW 협약 제외 대상인 어선원에 대하여도 적용을 하고 있는 관계로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여러 차례 개정을 건의한바 있으나 여러가지 국내문제로 인하여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선박직원법의 경우, 선박 크기에 따라 항해사 2~4명, 기관사 2~4명, 통신장 1명 등 최소 5~9명의 법정사관을 승선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너무나 과다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항해사, 기관사 각 1명씩만 탑승하면 되고, 주요 EU국가들도 항해사, 기관사 각 2명씩으로 규정하고 있다.

 부족한 해기사 수급 여건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법정사관은 경영에 부담을 초래하고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승무 정원 미달로 인한 전과자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정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선박 안전법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SOLAS 협약에는 어선이 제외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어선을 포함하여 적용시키고 있어 역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어선의 경우 정기검사 5년의 기간 중 2회의 상가검사를 포함 1종 및 2종 중간검사 총 4회 수검하여야 하는 반면 미국의 경우 신호탄이나 구명보트등 기본적인 안전장비 검사만 매 2년 단위로 실시하고 일본의 경우에도 5년 중 1회만 중간검사를 실시하는 등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각종 규제가 우리 원양산업의 발전에 발목을 잡는 반면, 정부의 지원은 다소 부족하여 타 경쟁국들의 선단들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참치 선단은 타국에 비해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 경쟁국에 비해 비교적 우수한 실적을 거양하고 있다. 앞에 열거한 몇 가지 당면 과제를  정부와 민간이 하나가 되어 해결한다면 앞으로도 경쟁력을 계속 지켜나가며 우리 원양산업은 식량 안보의 첨병 및 수출 효자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수 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동원산업 주식회사
 해양수산 본부장 이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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