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GM) 어류 개발과 전망
유전자변형(GM) 어류 개발과 전망
  • 공희정 국립수산과학원 박사
  • 승인 2014.02.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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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어류 개발, 안전성 체계 연구로 새 부가가치 창출


▲ GM연어

캐나다 GM 연어 수정란 생산 승인 후 중국 GM 잉어 상업화 이어질 듯

캐나다 GM 연어 수정란 생산 승인 후 중국 GM 잉어 상업화 이어질 듯
지난 해 11월 캐나다에서는 자국 내에서 유전자변형(GM) 연어(AquaAdvantage salmon) 수정란의 생산을 승인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향후 GM 연어가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GM 연어 육성에 대한 승인과 미국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수정란 생산 승인은 GM 연어의 상업화가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GM 연어 승인은 GM 어류를 식용으로 이용하는 최초의 사례로서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계기로 GM 어류 개발이 세계적으로 더욱 활발해지고 이와 관련된 정책 개발과 관련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중국이 개발한 GM 잉어의 상업화가 그 뒤를 이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GM 어류가 인체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GM 반대 진영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GM 기술은 식용 어류뿐만 아니라 관상어 개발에도 이용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GM 형광 제브라피쉬와 메다카 등이 대만과 싱가폴에서 개발됐고, 미국과 대만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GM 어류가 상업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함에 따라, 국내 유입에 대비해 GM 어류에 대한 이해와 함께, 법적 사항 및 안전관리 등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전자변형(GM) 어류 개발 배경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통계에 따르면 어획량은 2000년 9,350만 톤에서 2011년 9,040만 톤으로 약 300만 톤 감소했고, 양식 생산량은 같은 기간 동안 3,240만 톤에서 6,360만 톤으로 약 3,000만 톤 증가했다. 수산물 소비량은 같은 기간 동안 9,580만 톤에서 1억 3,080만 톤으로 약 36% 증가했다.

수산물 소비 증가에 따른 생산량 증대를 위해 양식산업이 발전해왔지만, 최근 양식산업도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생산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양식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기 위한 전략적 방안으로 성장촉진, 질병내성, 저온내성의 목적으로 GM 어류 개발이 시작됐다.

GM 어류 개발은 1980년대 중반 무지개송어(rainbow trout, Oncorhynchus mykiss) 수정란에 외래 유전자를 도입한 것이 첫 사례이다. 이후 약 40여 종의 어류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형질전환 연구가 진행됐고, 다양한 어류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류는 다른 척추동물에 비해 한 세대가 짧고 한 번에 많은 수의 알을 생산하며 그 알은 조작하기 쉬워 유전자를 도입하기 용이한 장점이 있다. 식용뿐만 아니라 관상용 또는 유용물질 생산 등 유용형질을 획득한 GM 어류가 개발되고 있다.

유전자변형(GM) 어류 개발 사례

△성장촉진

양식산업의 생산성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성장성이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GM 어류 개발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GM 기술에 의한 성장촉진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어종은 연어이다.

왕연어(chinook salmon, Oncorhynchus tshawytscha) 성장호르몬 유전자를 대서양연어(Atlantic salmon, Salmo salar) 수정란에 도입해 GM 연어를 개발했다(사진 1). GM 연어는 일반 연어에 비해 평균 3~5배 빠르게 성장하며, 특히 초기 몇 달 간은 10~30배에 이르는 성장촉진 효과가 나타났다. GM 연어 개발사인 아쿠아바운티(AquaBounty)社는 1995년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 상업화를 위한 승인 신청을 했고 2013년 4월 미국 FDA로부터 식품 및 환경안전성에 대한 승인 결정을 받았으며 현재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에서 개발된 GM 잉어는 초어(grass carp, Ctenopharyngodon idellus) 성장호르몬 유전자를 잉어 수정란에 도입해 개발됐다. 2000년도 중국 우한(Wuhan) 양식장에서 시범 생산된 GM 잉어는 1~3세대에서 평균 1.4~2.5배 빠르게 성장했다. 2003년부터 GM 잉어의 삼배체 불임기술 개발과 환경위해성 평가와 관련된 많은 보고가 있는데, 이는 상업화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미꾸라지(mud loach, Misgurnus mizolepsis)와 잉어를 대상으로 GM 어류 개발이 시작되었다. 미꾸라지 성장호르몬 유전자를 이용해서 일반 미꾸라지보다 최대 36배 빨리 자라는 GM 미꾸라지를 개발했다. GM 미꾸라지는 수정 후 40일 만에 상품크기에 이르고 사료 전환 효율이 190% 정도 증가했다. 또한 GM 잉어는 부화 후 6개월 만에 일반 잉어에 비해 약 16배 더 크게 자랐다.

그 외에도 무지개송어, 은연어, 왕연어, 틸라피아, 차넬메기, 돔류, 북극민물송어에서 성장호르몬 유전자를 이용해 성장률을 증가시키려는 노력이 있었다. 이들 GM 어류는 일반 어류와 같은 먹이량을 섭취했을 경우 체중 증가율이 높기 때문에 사료비용 절감으로 양식 어민들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줄 수 있으며, 급이 후 남은 사료가 적어 GM 어류가 환경 친화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 GM엔젤피쉬

△질병내성

질병에 의한 어류 대량폐사가 가져오는 막대한 손실을 막기 위하여 질병 저항성을 갖는 GM 어류가 개발되었다. 무지개송어 lysozyme 유전자를 대서양연어에 도입하고, 누에나방 항미생물 단백질 cecropin 유전자를 메다카에 도입해 질병저항성을 증가시킨 사례가 있다. 또한 cecropin 유전자를 차넬메기에 도입해 Edwardsiella ictalurii에 의한 장 패혈증 발생을 줄인 사례도 있다. 제브라피쉬에서 틸라피아 hepcidin과 새우 chelonianin 등 항균 단백질 유전자를 각각 도입한 후 질병저항성에 대한 영향을 조사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시도는 양식 현장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관점이 치료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되고 있는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저온내성

겨울철 수온이 내려가면 어류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0~1℃ 아래에서 생존하는 어류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온대지역에서는 겨울철 양식어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양식어류의 저온내성을 증가시켜 대량 폐사를 막을 수 있다면 이 또한 생산량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1990년대 중반 금붕어에 ocean pout 항동결단백질 유전자를 도입해 저온내성을 증가시키려는 시도가 있었고, winter flounder와 ocean pout의 항동결단백질 유전자를 대서양 연어에 도입해 대서양연어의 저온 내성을 증가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를 국내에 적용한다면 겨울철 저수온에 의한 폐사가 많은 돔류의 양식 생산량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상용

세계 관상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는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관상어 개발에 GM 기술을 이용했다. GM 기술은 신품종 개발에 있어서 기존의 선발육종이나 염색약 주입법에 비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GM 관상어는 산호나 해파리  형광단백질 유전자를 대상종 수정란에 주입해 근육에서 형광을 나타낸다. 대만 Taikong 社의 GM 메다카는 2003년 4월부터 대만에서 판매됐고, 2004년 1월에는 싱가포르의 GM 제브라피쉬가 미국 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형광관상어에 대한 판매량이나 소비자 선호도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지만 아름다운 체색 때문에 미국에서 형광 제브라피쉬가 일반 제브라피쉬에 비해 약 5~10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GM 제브라피쉬 개발은 오염원에 따라서 체색이 변화하는 오염지표용 어류 개발을 목표로 시작됐으나 관상용으로 먼저 상업화됐다.

국내에서는 2010년 부경대학교에서 형광단백질 유전자를 이용해 붉은 체색을 띠는 GM 바다송사리(marine medaka, Oryzias dancena)를 개발했다. 적색, 녹색, 청록색 또는 주황색 등 형광을 나타내는 다양한 GM 바다송사리가 개발됐다. 2011년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우리나라 고유종 각시붕어에 산호 형광단백질 유전자를 이용해 GM 붉은 형광 각시붕어를 개발했다. 현재 안정적으로 형광을 나타내는 최적 계통의 확립과 안전관리를 위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붉은 형광 각시붕어 개발은 우리나라 고유종의 관상학적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형광각시붕어

△유용물질 생산

최근 GM 어류를 고가의 유용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생물반응기(bioreactor)로서 개발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6년 GM 염소에서 생산한 항응고제 안티트롬빈(Atryn)이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를 승인받은 후, 유용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GM 어류 개발이 활발해졌다. 인슐린을 생산하는 GM 틸라피아와 혈액응고 단백질을 생산하는 GM African catfish, 틸라피아 등이 개발됐다. 또한 어류를 섭취할 때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할 목적으로 어류 근육에서 비타민 C가 생산되는 GM 메다카와 catfish가 개발됐다.

△오염지표

앞에서 잠시 언급된 오염원에 의해 체색이 변화하는 오염지표용 GM 어류 개발도 매우 유용한 분야이다. 하천의 주요 오염원인 환경호르몬에 반응하는 유전자를 이용해 오염지표용 GM 제브라피쉬나 메다카를 개발했다. 국내에서도 환경호르몬에 오염된 물에 노출될 경우 간에서 형광을 나타나는 GM 어류를 개발해 생체 바이오마커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유전자변형(GM) 어류 개발 전망

GM 기술은 빨리 자라고 질병과 한파에 잘 견디는 양식 어종뿐만 아니라 유익한 물질을 생산하거나 환경모니터링, 관상용 어류를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다양한 어종에서 여러 가지 목적으로 GM 어류가 개발되고 상업화가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GM 엔젤피쉬와 시클리드 등 GM 관상어와 양식용 GM 무지개송어와 틸라피아에 대한 상업화가 계획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GM 어류 개발과 이용을 위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는 안전성 확보이다. GM 어류가 식품으로 섭취됐을 때 인체에 대한 영향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현시점에서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GM 콩이나 옥수수의 경우 20여 년 전부터 식용이나 사료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많을 정도로 안전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다. 실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 전환에 실패해 상업화를 포기한 사례도 있는데, 인 대사율을 높여 환경오염을 줄이도록 설계된 GM 돼지(EnviropigTM)는 승인 심사과정에서 상업화가 중단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GM 기술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기회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GM 어류 개발과 함께 안전성을 확보를 위한 과학적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 공희정 국립수산과학원 생명공학과 박사
국립수산과학원은 GM 어류 개발과 국내 해양수산 환경보호를 위한 GM 어류 안전관리에 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2008년 시행된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GM 어류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검색 기술을 개발하는 등 해양수산 GM 생물체의 안전성에 대한 평가와 심사 등을 위한 연구도 수행 중이다. 올 초에는 GM 수산생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GM 수산생물의 개발 현황 및 심사체계와 안전관리 정보’를 정리한 정보집을 관련 기관에 배포하기도 했다.

앞으로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수산업의 미래산업화를 위해 GM 어류를 개발하고 과학적인 안전성 평가 체계를 마련해 안전하게 관리함으로써 양식산업을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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