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관리어업 추진 우수 공동체를 찾아서
자율관리어업 추진 우수 공동체를 찾아서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07.14 0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스로 만드는 풍요로운 어촌
지난해 진행된 자율관리어업 성공사례 전수 현장 교육
지난해 진행된 자율관리어업 성공사례 전수 현장 교육

자율관리어업에 참여하는 공동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자체 규약을 설정해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관리하며 이를 소득 증대로 이어가고 있다. 자율관리어업 활동으로 어촌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우수 공동체 4곳을 추려 소개한다.

 

정자자망어업공동체(연근해어업)

국내에서 생산되는 가자미 70%는 울산 정자항에서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산 정자자망어업공동체(위원장 손주태, 회원 수 33명)는 가자미 생산량이 많은 정자항을 지속적으로 관리·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정자항을 울산의 명소로 만들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자율관리어업을 시작했다.

정자자망어업공동체는 △어구 수 축소 사용 △채포 체장 제한 △조업 금지 기간 확대 △어장 휴식년제 △TAC 생산량 규제 △해적생물 구제 △어장청소 △공동체 주관 교육 등을 실시하며 자율관리어업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저감 생산을 위해 자발적으로 어구 수를 줄여 조업하며 모범 공동체의 면모를 보였다. 이외에도 지난해 하반기에만 19회의 어장청소와 해적 생물 구제 활동을 수행하며 자율관리어업을 실천했다.

손주태 정자자망어업공동체 위원장은 “자율관리어업을 수행하면서 어업현실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점점 개체 수가 줄고 있는 어종들이 많아지고 있다.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공동체 운영 회의에 참석한 회원들
공동체 운영 회의에 참석한 회원들

송석자율관리어업공동체(복합어업)

충남 서천 송석자율관리어업공동체(위원장 공무철, 회원 수 189명)는 마을어업과, 양식어업 등의 활동을 하는 회원들로 구성돼있다. 주요 생산 품종은 김, 패류, 꽃게, 대하, 기타 어류 등이며 이들은 △어장 휴식년제 △TAC를 통한 생산량 규제 △특정 어구 및 어법 사용 금지 등 자체 규약을 설정해 지키며 어업하고 있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어장 휴식년제로 송석공동체 회원들은 지난 1월부터 오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서천 양식 제70호’ 바지락 어장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패류를 대상으로 1일 1어가 당 60kg 이내(단, 동죽 100kg 이내)로 생산하는 TAC를 스스로 설정했으며, 수산자원 남획을 막기 위해 이를 유발하는 소형기선저인망 어업을 금하고 삼중자망 등의 유사 어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송석공동체는 자율적으로 어장 감시단을 운영하며 불법어업, 어린 고기 포획자를 감시하고 공동어장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이가 없도록 하고 있다.

 

익산자율관리어업공동체(내수면)

내수면 채포어업을 하고 있는 전북 익산자율관리어업공동체(위원장 윤승례, 회원 수 13명)는 2013년부터 자율관리어업을 실천해왔다. 대표 활동으로 익산공동체는 특정 어종에 대해 1인당 1일 채포량을 설정했다. 붕어의 경우 인당 하루에 최대 40kg, 미꾸라지는 최대 20kg까지 생산 가능하다.

채포 체장에도 제한을 두고 어업 활동을 한다. 35cm 이하의 붕어와 15cm 이하의 미꾸라지는 잡지 않는다. 수산 종자 방류와 유해어종 구제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익산 공동체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붕어, 메기 등의 수산 자원 2만 5,000마리를 만경강에 방류했으며, 베스와 블루길 같은 유해어종은 꾸준한 구제활동으로 퇴치하고 있다.

우수한 자율관리어업을 수행해 온 익산 공동체는 국비, 도비, 시·군비를 사업비로 지원받아 2018년에는 냉동창고를 완공했으며, 2019년에는 교육 시설을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가공시설 준공 사업을 낙찰받아 최근 착공에 들어갔다. 앞으로는 가공시설을 통해 보양식품을 만들어 소득 창출을 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윤승례 위원장은 “많은 선배 어업인들이 자율관리어업에 참여해왔기 때문에 잘 다듬어진 운영 패턴을 전수받고 학습할 수 있었다”며 “해를 더해가면서 우리 공동체만의 노하우를 쌓고 있다. 가족 같은 분위기로 서로 소통하고 투명한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산 자원 조성을 위해 메기 방류사업을 실시한 익산자율관리어업공동체 회원들
수산 자원 조성을 위해 메기 방류사업을 실시한 익산자율관리어업공동체 회원들

 

설리자율관리어업공동체(마을어업)

지난해 8월 전국 자율관리어업공동체 평가에서 최우수 공동체로 선정된 경남 남해군 설리자율관리어업공동체(위원장 김귀영, 회원 수 24명). 설리 공동체는 상금 1억 원을 포함해 총 2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고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설리 공동체의 주요 사업은 △수산자원관리사업(어장 휴식년제, TAC 참여, 포획금지체장 확대, 시험양식, 종자 방류) △어장관리사업(저질 개선, 투석, 해적생물 구제, 어장청소) △경영개선 수익사업(계통출하, 공동판매, 지역 특산물 개발) △질서유지 활동(교육, 선진지 견학, 불법어업 자율감시) 사업 등이다.

공동체원들의 실천과 노력으로 해당 지역의 어업소득은 2017년 1,800만 원에서 2018년 1억 원, 2019년 1억 4,700만 원으로 3년 동안 8배 이상 증가했다.

설리 어촌계는 가입 조건을 완화해 귀어귀촌의 진입장벽을 낮춰 귀감이 되고 있다. 2020년 기준 최근 4년간 4가구 12명이 귀어했고, 그중 3명은 공동체 회원으로 가입해 자율관리어업을 실천하고 있다.

김귀영 설리자율관리어업공동체 위원장은 “개인이 아닌 단체로 운영을 하며 마을 공동체의 협동심을 기를 수 있었다”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단합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자율관리어업활동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율관리어업공동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어장 청소
자율관리어업공동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어장 청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