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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4 10:15
[현대해양] 기후 변화 대응과 해양 개발이 동시에 추진되는 오늘날, 바다는 에너지와 자원의 보고이자 인간 활동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그곳은 인간의 발길이 가장 늦게 닿았지만, 변화는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해사 채취, 준설, 항만 확장과 같은 해저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부유 퇴적물 때문이다. 부유 퇴적물은 미세한 점토와 실트, 유기물 입자가 물속에 떠다니는 상태를 말한다. 겉보기에는 일시적인 탁도로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빛을 차단하고, 아가미나 여과기관을 막으며,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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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3 16:11
[현대해양]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양강국으로서 수중 공사, 선박 유지보수, 해상풍력, 어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잠수가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매년 5~6건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도 지난 9월까지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였다. 최근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잠수작업 사망사고 사례를 통해 사고 원인에 대한 2가지 쟁점을 살펴보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 등 국내 산업잠수 분야의 작업환경 개선 및 사고예방을 위한 대책 방안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두고 서술하고자 한다.선박 하부 청소 작업 중 잠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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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2 08:51
[현대해양] 요즘 동해안 어업인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예전 에는 고기가 잡히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많이 잡혀서 걱정이다. 지난 여름 고등어, 정어리, 참치가 쏟아져 들어왔지만 어업인의 얼굴에는 웃음이 없었다.잡을수록 손해이기 때문이다. 풍어(豊漁)가 기쁨이 아니라 고통이 된 시대, 동해의 바다는 지금 역설의 한가운데 서 있다. 과거 동해는 오징어, 명태, 도루묵이 대표 어종이었다. 1970~80년대에는 ‘물 반 고기 반’이라 할 만큼 명태가 지천이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겨울이면 오징어로 항구가 붐볐다. 그 수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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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7 09:31
[현대해양] 「피란수도 부산」에서 ‘피란수도’란 단어는 생소하였다. 지금까지 우린 부산은 「한국 전쟁기간 임시수도」로 주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피란수도 부산은 「Busan as Wartime Capital」로 ‘한국전쟁기 수도, 부산’의 의미이기 때문에 엎어치나 메치나 같은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피란수도’라는 단어는 ‘임시수도’보다 전쟁으로 인한 피란민의 참혹한 현실과 삶의 애환이 가슴으로 훅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것은 ‘임시수도’는 정부의 관점인데 비해 ‘피란수도’는 피란민의 관점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한국전쟁기 피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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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6 08:35
[현대해양]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은 전 세계적 흐름이다. 그중 해상풍력발전은 육상보다 바람 자원이 풍부하고 대규모 단지 조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30년까지 약 1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설비 보급을 목표로 하며, 서·남해와 제주 해역을 중심으로 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해상풍력발전은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는 동시에 수중소음·전자기장·부유사 발생 등 해양생태계에 대한 새로운 논란을 안고 있다. 거대한 파일을 해저에 삽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음은 수십 킬로미터까지 전파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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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0 08:46
[현대해양] 두족류(Cephalopods)는 머리에 발이 달려있다는 의미로, 머리 두(頭), 발 족(足)를 써서 두족류라고 부른다. 두족류는 크게 갑오징어목, 오징어목, 문어목으로 분류하는데, 몸의 형태(지느러미, 몸통, 다리)와 팔의 수, 갑(shell)의 유무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두족류는 2024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생산량(약 84만 톤)의 약 4.9%(4만 톤)에 불과하지만, 생산금액은 17.3%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품종이라고 할 수 있다. 두족류 중에서도 살오징어(33.1%), 문어류(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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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0 08:46
[현대해양] 올여름은 장마와 폭염이 교차하며 유난히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졌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 기후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 특히 해수면 온도의 상승을 꼽는다.실제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6차 보고서에서는 기후 변화를 일으킨 원인이 인류일 확률을 99%로 지목할 정도로,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가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구는 더 뜨거워지고, 극단적 기후 현상은 점점 더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다는 단순히 기후 피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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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8 06:18
[현대해양] 해양 공간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밀하고 지속 가능한 해양 정보 확보에 대한 요구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수로 및 해양 측량 분야는 단순한 수심 조사에서 벗어나 고해상도 해저 지형 분석, 해양 구조물 안전 진단 등 다양한 분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기존의 해양 측량 방식은 대규모 선박 이용, 고중량의 장비, 다수의 인력이 필요하며,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 최근 들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무인 해양 측량(Unmanned Hydrographic Survey)이 새로운 대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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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2 09:39
[현대해양] 국내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아라온호는 남극과 북극에서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남극 기지의 보급 지원 수행을 목적으로 건조된 국가 대형 연구 시설이자 국내 최초 쇄빙연구선으로 총톤수 7,507톤, 길이 111m, 항해속력은 12노트(22.2㎞/h), 1미터 두께의 해빙을 시속 3노트(약 5.6㎞/h)의 속력으로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음향 측심장치(Mui-beam echo sounder), 탄성파 장비(Seismic system), 해수 분석 장비(CTD) 및 해저 퇴적물 채취 장비를 비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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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4 12:51
[현대해양] 우리나라 연근해 해역에는 약 2,000여 척 이상의 크고 작은 선박들이 침몰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침몰선은 연안의 해양 환경 오염과 해양 사고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에서는 일부 침몰선박에 잔존유의 양을 확인하고 회수하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특히 수심이 깊은 해역(약 91m까지)의 침몰선박에 대한 작업을 위해서는 표면공급식 잠수장비를 이용하여 주로 산소와 헬륨을 일정 비율로 혼합한 기체인 헬리옥스(Heliox)를 주입하여 고도로 숙련된 잠수사가 작업을 하게 된다.이 작업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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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4 12:51
[현대해양] 해양 개발이 본격화될수록 해양 생태계 교란, 해수 화학적 변화, 해저 지형 훼손과 같은 환경적 리스크 또한 커진다. 특히 대규모 개발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연안 해역에서는 수질 오염이나 서식지 파괴 등이 잦아 단기적 손실을 넘어 장기적인 생태계 퇴행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려면, 해양 이용에 대한 실시간 해양환경 모니터링 기술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최근의 해양 개발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해류, 기온, 수온, 부유 물질, 생물 분포 등 복합적인 데이터를 고려해야만 환경 피해를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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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7 08:16
[현대해양]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2018년)란 그 전신인 TPP가 미국(트럼프 1기 때)의 탈퇴로 일본, 호주, 캐나다, 칠레 등 환태평양 11개국이 결성한 다자 FTA(자유무역협정)이다. 한국, 중국, 대만은 2022년 가입 신청하였으나 한국은 자진 유예, 중국 대만은 회원국 전원 동의 조건에 의해 부결되었으며, 영국은 2024년 추가 가입하여 현재 총가맹국은 12개국이다.한국이 불참한 사정은 가입 시 농수산업 피해 양산과 불확실한 경제 실익, CPTPP 가맹 대부분 회원국과 FTA 체결되어 일본, 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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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1 09:09
[현대해양]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라는 노래를 친구들과 함께 부르며 모래놀이를 하던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놀이터의 모랫바닥이나 해변에 드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을 거닐 때면 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모래는 우리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지만, 해양생물에게는 서식, 산란 등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고, 한편으로는 오염물질을 흡수하거나 재해를 막아주는 천연방파제의 역할을 한다.그러나 인간과 해양생태계에 꼭 필요한 바닷모래가 점점 감소되고 있다. 바로 위의 가사에 나오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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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6 10:05
[현대해양] 미 정부의 자국 조선·해운 정책이 급변하는 가운데 우리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미국을 위한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 S.A.A)’은 미국의 상선 선대를 대폭 확충하고, 해군 함정 건조 역량 강화 등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한국의 조선·해운 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그러나 본 사안은 단순한 민간 차원의 시장 참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해운 및 상선 선대 확충은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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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6 10:05
[현대해양] 미국이 주요 25개 교역국을 대상으로 모든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에 새로운 긴장과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4월 5일부터 기본관세 10%가 일괄 적용되었으며, 여기에 더해 국가별 관세 수준을 반영한 상호관세 조치가 90일 유예 후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에서 한국(25%)을 비롯해 일본(24%), 베트남(22%), EU와 멕시코(각 20%) 등 대부분의 주요 수출국이 고율 관세 대상에 포함되었고, 중국에는 무려 14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었다.이에 대응해 중국은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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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6 10:05
[현대해양] 지구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인류 생존과 직결되며 다양한 생태계의 보고이다. 수산업과 해운, 관광 등 수많은 산업이 바다를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바다는 지구 기후 조절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과 산업화로 인해 해양으로 다양한 유해 물질이 유입되고 있으며, 그 중 퇴적물 오염은 수십 년간 누적된 산업폐수, 중금속, 유기오염물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해양생태계와 인류 건강에 장기적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전국 주요 항만 중에서는 퇴적물 내 중금속 농도가 기준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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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4 06:50
[현대해양] 2016년 진행된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등장한 알파고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인간의 사고 방식과 역할을 다시금 고민하게 만들었으며, 이후 AI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빠르게 도입되었다. 의료, 금융, 교통 등 우리의 삶과 밀접한 영역에서 AI가 혁신을 주도하는 가운데, 해양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해양학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AI는 이 과정을 더욱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전통적인 해양 데이터 수집과 분석해양 환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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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4 06:50
[현대해양] 어선은 어획물 생산을 위한 사업장이자 어선원의 근로장소이자 복지공간이다. 그러나 노후어선으로 인해 다양한 사고와 어려움들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대응책으로 연근해어선 감척사업과 안전복지형 연근해어선 기반구축사업(구 연근해 노후어선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연근해어선 감척사업의 목적은 어업자원에 적합한 수준으로 어선을 감척하여 지속 가능한 수산물 생산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감척사업에 대한 어업인의 참여가 높지 않다.이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그중에서도 「수산업법」에서는 어업허가의 재산권성을 부정하고 있어 감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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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4 06:50
[현대해양] 지난 수년간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예측 불가능한 위기 상황을 겪으며 기존 공급망의 한계를 여실히 경험했다. 단일 국가나 단일 공급업체에 의존했던 ‘저비용·고효율’ 전략은 위기 발생 시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면서, 안정성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공급망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은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인 리쇼어링(Reshoring), 니어쇼어링(Near-shoring), 프랜드쇼어링(Friend Shoring) 전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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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2 21:27
[현대해양] 해양산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중요한 경제활동 무대다. 과거에는 주로 조선과 해운 분야가 부각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수산, 에너지, 관광, 레저·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이 융합하여 새로운 시장을 빠르게 열고 있다. 해상 물류 자동화, 자율운항 선박, 레저 서비스 등은 이미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투자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해양환경 오염, 자원 고갈, 시장 경쟁 심화 등이 맞물리면서 혁신과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도 적지 않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해양산업이 새로운 가치 창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