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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2 08:53
[현대해양] 지금 우리는 미증유의 대전환 시대를 살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해양 물류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으며,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시대의 개막은 해양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는 산업의 지형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파고의 한가운데,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에게 해양은 여전히 기회이자 미래다. 그러나 이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해양인재’를 어떻게 길러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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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0 11:44
[현대해양]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지난 20여 년 동안 북극해 얼음 면적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북극해에 ‘북동항로(NSR)’와 ‘북서항로(NWP)’로 알려진 두 개의 새로운 북극항로가 열리게 되었다. 북동항로는 러시아 해안을 따라가는 북극항로로 아시아와 유럽 간의 운송과 북극 자원 운송에 대부분 이용되는 항로이다. 반면 북서항로는 캐나다 북극을 가로질러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지만, 북동항로보다 운송 여건이 열악하고 운송 가능 기간도 매우 짧다. 따라서 국제 해운업계의 북극항로 개척은 사실상 북동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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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5 08:46
[현대해양] 2015년, 필자는 한 칼럼에서 ‘섬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그 제안은 시민사회와 학계, 정치와 행정의 협력을 타고 공론이 되었고, 마침내 ‘섬의 날’은 국가기념일이 되었다. 목포에는 종합 섬 행정의 허브인 한국섬진흥원이 세워졌다. 이 과정에서 국립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국회의원, 전문가, 한국섬재단 같은 민간단체들, 그리고 무엇보다 섬 주민 단체와 자발적 시민들이 함께했다. 매년 8월 8일이면 각지에서 축제와 기념식이 열리고, 섬의 가치를 공유하는 장면이 익숙해졌다. 성과는 분명하다. 그러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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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2 09:40
[현대해양]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 세계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해양수산 분야에서 신규 탄소흡수원(블루카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바다는 지구상 전체 탄소의 약 30% 이상을 흡수하는 지구 최대의 탄소 저장고 중 하나로 지구 기후를 안정화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바다를 통한 온실가스 저장·격리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다.블루카본은…블루카본이란 잘피, 염습지, 맹그로브와 같은 연안 생물과 해저 퇴적물이 흡수·저장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이들은 숲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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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4 08:25
[현대해양] 우리 사회는 저출생·고령화,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어촌은 그 영향을 가장 먼저 받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해수면어업 기준 어가인구는 2014년 14만 1,000명에서 2024년 8만 4,000명으로 감소했고, 고령화율은 같은 기간 32.17%에서 50.9%로 높아졌다. 이러한 흐름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청년세대의 유입과 안정적인 정착이 핵심인데, 이를 위한 주요 수단이 바로 ‘귀어귀촌’이라고 할 수 있다.정부는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일반농산어촌개발, 어촌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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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9 22:23
[현대해양] 어린 시절의 바다누구나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보낸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밀려오는 파도 소리, 소금기 섞인 짭짤한 바다 내음, 푸른 바다와 그 상공을 날고 있는 갈매기들의 날갯짓은 우리의 마음을 평화롭고 경이롭게 한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3,348개의 섬을 품은 해양국가이며, 우리 바다는 우리가 자연과 교감하며 성장한 삶의 터전이다. 해양은 문화, 정서, 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명의 뿌리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해양 환경 오염이 우리의 소중한 바다를 위협하는 지금, 우리는 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자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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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5 12:10
[현대해양]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그러나,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푸르러야 할 전국 곳곳의 산을 붉은 화염이 동시다발적으로 집어삼켰다. 산불은 해안가 마을까지 덮쳐 어선과 양식장에도 손실을 입혔다.이번 초대형 산불 화재로 3,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피해 영향 구역은 서울 여의도의 166배라고 한다. 역대급 산불이 났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대기뿐만 아니라 땅속도 건조해져 산불이 확산되기 쉬운 조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펴낸 보고서도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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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0 08:48
[현대해양]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강력한 문명국가의 조건은 해양패권이었다. 지중해의 강자 로마제국에서부터 신항로 개척시대의 주역 스페인 제국, 그리고 전 세계 해양 패권을 장악한 미국에 이르기까지, 바다는 언제나 교역과 안보의 중심이었다.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우리나라가 쌓아 올린 부(副)와 국제적 위상 역시 많은 부분을 바다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가 바라보는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조선업과 세계 6위의 해운력을 가진 해양국가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물동량 97% 이상이 바다를 거친다. 글로벌 해양 리더십을 구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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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0 11:20
[현대해양] 바다숲 블루카본의 의의블루카본은 육상 생태계에서 격리된 탄소인 그린카본과 대칭되는 용어로서 바다숲 블루카본은 바다숲 생태계로부터 격리된 탄소를 말하며, 바다숲은 연안해역에 형성되는 다양한 종류의 해조류나 잘피류의 군락과 함께 양식 해조류를 포함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블루카본으로 잘피, 염습지, 맹그로브 등을 인증하고 있으나 해조류를 포함하는 바다숲도 곧 인증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해조류는 얕은 해역에서 암초나 모래땅에 서식하는 식물이다. 광합성을 수행하여 해양 생태계의 중요한 탄소 흡수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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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6 08:25
[현대해양] 대전환 시대의 바다우리는 산업화 이후 세계화, 정보화 등의 시대적 전환을 거치며, 사회는 물론 개인의 일상에까지 영향을 끼친 다양한 변혁을 자양분으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다.무릇 세계 경제나 정치를 주도한 세력들은 이러한 대전환을 선도하느냐, 그 도도한 흐름에 편승 또는 역행하느냐에 따라 명운이 갈리는 양상을 반복해 왔으며, 미래 또한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더욱 진보한 미래를 설계하고, 새로운 변혁과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시대정신은 무엇일까?E.H 카는 “보다 밝은 미래에 대한 시적(詩的)인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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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3 16:32
[현대해양] 최근 매년 갱신되는 기록적인 폭염은 전 세계 기온을 상승시키며 다양한 자연재해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육지보다 훨씬 많은 열을 머금는 바다의 특성상 해수면의 온도가 더욱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에 우리 바다는 평년보다 최고 2~4도나 높은 이례적인 고수온을 보여 해양관측을 시작한 지난 57년 동안 가장 높은 수온을 기록하였다.이에 지난해 우리 수산업은 해양 온난화에 따른 고수온 현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남해안 지역의 주요 양식품종인 우럭, 전복, 멍게 등 고수온에 취약한 품종의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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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1 10:53
[현대해양]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내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즉 미국 우선주의 정책(America First Policy) 파문이다. 이는 미국을 신고립주의로 이끌며 정치, 경제, 안보 등 다방면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안보 분야에서는 국제경찰 임무 중단, 안보 무임승차 불허가 예상된다. 하나같이 우리의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행동 강령이다.우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하여 그동안 애써 이룩한 ‘확장 억제전략’의 실효성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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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1 20:15
[현대해양]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수온에 민감한 어자원은 생존에 적합한 환경을 찾아 공해 등 멀리 서식 수역을 이동하고 있다. 또한 각국의 연근해 주변에서 어류의 집단 폐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어류는 생리학적으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이 부족한 변온동물이다. 문제는 수온에 따라 용존 산소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이것이 어류에게 호흡장애, 혈액의 pH 불균형, 삼투 조절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어류에게 수온 1도의 상승은 마치 사람에게 있어 공중목욕탕의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과 같은 쇼크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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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0 08:18
[현대해양] 물고기가 넘쳐나는 바다를 향해 만선(滿船)의 부푼 희망을 품고 출항하는 어선들의 힘찬 뱃고동 소리와 가족의 생계와 삶을 책임져야 했던 바닷속 젊은 상군 해녀의 물질과 숨비소리, 동네 아낙네들이 마을어장에서 함께 작업하고 나누었던 공동체적 삶의 모습 등은 풍요로웠던 우리 바다와 활력이 넘쳐나던 어촌마을의 모습이다.하지만 이제 활력과 생동감이 넘쳤던 어촌의 삶과 풍경은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우리 인류는 바다와 내수면 근처에 촌락을 형성하여 생명을 지키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해 왔으나, 산업혁명 이후의 급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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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3 13:43
[현대해양] “안전은 사고가 아닌 예방에서 시작된다” 미국의 포드 자동차 회사 창설자인 헨리 포드가 한 말처럼 위험이 발생하기 전에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고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서는 6위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소득 수준의 증가는 여가 생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수상레저를 즐기는 인구의 수(2023년 추산 126만 명)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바다와 강, 호수로 떠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야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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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7 04:08
[현대해양]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가며 힘자랑을 하고 있는 요즘, 사람들은 ‘당장 바다로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할 것이다. 이 시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상을 보낸 많은 사람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다.해양관광 수요와 해양레저관광진흥법‘휴가’와 ‘여행’의 연관어 분석 결과를 보면 “휴가란 집, 회사, 일상을 벗어나 바닷가 숙소에 머물며 가족이나 친구와 맛집이나 카페에서 마음을 힐링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여행”이며 “여행이란 일상을 벗어나 바닷가 맛집이나 카페에서 가족 또는 친구와 맛있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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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8 08:15
[현대해양]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증가, 해양 산성화 등의 현상은 해양 생태계와 연안 지역 사회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해양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동향은 2023년 3월에 발간된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온난화 경향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AR5(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에 관한 평가보고서, Assesssment Report)에서 보고한 전 지구 지표 온도 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0.85℃ 상승에서, 최근 AR6에서는 약 1.1℃ 상승으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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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0 06:47
[현대해양] 1957년 제동산업 소속 제1 지남호를 필두로 시작된 한국 원양어업은 연근해 어업과 함께 국내 수산업의 양대 축으로 고급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약 70년에 달하는 우리 원양어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6.25전쟁 이후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1960~1970년대 명실상부한 외화 소득원과 수출 주력 산업으로 경제발전의 초석이 됐고, 현재까지도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그러나 중국이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원양어업을 중점 육성하고, 새로운 원양국가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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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22:25
[현대해양] 우리나라 국민들이 주식인 쌀보다 해산물을 더 먹는다고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지 않거나 매우 놀란다. 실제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1년간 소비하는 수산물량은 68.4 kg으로 1인당 쌀 소비량인 67.0 kg을 넘어섰다(2021년 기준).수산물 소비량 증가는 계속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2010년 세계 수산물 부족량이 940만 톤이었지만 2030년엔 9,200만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수산물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자급률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국내 수산물 소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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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8 09:30
[현대해양] 우리가 입고 쓰고 먹는 것들 대부분이 대양을 건너 해상 운송되어 우리에게 도착한 것들이다. 이와 같은 풍요로운 소비생활이 가능한 것은 약 6,800척의 선박이 전 세계 해상 공급망을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무역의 80%는 바닷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홍해 사태를 계기로 팬데믹 시기와 같은 물류 공급망 위기를 다시 한번 체감하고 있다.공급망 위기와 방안공급망 불안의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장기 해운 불황으로 인해 국내의 수많은 해운선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