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연구원 연구위원, 경제학 박사 채동렬 연구위원은 부산수산대학교 자원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포츠머스대학교에서 수산경제학 석사, 해양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경남연구원에서 어촌개발, 해양공간관리, 해양레저관광, 섬정책, 어업유산발굴 분야의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자칭 ”바닷가에서 일하고 산에서 휴식하는 사람“이며 [낭만산객의 등산이야기]라는 유튜브채널을 운영하는 디지털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현대해양] 인간은 왜 배를 타는가? 우리나라의 뱃놀이 문화는?인류가 배를 만들어 바다로 나아간 것은 생존을 위한 어업이나 교역이 목적이었지만, 문명이 진전되면서 ‘놀이로서의 항해’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유럽에서는 귀족들이 요트를 타며 자연과의 교감과 정신적 여유를 추구했고, 이로부터 오늘날의 서구식 세일링 문화가 발전했다. 이른바 ‘놀이배(pleasure craft)’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여유를 즐기면서도 자연에 도전하는 삶의 태도를 상징했다.그러나 한국에서 배를 탄다는 행위는 오랫동안 생업과 관계된 것이었다. 어
[현대해양]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사유재산인 토지에 건축물을 짓는 행위는 토지의 성격에 따라 규정된 건폐율과 용적률을 지키는 범위내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된다. 도심지역에 초고층빌딩이 들어설 경우에 주변 거주자들이 그늘이 생기는 것과 조망권의 제약을 이유로 반대 시위를 하는 사례가 있지만, 대다수의 지역에서는 개인 건축주의 자유로운 건축 행위가 보장된다. 그러나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는 적어도 바닷가에 인접한 토지에서 개인적인 용도의 건축행위를 규제하고 있고, 그러한 경향은 최근 기후변화 위기가 고조되면서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현대해양]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의 기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해안의 어촌 마을은 점점 더 식어간다. 열대야로 인해 공기만 뜨거울 뿐, 사람들의 발길이 매년 줄어들어 어촌 경제는 활기를 잃고 있다. 그나마 국내 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의 대부분은 물놀이에서부터 먹고 즐기기까지 각종 편의시설이 완비된 대형 리조트와 호텔에 머물고 있어서 해수욕장 주변이 예전처럼 북적이지는 않는다.한때 여름 해수욕장은 국민적 여가의 상징이자 어촌 경제의 심장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위상은 흔들리고 있다. 피서철이면 발 디딜 틈 없
[현대해양] 국립공원은 ‘한 나라를 대표할 만한 자연경관과 생태계,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지정하고 관리하는 지역’을 말한다. 세계에서 국립공원 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한 나라는 미국인데 1872년에 와이오밍주 북서부와 몬태나주, 아이다호주 일부를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이후 현재까지 400개소 이상의 국립공원과 국가보호구역을 지정·관리하고 있다.최초에 독특한 지형·경관과 우수한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국립공원이라는 제도를 고안했으나 현재 미국의 국립공원 정책은 ‘보존(Conservation, 자
[현대해양] 우리나라 어촌 정책의 혁신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새로운 어촌 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까지의 어촌 정책이 변화한 어촌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다음 두 가지 측면을 생각해 보자.첫째, 우리나라의 어촌은 산업화와 도시화의 시기를 거치면서 다양한 유형으로 분화되었으나 최근까지의 어촌 개발 사업은 전국 대다수의 어촌에서 거의 획일적인 내용이 추진되었다. 방파제 확장, 어구 보관 창고 건립, 어촌계 회관 또는 어업인 쉼터 조성 등 인프라 투자사업과 선진지 견학, 마을 리더 교육 등 역량강화사
[현대해양] 총경제적가치란?총경제적가치(TEV, Total Economic Value)는 자연 자원이나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유·무형의 직·간접적인 혜택을 모두 포괄해서 설명하는 경제학 용어로, 주로 환경경제학 분야에서 적용하고 있다. 이는 어떤 자연자원 또는 생태계 전체가 가지는 가치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으로 특히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가치, 즉 비시장가치의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개념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TEV의 구성요소는 학자들에 따라 다소 상이하게 설명하는데 독일 헬름홀츠 연구소의 바르트코프스키 박사는
[현대해양] 바다가 가진 가치, 바다가 제공할 수 있는 유·무형의 혜택을 모든 국민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모두의 바다’를 실현하기 위해서 해양관광은 어떻게 개발되어야 하는가?모든 국민이 바다로부터 얻기를 기대하는 가치를 크게 생태(환경)적 가치, 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세 영역은 서로 보완적이기도 하면서 대립되기도 하는 관계를 가진다.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관광 행위가 생태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지역사회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훼손·저해하는 결과를 야기하지 않고, 바다의 생태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이
[현대해양] 21세기는 해양경제의 시대21세기 들어 해양의 경제적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해양자원의 이용 수요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육상부존자원의 한계로 인한 해양자원 이용 수요의 증가’와 ‘인구증가·경제성장·글로벌화에 따른 개인의 소비량 증가’이다. 즉, 해양자원 이용에 대한 수요는 예전보다 현저히 커지고 있다.한편, 공급 측면에서는 해양자원 이용을 위한 기술의 혁신과 해양 접근성의 향상에 따라 수요량 증가에 대응할 만큼의 공급능력이 함께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이 해양자원
[현대해양] 이번 달에는 모두의 바다, 즉 모든 사람들이 바다가 주는 직·간접적인 혜택을 동등하게 누리는 상태를 실현하기 위해서 “바다에서 낚시를 하는 행위를 지금과 같이 느슨하게 규제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건전한 낚시 문화의 정착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는지도 알아보고자 한다.낚시, 소수 교양인의 고상한 취미대부분의 여가 활동은 직접적인 생산 활동에 참여하지 않아도 가족의 생계유지에 문제가 없는 특별한 사람들이 개발하거나 발전시킨 놀이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낚시라는 취미
[현대해양] 전망은 과거 역사 이해에서 출발지난 1월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5 해양수산전망대회’에 참석했다. 올해로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필자는 꽤 오래전부터 (아마도 10년 이상) 연초가 되면 해양수산전망대회 일정을 확인하고 있으며, 거의 매년 참석하고 있다. 같은 날 올해 28회째 맞이한 ‘농업전망 2025’가 농업분야를 중심으로 개최됐으나, 해양수산전망대회는 1차 산업인 수산분야를 넘어 해운·물류와 항만, 어촌지역 문제까지도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는 것 같다.매년 열리는
[현대해양] 우리나라의 어업역사 세계 최고(最古), 다양한 전통어업 전해일반적으로 4대 문명의 발상지를 인류 문명의 요람이라 한다. 이들 4대 문명 발상지에서는 비옥한 강 유역에서 농업경작을 시작함으로써 식량조달 문제가 해결되었고, 이후 도시형성, 청동기 사용, 문자(기록) 체계 개발, 과학기술 발전 등의 문명이 시작된 것이다. 즉,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농업이 시작됨으로써 마침내 인류는 물자가 풍족하고 생활이 편리한 문명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역사학에서 어떤 국가 또는 민족이 ‘농경사회에 접어들게 된 시기’는 그 집단
[현대해양] 어업자원, 수산자원, 해양생물자원을 구분할 수 있는가?어업자원과 수산자원은 무엇이며, 이들을 바다에 살고 있는 모든 동식물과 구분해서 지칭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필자가 대학교 2학년 때 전공필수과목이었던 ‘수산경제학’ 강의의 첫 시간을 회고해보면, ‘어업’과 ‘수산업’이라는 말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업자원’이라는 용어를 ‘수산자원’이라는 용어로 바꿔 쓰게 된 이유는 이러이러하고, 그래서 영어로 ‘Fisheries Economics’라 칭하는 학문 분야를 우리말로는 ‘어업경제학’이라고 칭
[현대해양] 수산물 유통 정책과 수산물 위탁판매제도우리나라에서 수산물 유통의 역사는 오래되었으나 근대화 이전에는 전국적으로 유통이 가능한 수산물 품목은 건어물과 염장품만 해당되었으며, 선어를 전국 각지에 유통한 것은 근대에 들어 이루어졌다. 과거에는 수산물을 부패하지 않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은 건조와 염장이 전부였고, 교통수단은 등짐을 진 도보이동에 의존했기 때문에 유통되는 물량은 제한적이었다. 근대화 이후 얼음을 공급받을 수 있고, 철도를 이용해 원거리를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됨으로써 수산물의 전국적인 유통이 시작되었다.이때
[현대해양] 먼저, ‘농어민’이라는 말을 ‘농어업인’이라는 말로 바꾸어 쓰게 된 지도 십 년 이상이 지난 것 같지만 여전히 ‘어업인’이라는 말은 익숙하지 않다. 본지 2009년 8월호의 사설에서도 “어민을 어업인으로 표현해야 어민의 자긍심이 살아나고 사회적 지위가 격상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필자 역시 이 지적에 공감할 뿐만 아니라 ‘어민’이라는 말이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지므로 본고에서는 ‘어업인’이라는 용어 대신 ‘어민’과 ‘어민단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한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어민단체는 수산업협동조합(줄여서 수협)
[현대해양] 바다, 소금기가 있는 ‘물’로 채워진 공간, 바닷속에는 가치 있는 동식물이 있고, 인류가 이것들을 이용한 역사는 오래됐다. 바다는 누구의 것인가? 지구상의 어느 문화권에서나 바다의 주인은 어민들이라는 것이 보편적으로 인정되어 온 것 같다. 바다의 주인을 ‘어민’이라 생각하게 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오래전부터 어민들에게만 바닷속의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기 때문이 아닐까? 바닷속의 물고기를 이용할 권리, 오늘은 어업권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바다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강·호수와 같은 담수 생태계를 이용하는 것
[현대해양] ‘모두의 바다’는 어떤 바다이며,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가? 바다가 주는 혜택을 국민 모두가 골고루 누릴 수 있다면 ‘모두의 바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자연자원이 이처럼 이상적으로 분배되지는 않겠지만, 12년의 학업 과정에서 바다와 바다자원을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분야를 공부했고, 이후 지금까지 약 20년 정도를 현실에서 마주하는 문제점과 정책적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이와 같이 ‘지극히 이상적인 상태’를 ‘반드시 실현해야 할 목표’로 두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오늘 말하고
[현대해양] ‘모두의 바다’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첫째는 해양수산분야 정책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만나게 되는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 - 어민, 어촌주민, 해양레저사업자, 과학기술연구자, 환경단체종사자, 행정관서와 공공기관의 업무담당자, 각종 위탁사무수행자 등 - 흔히 말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s)들과 이야기하면서 자주 듣게 되는 ‘바다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내가 가진 생각을 좀 더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었다. 또, 그렇게 체계화된 관점에서 현재 우리가 직면한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