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양] 해상 운송계약에서 화물 손해가 발생했을 때, 운송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헤이그비스비 규칙(국제 해상 화물 운송인의 책임 한도와 적용 범위를 규정한 국제 협약) 제3조6항은 화물 인도 시점부터 1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운송인의 책임이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운송인을 보호하기 위한 단기 소멸시효 제도다.최근 영국 법원은 The Taikoo Brilliance[2025] EWHC 1878 사건에서, 이 시효 규정에 대한‘소송의 범위’와 ‘갑판적 화물의 시효 적용’ 문제를
[현대해양] 1. 서론 – The Grand Amanda 판결2025년 7월에 판결이 내려진 영국법원의 “The Grand Amanda” 사건에서 선주는 정기용선계약 상 용선자의 지시에 따라 2014년 4월 우루과이에서 중국으로 약 70,000톤의 콩을 운송하였는데 약 40일의 항해결과 일부 화물에 변색 및 곰팡이 발생의 손상이 발생하였다. 선주와 용선자는 공히 해당 손상이 높은 수분을 갖은 화물 본래의 특성에 기인함을 확인했지만, 화주가 제기한 중국의 소송에서는 ‘화물 본래의 특성(inherent vice)’이라는 원인이 부당하게
[현대해양] 국민들에게 해양경찰은 일반 경찰에 비해 그 인지도가 낮아 다소 낯선 조직으로 여겨진다. 굵직한 해양 사건이 터지면 잠시 조명을 받다가 금세 사그라진다. 해양이라는 특수한 장소와 관련하여 직무를 수행하기 때문으로 보인다.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서 해양경찰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그만큼 매우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국민 권익과 수산자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불법조업을 단속하거나 독도 등 영유권 분쟁이 있는 지역의 경비 업무를 수행하면서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업무, 해양관련 범죄를 예방하고 수
[현대해양] 1. 서론화물 손해 사고에 있어 정기용선 하에서 선주와 용선자 간 책임 분담을 정한Interclub Agreement(이하 ICA)는 현재까지 정기용선계약의 표준 조항으로 널리 채택되고 있다.ICA는 그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왔으며, 최근에는 일부 조항을 수정, 보완하는 내용의 개정이 이루어져 ICA 2025로 발표되었다. 이에 어떠한 내용이 바뀌었는지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2. 주요 개정 내용이번 개정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1) 비용 분배 대상의 확대기존 ICA 제3조 (c)는 선주와
[현대해양] 1. 서론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위험 제거를 명분으로 이란을 공격했다. 최신 전투기를 동원하여 이란의 군사 및 핵개발 시설을 파괴하고 비밀요원의 드론 공격으로 이란의 군 고위인사 및 핵개발 과학자를 다수 제거하였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에 수백발의 탄도미사일 발사하며 반격했고 양측은 전면적인 전쟁에 돌입했다. 이후, 6월 22일 미국의 개입으로 양국이 휴전하였으나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상황에서 발생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과 관
[현대해양] 1. 서론헤이그 규칙은 많은 경우 선하증권 혹은 용선계약의 지상약관(Clause Paramount)로 편입된다. 헤이그 규칙은 화물에 관련된 분쟁에 대하여 청구인에게 1년의 시효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 소멸시효를 통해 운송인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다만, 운송인이 화물의 손상에 관해 1년보다 더 짧은 시효로 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경우, 이는 헤이그 규칙 제 3조 8항에 따라 무효가 된다. 물론 화물에 관련된 분쟁이 아닌 경우에는 계약에 따라 얼마든지 짧은 시효를 합의할 수 있다.따라서, 지상약관
[현대해양]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제주도에서 오징어 조업을 하는 관식(애순의 남편), 억척 같은 해녀 광례(애순의 모친) 등을 중심으로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티브로 삼아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크고 작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해 치열한 삶의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시청자들에게 안타까운 심정을 불러일으킨다. 드라마를 보면서,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바다환경에서 실제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현대해양] 1. 서론최근 P&I 클럽들의 사고예방 회람지(Loss Prevention Circulars)에서 선박을 통한 마약밀수 위험을 중요하게 알리고 있다. 선박이 마약밀수에 연루되는 경우 가장 큰 위험은 선박이 억류되어 장기간 운항이 불가하고 조사결과에 따라서 극단적으로는 선박이 몰수당할 위험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선원들은 현지에서 경찰에 조사를 받고 감옥에 갇히는 위험도 매우 두려운 부분이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선박을 통한 마약밀수 위험과 사고예방, 그리고 용선계약 및 기타 보험관계를 알아보고자 한다.2. 선박을
[현대해양] 1. 서론그동안 COVID-19, 원숭이두창 등의 전염병으로 인해 선박의 운항이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용선계약상 당사자 간의 위험과 책임을 분배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어 왔다. 최근 영국 법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용선계약 조항이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다룬 판결을 내렸고, 이는 향후 유사한 조항 해석에 참고가 될 수 있다.2. 사실관계2022년 2월, 선박은 호주-중국간 알루미나(Alumina) 화물 운송을 위해 정기용선 되었다. 3월 말경, 화물 양하를 위해 중국, 바위취안(Bayuquan)에 입항하였으나, 당시 선원
[현대해양] 지난 번 글에서 수하인 란에 'To Order'라고 기재된 지시식 선하증권은 송하인의 배서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 고등법원 판례(대전고법 2018. 10. 16.선고 2017나15117 판결)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단을 한 바 있다. 비록 재판의 주요 쟁점은 아니었지만, 재판부는 'TO THE ORDER'라고 기재된 선하증권에서 수하인은 “송하인이 지시하는 자를 의미하며, 송하인은 배서에 의하여 운송물을 수령할 자를 지정할 수 있고 이 경우 최초의 배서인은 송하인이 된다”고 하여 우리 법원도 같은 이해를
[현대해양] 해양시설은 바다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 활동과 국민의 안전에 직결되는 핵심 인프라이다. 항만, 방파제, 해상 교량 등 해양시설의 건설과 유지·보수는 국가 경제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시설의 부실 시 대규모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최근 일부 해양시설에서 부실 공사가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책임 부과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특히, 부실 공사로 인한 사고 위험을 줄이고 시공사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부실 벌점’ 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시공사의 공사 품
[현대해양] 선하증권은 분류하는 기준을 어떤 것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물을 수령하고 선적하기 전에도 선하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데 이를 ‘수취 선하증권’이라고 하고 선적 후에 발행하는 선하증권은 ‘선적 선하증권’이라고 구분한다. 선박을 운항하는 선사가 발행하는 선하증권을 ‘마스터(Master) 선하증권’이라고 하고 운송주선인이 발행하는 선하증권을 ‘하우스(House) 선하증권’이라고 한다.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분류 방식은 선하증권의 수하인 기재 방식에 따른 분류이며 이 방식이 무역 실무에서 의미가
[현대해양] 1. 서론 2024년 10월 영국 상사법원(Commercial Court)은 ‘The Lord Hassan’ 판결 (Lord Marine Co. S.A. v Vimeksim SRD D.O.O. [2024] EWHC 3305 (Comm))에서 런던중재가 진행 중인 운임 미수 및 그에 따른 화물 유치권(Cargo Lien) 사건과 관련하여 터키 양하항에 보관중인 옥수수 화물 매각을 승인하였다. 법원은 영국 중재법 제44조상 법원이 중재 대상물에 대하여 매각을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과 증거 및 재산의 보존에 필요한 명령을 내
[현대해양] 벌크화물(산적화물)이 선박에 실리면 1항사는 인수한 화물에 대해 화물 인수증(Mate’s Receipt)을 발행한다. 그 후 송하인이 선장에게 선하증권 발행을 요청하면 선장(또는 운송인이나 대리인)은 화물 인수증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선하증권을 발행한다. 많은 선하증권이 지상약관(Paramount Clause)을 통해 준거법으로 채택하고 있는 헤이그 (비스비) 규칙은 선하증권을 발행할 때 화물에 대하여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이 기재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Article III, Rule 2). (a) 화물의 식별을
[현대해양] 항만재개발사업을 쉽게 정의한다면, 항만을 ‘항만+도시’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노후하거나 유휴 상태인 항만과 그 주변지역을 개발하여 항만시설과 함께 주거·교육·휴양·관광·문화·상업·체육 등을 위해 사용되는 공간으로 변경하는 사업인 것이다. 때문에 종전의 항만으로서의 기능은 수정되거나 축소될 수밖에 없고, 사업부지의 상당수가 일반적인 시가지로 환원되는 형태를 띠게 된다.항만이 도시화된다는 것은 법적인 관점에서는 적지 않은 변화를 초래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역을 관할하는 행정관청의 변경이다. 항만은 해양수
[현대해양] 1. 서론총체적 선주책임제한협약(LLMC, 이하 “협약”)은 해난사고 발생 시 선주의 책임을 제한하는 국제 협약으로 우리나라 역시 선주책임제한법으로 별도 규정하고 있다. 협약 제 1조 1항에는 ‘선주’가 책임 제한을 원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제 1조 2항에는 선주를 ‘선주(Owner), 용선자(Charterer), 선박관리자(Manager) 혹은 운항자(Operator)’로 정의한다.하지만, 해운사업에 종사하는 모든 계약 당사자가 이 정의에 포함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최근 Sea Consortium Pte Ltd
[현대해양] 이 번 글에서는 지난 글에 이어 부지문구의 효력에 대한 미국 법원의 해석을 살펴보고자 한다.미국에서 법을 논할 때는 해당 사항이 주법의 관할 대상인지 연방법의 관할 대상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미국 연방 헌법은 외국과의 해상운송은 연방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정하고 있다(Article3, Section2). 외국과의 해상운송에 적용되는 연방법은 해상운송법(46 U.S.C. App. §§1300-1315: Carriage of Goods by Sea Act, 1936)과 연방 선하증권법(49 USC §§80101-80116:
[현대해양] 1. 서론2024년 11월, 영국 대법원은 Fimbank v KCH Shipping 판결에서 해상운송인에 대한 화물클레임 시효가 양하 후 발생한 오인도(Mis-delivery) 사건에서도 여전히 1년이 적용됨을 확인해 주었다. 해상운송계약에서 화물의 손상, 멸실 등 클레임이 발생하는 경우 운송인 상대 소송시효가 국제협약 Hague Rule 1924와 Hague-Visby Rule 1968에 따라 1년인 점은 해운·무역 실무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판결은 이러한 1년 시효가 단순히 선적부터 양하까지로 제한되지 않
[현대해양] 지난 글에서는 선하증권에 기재되는 부지문구의 의미와 그런 부지문구가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어떻게 취급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선하증권의 부지문구와 관련한 영국 법리와 몇 가지 대표적인 판례를 검토하고자 한다.영국은 1924년 헤이그 규칙을 수용한 해상화물운송법(Carriage of Goods by Sea Act, 1924)을 제정하였다. 이후 다시 1968년의 헤이그 비스비 규칙을 전면 수용하며, 1971년 해상화물운송법(Carriage of Goods by Sea Act, 1971: 이하 ‘영국 해상화물운송법
[현대해양] 1. FuelEU Maritime 개요2024년 1월부터 유럽연합(EU)은 온실가스 저감의 목적으로 EU 및 유럽경제지역(EEA, European Economic Area) 항만에 기항하는 총톤수5,000톤 이상 선박에 대해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 제한치를 강화한다. 제한치를 초과하면 벌금이 부과되며, 제도의 유연화를 위해 이월, 조기지불, 혹은 선단을 하나의 풀로 구성하여 집약도 제한치의 초과나 부족분을 상쇄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이 규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저탄소 혹은 무탄소 연료로의 영구적인 전환에 있으므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