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죄송합시다?!"
"선생님, 죄송합시다?!"
  • 승인 2007.05.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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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기자> 고마우신 우리 선생님, 감동 먹던 스승의 날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학교 가는 길, 길거리마다 2000~3000원, 비싸게는 5000원 이상의 가격에 카네이션을 팔고 있었다. 우리는 스승의 날 하루 전날 회의를 열어 우리 반 담임 선생님을 위한 파티를 준비하기로 했다. 그래서 부회장과 나눠서 나는 케이크와 촛불, 폭죽, 바구니를 가져가기로 하였다.   

드디어 스승의 날 아침, 부회장인 다현이와 나는 일찍 학교에 와서 준비를 했다. 우리 반 다른 친구들도 우리를 도와주려고 새벽같이 나와서 파티준비에 모두들 바빴다.

어떤 사람은 풍선을 불고 어떤 사람은 칠판에 낙서를 하고 어떤 사람은 편지를 쓰는 등….


#교실을 정리하느라 바쁜 우리 반 친구들

아침에 꽃을 사오는 사람도 있었다. 선생님을 감동시키려는 우리 반 친구들의 노력이 정말 대단했다. 회장으로써 우리 반 친구들이 자랑스러웠다. 또다른 감동을 위해서 나는 은밀한 또하나의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바로 색종이 가루를 문 위에 올려놓고 선생님이 문을 여시는 순간 선생님 머리 위로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다현이가 풍선을 다섯 봉지나 사온 덕분에 애들은 풍선 불기에 바빴다. 풍선들은 정말 질기고 튼튼해서 쉽게 부풀어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는 일. 열심히 불었고, 열심히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준비한 케이크에 촛불도 켰다. 그리고 드디어 개봉박두….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첫 번째부터 기대가 무너지고 있었다. 문 위에 올려놓은 색종이 가루가 무슨 이유인지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냥 그대로 문에 놓여 있었다. 이런 실망==;. 하지만 선생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상당히 감동을 받으시는 모습이었다. 근데 감동 받으시는 모습이 좀 웃겼다. 그래도 선물과 꽃을 가져다 줄 때마다 해맑은 웃음을 지으시며 고맙다고 하셨다.

선생님은 30대 이시다. 그리고 아주 예쁜 부인이 계시다. 그리고 얼마전 선생님과 선생님 부인에게 딸까지 생겼다. 다행히 선생님을 닮지 않아 무척이나 예쁘다고 하셨다. 고민 고민 하시다가 끝내 이름을 지어주는 곳에 가서 육, 태, 경 이라고 지었다고 하셨다.(나는 육시은이 좋은데….)

나는 대표로 내가 직접 쓴 편지를 선생님께 읽어 드렸다. 숙제를 마치고 새벽 1시에 쓴 터라 무척이나 졸린 상태에서 반쯤은 졸면서 쓴 탓에 말이 이상하게 꼬인 부분이 있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가 `선생님, 죄송합시다`로 탈바꿈 된 것이었다. 애들도 웃고, 선생님도 웃고, 나도 웃고….^^

아무튼 스승의 날 이여서 인지 들어오시는 선생님마다 왠지 기분이 다들 좋아 보이셨다.

물론, 아침에는 그 엄청나게(?) 죄송한 파티 덕분에 더욱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그러는 와중에 우리가 깜빡 잊어버리고 있는 게 있었다. 바로 가창시험이었다. 그것도 1교시~! 불러야 할 노래 제목은 `즐거운 봄` 이었다. 부르기 쉬운 노래였지만 우리는 음정을 몇 옥타브 올려서 불렀기 때문에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그래도 나는 실력이 되어서^^ 총 35점 중, 33점을 맞았다. 기분이 무척이나 좋은 날이었다.

학교가 일찍 끝났다. 스승의 날을 기념해서 작년 초등학교 선생님을 찾아뵈라는 학교측의 배려였다.

우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었던 전재경 선생님(지난해 기사에서 `몽키쌤`으로 몇차례 소개해드렸었다. 현재는 내가 다녔던 청량초등학교를 떠나 인근에 있는 홍릉초등학교에 근무하신다.) 이미 19일 토요일에 만나기로 약속을 한 상태여서 그냥 학원에 가기 전까지 실컷 놀았다. (하하)

스승의 날은 정말 아름다운 날 인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1년 동안 힘들고 어려움도 많았는데, 이제 벌써 중학생이 되어서 교복을 입고 시험을 걱정할 나이가 됐다는 사실에 전재경 선생님도 기쁘고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다.

사람을 기쁘게 한다는 건 참 위대하고도 신기한 것 같다. 그냥 약간의 내 희생이 따르는 것  뿐인데 여러 사람을 기쁘게 해주어 행복을 돋워 주는 것…. 정말 아름다운 일 같다.  



독자 여러분 정말 남을 기쁘게 하는 일만큼 보람 있는 일은 없다고 전 생각해요. 다소간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다른 사람이 행복하다면 나도 자연스럽게 같이 행복해지는 일 아닐까요. 바로 `꿩 먹고 알 먹고` 일석이조인 셈이잖아요.^^ 

정다은 기자 <정다은님은 경희여중 1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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