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야, 너는 태어날 때부터 쓰레기였니?"
"쓰레기야, 너는 태어날 때부터 쓰레기였니?"
  • 승인 2007.03.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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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이 펴낸 시집 금동건의 '자갈치의 아침'

쓰레기야

쓰레기야
너는 태어날 때부터
쓰레기였니

응 아니라고
내가 아는 바 아니더라
너도 인간처럼 예쁘게 분단장하고
섹시함으로 세상에 태어났지

지금 너의 모습은
유기견처럼 길거리 떠돌며
인간의 발길 자동차 바퀴에
쓰레기 신세가 되었지

너도 재활용 원료로 돌아가야 하거늘
인간들의 잘못일까 내 탓일까
누구를 탓할 순 없겠지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원이란
명제가 선명한 것을
미안하다

내 오늘도
너를 모으며 수집하는
파수꾼으로 거리에 나섰단다
나 도와줄 거지

김해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는 금동건씨의 첫 시집 `자갈치의 아침`이 출간됐다.
2006년도 월간 시사문단에서 시인으로 정식 데뷔 후 이번에 첫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는데 현재 금동건 시인은 김해문인협회 회원과 빈여백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새벽에 일어나 도로를 청소하고 난 후 주머니 속에서 땀에 절은 수첩을 꺼내 시를 적어왔고, 그 모아 두었던 시들을 모아서 엮은 것이다.
시인은 가난해야 하고 깨끗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금동건 씨는 시인이 되어야 했던 남다른 이유가 있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힘들었던 12살 때부터의 객지 생활과 7년간의 결핵과의 투병과 방황, 무직생활에서 하는 일마다 쓴 고배를 마시고 몇 번의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런 좌절 속에서 위로를 받기 위해 시를 적었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고 난 후 한번 살아보자는 일념으로 환경미화원을 하게 되었다.
더러워진 도로와 길가에서 청소를 하는 청소부의 땀이야말로 이 도시의 길을 아름답게 하는구나 하며 그 깨끗한 도로와 길을 오가면서 땀 한 방울 한 방울 꼭 찍어 수첩에 적었고, 그런 많은 습작 속에서 눌러쓴 시들이 지금의 시인이 된 이유다.
시를 별도로 공부를 한 적이 없지만 시의 정서가 정서순화라는 측면에서 청소부 시인으로 사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청소부가 된 시인 금동건 씨는 이번 첫 시집 출간에 대해서 “이 세상에 청소부가 가장 행복한 직업입니다. 청소부가 없다면 우리의 세상은 얼마나 더러운 아침을 맞겠습니까. 그래서 깨끗한 공기와 깨끗한 걸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나의 직업이야말로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깨끗한 거리를 걷는 아침에 적는 시 한 편이야말로 저의 삶입니다”라고 말했다.


황금찬 시인은 금씨의 시에 대해 "시의 사명은 세상을 아름답게 해주는 것인데 금동건의 시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시의 목적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번 금동건 씨의 첫 시집 출간식은 출간 소식을 들은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서울에 거주문인들이 뜻을 모아 오는 18일 서울 독립문 `빈여백동인클럽`에서 출판식을 하게 된다. 이순애 기자 lees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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