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2만 달러 이후 한국 경제'
'국민소득 2만 달러 이후 한국 경제'
  • 승인 2007.01.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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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집중분석
우리나라는 올해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2만 달러는 상징적인 수치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달성 이후 성장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이미 2만 달러를 넘어선 선진국의 사례를 봄으로써 3만 달러로의 여정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소득이 약18,300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에 금년중 4.2%의 경제성장과 1.5%의 물가(GDP디플레이터) 상승, 그리고 평균 910원의 원달러 환율과 0.3%의 인구성장을 가정할 경우 1인당 국민소득(GNI)은 20,300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지만 교역조건 악화추세가 완화되고, 원화도 절상되면서 1인당 소득이 지난해보다 10.9%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70년280달러에서 2006년까지 연평균 11.6%로 빠르게 증가했다. 1970년대 20.5%, 1980년대11.3%, 1990년대 5.6%로 하락 추세를 보이다2000년대 들어 9.4%로 높아졌다. 1995년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외환위기로 다시 1만 달러 이하로 떨어졌으나 이후 원화가치가 회복되면서 결국 12년만에 2만 달러를 달성하게 되었다. 과거 2만 달러 달성국들은 1만 달러 달성 이후 평균 10.1년이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에 따른 급격한 원화절하로 이 시기가 지연되었다.

1인당 소득의 변화를 요인별로 분해해보면 1990년대까지는 경제성장률(GDP 증가)과물가상승(디플레이터 변화)이 소득을 증가시킨 효과가 컸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원화절상에 따른 효과가 컸다(<표 1> 참조). 과거 고도성장시기에는 높은 성장률과 경제팽창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경상국민소득이 빠르게 증가하였으나 원화는 경상수지 적자 누적 등으로 평균적으로 절하되면서 1인당 소득증가율의 하락요인이 되었다. 외환위기로 원화가치가 급락한 이후에는 성장률 저하와 물가안정으로 경상국민소득의 증가속도가 크게 둔화된 반면 환율은 꾸준히 하향추세를 보이면서 달러표시 일인당국민소득을 높여왔다.

과거 1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선 국가들은 달성 이전 평균적으로 3%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산유국을 제외하고 2만 달러를 달성한 25개 국가의 2만 달러 이전 10년간 평균성장률은 3.3%였다. 우리나라는 2006년까지 10년 평균 성장률 4.2%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다소 높은 성장률로 2만 달러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만 달러 달성시기와 달성 당시의 성장률간에는 플러스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2만 달러에 늦게 도달한 후발주자들은 선발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2만달러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후발주자들이 높은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선발국들의 높은 기술수준에 대한 모방의 이익을 누릴 수 있었던 데 따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세계적인 성장이나 소득의 수렴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일치하는 결론이 도출되지 않고 있으나 OECD 등 선진국 내에서는 국가간 소득이 수렴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이 보다 일반적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Baumal(1986)은 경제의 수준이나 환경이 동질적인 선진국그룹(convergence club)간에 캐취업(catch-up)을 통한 소득의 수렴현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모방의 이익은 무역이나 직접투자 등을 통해서 기술과 지식이 전파되는 데 따른 것이며, 세계적인 글로벌화 추세로 대외거래가 확산되는 점은 후발자의 이익을 더 크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1인당 소득 2만 달러 이후 경제성장률은 평균적으로 하락추세를 보였다. 평균성장률도 달성이전 10년 평균 3.3%에서 이후 10년간은 평균2.8%로 낮아졌다. 경제규모가 큰 G7국가의 경우 2만 달러 달성 전후의 평균성장률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G7국의 평균 성장률은 달성 이전 2.8%, 달성 이후에는 2.4%로 나타났다. 개별 G7국들의 성장률 변화는 전반적으로 크지 않았는데 성장률 하락폭이 가장 컸던 나라는 독일로 0.6%p 하락했으며, 영국은 달성 이후 성장률이 0.2%p 높아졌다.

반면 경제규모가 작은 비G7 국가는 달성이전 평균 3.5%에서 이후 3.0%로 G7 국가에비해 평균적으로 높은 성장을 보였으나 국가별로 변화의 편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인구 100만 이하의 소국 중에서 룩셈부르크는 1인당소득 2만 달러 달성 이후 성장률이 평균 2%p나 높아진 반면 싱가포르, 아이슬란드는 성장률이2~3%p 저하되었다. 인구 천만 이하의 국가중에서도 핀란드, 홍콩, 싱가포르 등이 성장률이 2%p 이상 떨어진 반면 아일랜드, 오스트리아는 성장률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와 인구규모가 유사한 인구 천만 이상의 국가중에서는 호주와 영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2만 달러 달성 이후 평균 성장률이 소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경제규모가 작은 국가일수록 소득 2만 달러 달성 이후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위험도크지만 동시에 성장세를 높여갈 기회도 크다는 것이다. 2만 달러 달성 이후 성장률이 가장 크게높아진 룩셈부르크의 경우 1996년 이후 세계 최고 소득국가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성장률 상승폭이 두번째로 컸던 아일랜드는 1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비교적 늦은 1997년에 달성했으나 이후 고성장을 바탕으로 5년만에 3만 달러를 넘어서고 현재 세계 5위권 이내의 고소득을 자랑하고 있다. 규모면에서 중간 정도의 위치에 있는 우리나라는 대국의 안정보다는 소국의 성공 전략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 유럽이나 북미, 오세아니아 등 유럽문화권 지역에 분포해있다. 산유국 등을 제외하면 그밖에 2만 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일본, 싱가포르, 홍콩 3개국에 불과하며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선 국가도 대만, 한국, 이스라엘을 포함한 6개국에 불과하다. 이중 대만, 이스라엘은 1인당 소득 1만 달러 달성 이후 성장이 정체되어 2만 달러 달성이 늦어지고 있으며 싱가포르, 홍콩의 경우 2만 달러 달성 이후 성장률이 크게 저하되면서 3만 달러 달성이 지연되고 있다.

대만은 1992년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한 이후 성장률의 뚜렷한 하락추세를 보여 80년대 8.0%에서 90년대 6.5%, 2000년대에 는 3.1%로 성장률이 크게 저하되었다.

1988년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선 이스라엘의 경우 90년대 평균 5.4%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00년대 들어 두차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평균성장률이 2.0%로 낮아졌다. 싱가포르의 경우는 90년대 평균 7%대의 높은 성장률을 통해 1994년 1인당 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였으나 2000년대 들어 성장세가 3.9%로 크게 저하되면서 3만달러 달성이 늦어지고 있다. 홍콩은 1994년 1인당소득 2만달러를 달성했으나 경제성장률은 80년대 평균6.7%에서 90년대 이후 4%대로 떨어졌다.

대만, 이스라엘, 싱가포르는 소규모 개방경제로 대외의존도가 높으며 첨단 전자부품 등IT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 LCD 등 IT 제조업부문에서 경쟁력이 높은 IT 강국으로 수출이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대외의존도가 높다. 이스라엘 역시 수출/GDP 비중이30~40%에 달하는 소규모 개방경제로 전자나 군수관련 첨단 하이테크 산업의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수출이 GDP의 두배에 달할 정도로 대외의존도가 높으며 역시 IT 산업수출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외의존도가 높고 IT 제조업부문에 특화하고 있으며 2000년대 들어 평균 성장률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에서 앞선 국가들의 경험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국가의 부진이 내수파급 효과가 적은 IT산업에의 의존이라는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성장산업 창출이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다.

수요부문별로 2만 달러 달성 이후의 구조 변화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가계소비와 투자의 비중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며 정부소비, 수출의 비중은 확대되었다. 선진국의 최종소비지출의 증가율은 달성 이전 평균 3.8%에서 이후 2.6%로 둔화되었으며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5.1%에서 74.2%로 소폭 하락했다. 가계소비의 비중이 낮아지는 가운데 정부소비 비중은 비G7국을 중심으로 소폭 늘어났는데 이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복지부문 정부지출이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정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소폭 줄어들어 달성 이전 23.2%에서 이후에는 22.1%로 하락했다. 평균적으로 기존에 투자비중이 높았던 나라에서는 투자비중이 하락하고 낮았던 나라에서는 상승하는 등 투자비중의 수렴현상이 나타났다. 노르웨이, 핀란드, 싱가포르 등 투자비중상위권 국가들은 달성 이후 비중이 크게 떨어졌으며, 벨기에, 아일랜드 등 투자비중이 20% 미만이었던 나라들은 이후 20% 이상으로 높아졌다. 다만 일본처럼 비중이 계속 30% 내외를 유지하거나 미국, 영국 등과 같이 투자비중이 10%대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어 국가간 성장의 특성에 따른 요인도 큰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최종소비지출의 비중이 2006년 현재 68% 내외로 추정되어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낮은 반면 고정투자의 비중은 30% 내외로 높게 나타난다. 특히 정부소비의 비중이 낮아 선진국의 19%대에 비해 우리나라는 14% 내외로 낮은 수준이다. 반면 건설투자 비중은 지난해 18.4%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어 선진국 2만달러 달성 전후의 11% 대에 비해 상당히 높다.

수출, 외국인 직접투자 등 대외부문의 비중은 세계경제의 글로벌화 추세와 함께 대부분의 나라에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90년대 2만 달러를 달성한 후발주자들에서 대외부문의 비중이 달성 전후 모두 높게 나타난다. 외국인 직접투자도 2만 달러 달성시기가 늦은 후발주자들에게는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80년대 도달한 선발주자들은 대부분 GDP대비 외국인 직접투자 비중이 1% 내외로 낮고 이후에도 증가율이 높지 않았던 반면 90년대 2만 달러를 달성한 후발국들의 외국인 직접 투자 비중은 달성 이전 2.1%에서 이후에는 7.0%로 빠르게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 직접투자 비중이 과거 10년 평균 1.9% 수준으로 아직 낮아 향후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한편 2만 달러 달성 이후 대부분의 나라에서 서비스업화가 꾸준히 진전되어 왔다. 서비스업이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만 달러 달성 이전 평균 61.4%에서 이후에는 67.0%로 높아진 반면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전21.8%에서 이후 18.8%로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비스업의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2005년 현재 58.8%로 다른 나라들의 2만 달러 달성 이전 평균 수준에 다소 못미치며 제조업 비중은 2005년 현재28.4%로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한 나라가 선진국인가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일인당 소득은 중요한 지표가 된다.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현재 1인당 소득 2만 달러는 선진국으로 진입 혹은 최소한 근접했다는 이정표로 생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IMF가 분류한 선진경제권(advanced economy)에는 산유국을 제외하고 이제까지 1인당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한 국가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또한 아직 2만 달러를 달성하지 못한 홍콩, 한국, 대만, 이스라엘, 포르투갈 등도 추가로 포함하고 있다. IMF는 1인당 소득 2만 달러를 선진국이 되기에 충분한 소득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선진국 판별 여부에 대한 공통된 합의가 아직 없어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이 많다. 특히 과거 선진국들이 달성한 2만 달러와현재 우리에게 다가온 2만 달러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이 1988년 2만 달러를 달성했을 때 미국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었지만 현재의 우리나라에 대해 소득이 같다고 해서 똑같이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선 물가상승을 감안할 때 2007년 일인당소득 2만 달러는 과거에 달성했던 나라보다 실질기준으로 더 낮은 수준이다. 미국은 1988년 일인당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한 이후 2006년까지GDP 디플레이터가 연평균 2.4% 상승한 것으로추산된다. 이를 감안할 때 2007년의 일인당 소득2만 달러는 1988년의 실질가치로 평가하자면12,900달러 내외에 그치게 된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의 2만달러는 미국의1980년일인당 소득과 비슷한 수준으로 격차가 더 커지게 된다. 물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계속 출시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현재 생활수준이 미국의1980년과 같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할것이다.

국가들은 대부분 일찌감치 선진국대열에 접어들어 세계경제를 선도해가는 국가로서의 역할을 한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뒤늦게 이에 도달한 나라들은 앞선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노력하고 있는 혹은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목표로하고있는나라들이다. 예를들어미국이일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했던 1988년 G7 국가의 평균 1인당 소득은 18,089달러였으며 영국이 1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했던 1994년에도G7 평균이 24,273달러 수준으로 신규 달성국이 기존의 선진국과 큰차이가 나지않았다.

반면 우리나라가 1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할 2007년 G7 국가의 평균 1인당 소득은 37,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우리나라의 두 배 가량이 될 것이다. 특히 세계 최고소득국가인 룩셈부르크의 경우 2007년 1인당 소득이 8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어서 선두와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 아직 우리나라는 전통적인선진국들을 따라가야 하는 과정을 상당기간 지속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1인당 소득 2만 달러는 과거 선진국이 달성했던 것과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하며 1인당 소득 2만 달러 달성이 그 자체로 선진국진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 2만 달러 달성후에도 소득수준이 추가 상승하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국가들도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3만 달러도 달성할 수 있다고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2만 달러달성 이후 성장률을 높여 최고 부국이 된 나라들은 대부분 신성장 동력 발굴, 과감한 경제개혁과 규제완화, 노사문제 해결 등을 통해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자국에 강점이 있는 부문을 찾아 자원을 집약시키는 데 성공했다.이들의 경험에서 배워야 할 때다. 이근태 기자 <이태근님은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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