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정상서 만난 오아시스, 그리고 새끼 도롱뇽
한라산 정상서 만난 오아시스, 그리고 새끼 도롱뇽
  • 승인 2006.08.3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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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정명은 기자의 한라산 탐방기


#오르는 길에 본 한라산 능선 

한라산을 모르는 대∼한 국민이 있을까. 백록담을 모르는 대∼한 국민이 있을까. 물론 기자도 안다. 하지만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가보았다. 장마도 꼬리를 감춘 8월 초, 뜨거운 태양이 제주도를 태워버릴 듯 기세를 부리던 날이었다. 때마침 휴가를 얻었다. 그리고 가족들과 제주도행을 결정했다. 왜? 그곳에 한라산이 있으니까.

잠깐 그래도 알건 알고 올라야지. 찾아보았다. 한라산은 한반도의 남쪽 땅에서 가장 남쪽에 있으면서도 가장 높은 산이다. 북에는 백두가 남에는 한라가 한반도의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해발 1950미터. 제주도의 중앙에서 화산을 분출해 지금의 제주도 형태를 만들어 낸 모산(母山)이라고 할 수 있다. 늦봄까지 꼭대기에는 하얀 눈이 남아있어 신령스럽기까지 하다. 때문에 금강산, 지리산과 더불어 한국의 삼신산(三神山)으로도 불려진다.



한라산은 둥근 하나의 산봉우리지만, 동서로 약간 길면서 영실로 대표되는 남쪽면은 경사가 급하고 관음사와 어승생악쪽의 북쪽면은 완만한 편이다. 아래서 보면 골짜기조차 없이 평탄해보이지만 정작 산을 오르다 보면 산 전체가 아주 험난하고 오르기가 쉽지않다. 그래서 몇 개의 지정코스가 아니면 입산을 금지한다.

한라산의 특징 중 하나는 맹수가 없는 대신 식물분포는 세계적이라는 점이다. 아열대. 온대. 한대의 식물이 고루 번성해서 1800여종이 넘은 식물과 4000여종의 동물이 분포하고 있다.

기자가 한라산을 찾은 것은 전체 3박4일 제주 여정중 3일째. 전날 밤 늦게까지 횟집에서 술을 마신 주독도 뺄 겸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까마귀

이날 산행지는 영실휴게소 방면. 같이 간 가족들과 단시간내에 다녀올 수 있는 코스를 찾아보니 바로 영실매표소→병풍바위→윗세오름 코스가 포착됐다. `단시간`에 집중한 것은 제주도내의 좀 더 많은 곳을 돌아보기 위함이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빌린 차를 타고 서귀포 서호동의 숙소를 출발했다. 중문 방향 도로를 타고 가기를 15분여, 사거리에서 탐라대학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이 길이 바로 1100m도로. 도로는 2차선으로 구불구불 뱀 몸뚱아리처럼 이어져 있다. 좌우는 울창한 삼림. 약 20여분을 달리다 보면 영실가는 방향 도로와 마주친다. 우회전. 급경사 길이 이어진다. 약 15분을 더 달리다보면 넓은 광장 끝에 매표소가 나온다. 영실매표소다. 1인당 1600원에 주차비도 1500원을 따로 받는다. 차에 탄 채로 3-4분 진행하면 영실휴게소가 나온다. 하차.


#무릎 정도 크기의 나무 군락지 사이로 등산로가 나 있다.

간단히 물 등을 챙긴 다음 11시경 바로 등산로로 진입한다. 커다란 나무숲이다. 북한산이나 도봉산 등 그동안 기자가 독자님들에게 소개해드렸던 서울 인근산에선 구경조차 할 수 없는 희귀한 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다른 가족들은 제쳐두고 산 꽤나 같이 타본 일행 한 명과 잰 걸음으로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한다. 중간 중간 시원한 계곡물이 흐른다. 더운 날씨 덕분에 온 몸에선 땀이 줄줄 폭포수처럼 흘러내린다. 아랑곳 않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약 20여분 진행하자 급경사 길이 나온다. 깔딱고개다. 호흡이 가빠진다. 속도가 처진다. 마음을 다잡는다. 빠른 시간 내에 윗세오름대피소까지 갔다 와야 한다.


#병풍 바위

깔딱고개가 끝나는 곳 풍경이 완전히 바뀐다. 산능성이다. 울창했던 큰 키의 나무들 대신 무릎 근처까지 오는 작은 나무들 군락이 이어진다. 가족단위의 등산객들이 많다.

조금 더 오르자 시야가 확 트인다. 건너편으로는 거대한 산그리메가 병풍처럼 둘러처져 있다. 장관이다. 남쪽으론 바다가 희미하게 비친다. 이름모를 작은 나무들 사이로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피어 있다. 나비들이 꽃을 희롱한다. 입에서 연신 탄성이 터져나온다. 참 아름답다.


#고사목

나무 계단과 돌 계단이 번갈아 이어진다. 고사목들도 눈에 띈다. 깔딱고개 끝나는 지점에서 10분여를 더 오르면 나오는게 병풍바위다. 사실 이곳에선 병풍바위를 볼 수 없다. 병풍바위 바로 위에 등산로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깔딱고개 쪽이 훨씬 낫다. 병풍바위를 지나자 다시한번 풍광이 바뀐다. 무릎 높이 크기의 나무들이 사람 키보다 약간 더 큰 나무들 군락지로 바뀌었다. 등산로는 화강암 투성이다.


#이름모를 야생화


#화강암 공터

그렇게 10분여를 더 오르자(병풍바위에서) 넓은 공터가 나온다. 공터는 화강암으로 가득 차 있다. 화강암 틈새엔 물이 고여 있다. 언뜻 보니 그 속에 올챙이들이 있다. 이 높은 곳에 올챙이라니…. 사진을 찍으려고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올챙이 무리 사이에 조금은 다른 모양을 한 생명체도 섞여 있다. 저게 뭐지? 한참을 관찰하고 있는데 한 어르신이 다가와 궁금증을 풀어준다.

"저게 바로 새끼 도롱뇽입니다…." 


#올챙이 사이에 새끼 도롱뇽이 있다. 사진상에선 잘 보이지 않는데...

자연의 신비다. 이런 고지대 화강암 틈새에 올챙이와 도롱뇽이 살고 있다니…. 지나가던 다른 등산객들도 다가와 보더니 탄성을 내뱉는다.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공터를 지나자 시야가 확 트인다. 드넓은 초원이다. 평원이다. 거기엔 발목만한 높이의 이름모를 풀들이 무수하게 자라고 있다. 정말 장관이다. 평원 너머에 백록담이 그 거대한 위용을 떨치며 자리하고 있다. 평원 한 가운데로 나무로 된 길이 이어진다. 산책로 같다.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노루샘

약 10여분 더 걷자 노루샘이란 표지판이 나온다. 표지판 아래 파이프에서 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물을 받아 마신 등산객들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야, 물 맛 쥑인다!!" 빈 물병에 노루샘물을 채운다. 한모금 마셔보니 달콤 쌉싸름한 물맛이 온 몸에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다시 직진. 약 5분여 더 걸으니 길이 끝난다. 앞은 백록담. 출입통제구간이다. 윗세오름대피소가 있다. 시간을 보니 영실휴게소에서 총 1시간 5분여 걸렸다.


#뭉게구름이...

백록담에 오르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발길을 돌린다. 내려오는 길에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영실휴게소에 도착하니 두시간 남짓 소요됐다. 원래 3시간 코스인데 걸음을 재촉한 덕분이다. 제주도 여행중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다. 천의 모습을 한 한라산과의 기분좋은 첫 조우였다. 정명은 기자 jungme@naver.com


<한라산등반코스>
1. 관음사 코스

관음사코스는 성판악과 더불어 현재 한라산 정상을 오를 수 있는 등산기점의 하나다. 5.16도로(제1횡단도로)와 1100도로(제2횡단도로)를 잇는 제주시 방향 제1산록도로 변에 있다. 코스 명칭이 관음사라해서 절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고, 등산로 입구에서 동쪽으로 약 1.2㎞지점에 관음사란 사찰이 있기 때문 관음사코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관음사 초입에는 야영장이 있어 한라산에서 유일하게 하룻밤을 야영한 후 등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관음사코스의 가장 큰 자랑은 탐라계곡이다. 산세가 다른 코스에 비해 기울기가 가파르고 힘든 코스다.
-거리: 8.7km, - 소요시간:5시간 (관음사야영장 매표소 ∼ 동능 정상)
-기본일정: 관음사야영장 매표소(620m) → 1.5km 구린굴(670m) → 1.7km 탐라계곡대피소(880m) → 1.7km 개미목(1400m) → 1.9km 용진각대피소(용진각 물, 1520m) → 700m 왕관릉(1666m) → 1.2km 동능 정상(1933m)

2. 성판악 코스

성판악 휴게소에서부터 시작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구간을 잇는 5.16도로상에서 가장 높은 이곳은 해발고도 750m 이며. 휴게소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제주시에서 30분 서귀포시에서 40분이면 다다를 수 있다. 성판악 코스는 현재 개설된 4개의 등반로 중에서 길이가 가장 긴 코스로 약 9.6㎞이다. 휴게소에서 출발, 속밭(3.5㎞), 사라악대피소(5.6㎞), 진달래밭대피소(7.3㎞)를 경유하여 정상에 이른다. 등반길이가 긴 편이지만 길이 매우 평탄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진달래밭대피소까지는 거의가 숲에 가려져 전망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진달래밭대피소에 이르면 시야가 훤히 트이며 정상까지 2.3㎞에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정상 동릉에 이른다. 성판악코스를 오를 때 주의할 점은 미리 식수를 챙기는 것.
-거리: 9.6km, -서요시간:4시간 30분 (성판악 매표소 ∼ 동능 정상)
-기본일정:성판악지소 매표소(750m) → 3.5km 속밭(잔디밭, 1140m) → 1.7km 사라악약수터(1150m) → 400m 사라악대피소(1217m) → 1.7km 진달래밭대피소(1540m) → 1.8km 공터(1785m) → 500m 정상(1933m)

3.영실코스

한라산정상을 오르는 가장 빠른 코스. 영주십경의 하나로 특히 가을 단풍이 볼만한 곳. 1100도로휴게소에서 중문쪽으로 1㎞ 쯤 내려온 후 포장된 도로를 10여분 오르면 영실매표소다. 해발 고도가 약 1280m. 한라산의 등산기점 가운데서 제일 높은 곳이기도 하다. 휴게소에서 한라산 정상까지 가 6.5㎞로 최단코스. 그러나 버스를 이용하는 등산객에겐 실은 어리목 코스보다 더 길다.
-거리:3.7km, -소요시간 1시간30분 (영실휴게소 ∼ 윗세오름대피소)
-기본일정: 영실휴게소(1280m) → 2.1km 병풍바위(1580m) → 1.2km 노루샘(1680m) → 400m 윗세오름대피소(1700m)

4. 어리목코스
어리목코스는 영실코스와 더불어 한라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등반코스다.위치는 1100도로변의 어승생오름 북쪽으로, 1100도로변의 정류장에서 를 10여분 걸어 들어가면 출발점인 어리목광장이다. 어리목코스는 어리목광장에서 어리목계곡을 건너 사제비동산을 오른 후 만세벌판을 가로질러 윗세오름대피소로 이어 진다.
-거리:4.7km, -소요시간: 2시간 (어리목광장 ∼ 윗세오름대피소)
-기본일정: 어리목광장(970m) → 2.4km 사제비동산(사제비약수터, 1424m) → 800m 만세동산(1604m) → 1.2km 오름약수터(1670m) → 300m 윗세오름대피소(17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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