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헤쳐모여'...떠오르는 제3의 대선 후보
정치권 '헤쳐모여'...떠오르는 제3의 대선 후보
  • 승인 2006.06.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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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완패 열린우리당발 정계개편 움직임, 한나라당도 가세

5.31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정계개편 방향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함께 완패한 열린우리당내에 `제 3의 대권주자 후보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5.31 지방선거 결과 책임론 불똥이 튀면서 기존의 대권주자인 `정동영, 김근태로는 안된다`는 의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정동영 의장은 당 의장직을 사퇴했다. 당분간 김근태 최고위원이 의장직을 대리 수행할 예정이다.



`범여권 통합`에 앞장서겠다고 밝히고 있는 신계륜 열린우리당 전 의원은 최근 "한나라당은 박근혜, 이명박이라는 대선주자 구도는 고정적으로 결정돼 있지만 여권은 제 3의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며 "변화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도 "기존 후보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사람들의 견제가 있을 것이다"며 "정계개편 과정에서 5.31 지방선거가 끝나고 당의장 책임론이 일 때 제 3의 후보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제 3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사람은 `천정배, 강금실, 이해찬, 정세균, 유시민` 등이다.

일단 정계개편의 진원지는 두 갈래로 나눠지고 있다. 하나는 이번 선거에서 완패한 열린우리당이다. 또 다른 하나는 그 대척점에 서 있는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피습 사건 이후 당내 외에서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친박근혜 그룹과 반박근혜, 다시 말해 친이명박 그룹간 심상치 않게 피어오르고 있는 대치 기류를 일컫는 것이다.

일단 열린우리당의 경우 당내 유력한 대권주자군인 `정동영-김근태` 양대 축과 각 정파들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새판짜기의 방향과 수위, 속도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노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과 `개헌론`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다차원 연립방정식`의 형국이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찾은 한나라당보다 열린우리당의 `분열`이 먼저 촉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분열의 뇌관은 얼마전 정동영 의장이 주장하기도 했던 `민주대연합론`이다. 민주대연합은 `반(反) 한나라당 전선`의 기치 아래 `열린우리당-민주당-고건 전 총리`의 `3자 연대`가 핵심이다.

하지만 민주대연합은 구심점이 미약하다. 분열로 가는 `원심력`이 먼저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 당의 핵심 당직자는 "정 의장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류그룹과 호남출신 의원들이 민주당과의 통합 연대가 핵심인 `대연합론`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할 경우 `참정연 의정연` 등 친노 그룹의 갈등은 비등점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까지 맞물릴 경우 우선 정동영계와 반노 비노그룹의 `소연합론`을 시작으로 신당 창당과 민주당과의 합당 등 `대연합`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도 흘러 나온다. 궁극적으로 여권발 정계개편은 `보수 대 진보 구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노 대통령 의중이 이합집산 중요 변수

정계개편이 일어난다면 `현실 권력`인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이 정치세력의 이합집산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여권 내부에서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제기될 때마다 "정치개혁과 창당초심"을 강조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해 왔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자신의 정치노선과 정책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국민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정당과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민주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영남에서도, 호남에서도 정당 간 경쟁이 있어야 한다. 경쟁이 없으면 지방정치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며 거듭 반대했다.

또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재인 전 민정수석도 지난달 15일 "노 대통령은 민주당 통합이 또 하나의 지역주의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해 반대한다"며 노 대통령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유인태 의원도 지난 29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과의 통합이 지역주의로의 회귀라면 `노심(盧心)`이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연장선에서 정동영 의장의 `지방선거 이후 대연합론` 주장은 사실상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갈등의 시작으로 비춰졌다.

이른바 현직 대통령과 여권내 차기 대선주자의 갈등이면서 동시에 친노 진영과 반노 진영의 결별을 알리는 전조(前兆)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김두관 최고위원,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 등 영남권의 친노직계 인사들이 민주당과 통합을 의미하는 정동영 의장의 정계개편 주장에 강도 높게 반발하고 나서 더욱 `노심(盧心)`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강철 특보가 민주당 및 고건 전 총리 등과 통합을 주장한 정동영 의장의 정계개편론을 "꼼수"라고 비난한 데 이어 28일 전 대통령 정무특보였던 김두관 후보가 정 의장의 `출당`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에 대해 청와대는 일단 "개인적인 소견일 뿐"이라며 불똥이 노 대통령에게로 번지는 것을 막아섰다. 김두관 후보도 28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나 이강철 특보와 사전 교감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 대통령과 `정치적 코드`가 가장 잘 맞는 청와대 386 참모진들 사이에서도 민주당과의 합당에 부정적 기류가 우세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 청와대 386 참모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한 명분은 `반(反) 한나라당 연대`라는 것밖에 찾을 수 없는데 과연 이것이 현 시점에서 국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 탈당 보류…부동산 등 정책에 집중하며 관망세

당정분리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특히 5.31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의 유래없는 `참패` 국면에서 선거 이후에 노 대통령이 정치적 발언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섣불리 개입할 경우 `선거 책임론`의 불똥이 대통령에게 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당분간 정치권의 동향을 살피며 청와대 외곽의 측근 세력 등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정계개편의 단초가 될 수 있는 대통령의 `탈당`도 서두르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방선거 직후 노 대통령이 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연초에 제시한 사회 양극화 해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라는 2대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사회적 의제를 선도해 나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이슈에 반응하지 않고 정책 의제에 집중하는 전략은 대통령 지지율 상승 등으로 이미 긍정적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 참모들은 보고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27일 `정부혁신 토론회`에서 "정치적으로 매우 불리한 여건 속에서 공무원들이 맡은 정책 부분에 대해 열심히 해줬다"며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팽팽하게 의견이 갈라져 있는 주제 이외에는 놀랄 만한 성과를 이뤘다"고 공무원들을 독려한 것은 이런 노 대통령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反한나라당 연대 아닌 특정 이슈 대립에 명분 둔 정계개편

하지만 언제까지고 노 대통령이 뒷짐 지고 사태를 관망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한나라당은 차기 대선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 이런 마당에 현 양당 구도대로 다음 대선을 치르려 하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선 노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 한미 FTA 등 정책 이슈를 통해 `정치적 전선`의 복원을 꾀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최근 청와대가 부동산 문제를 통해 야당 및 보수 언론과 논쟁을 자청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9일 몽골 방문 기간 동안에 북측에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것도 그런 `전선의 정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을 종합하자면, 노 대통령은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을 중심으로 하는 `반한나라당 연대`가 아닌 특정 이슈를 대립 전선의 `축`으로 하는 정치적 명분에 기반을 둔 정계개편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의원은 지난 1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지방선거 후 큰 정치 질서가 태동할 것"이라며 정계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정계개편 방향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연대세력을 만드는 것은 이미 시대착오적"이라며 "통일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 강한 경제를 만드는 것, 지역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평화민주세력의 대결집의 변화된 모습으로 21세기 신주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직은 `설`에 불과하지만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에서 탈락한 대권주자들을 비롯한 한나라당의 일부 개혁성향의 의원들과 손을 잡을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노 대통령 주변의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설이 사실로 이뤄질 경우 이번 선거에서 나름대로 선전한 강금실 전 장관과 천정배 장관, 이해찬 전 총리, 정세균 장관, 유시민 장관 등 참신한 인물이 의외로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강금실 전 장관의 경우, 서울시장 낙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에 남을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이번 선거과정에서 정치인으로서 성공적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윤태영 청와대 연설비서관은 지난 1월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정일기에 올린 ‘준비하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차세대 또는 차차세대’를 이끌고 갈 지도자의 재목으로 정세균·천정배·유시민 의원 등을 지목한 바 있다.

일각에선 천정배, 정세균 장관은 이미 대선 캠프를 꾸렸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특히 천 장관의 경우는 5.31 지방선거 후 `개각설`과 함께 당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나칠 정도로 싱겁게 막을 내려버린 지방선거, 이제 정치권은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몰두한다. 서로간의 이해득실에 따른 이합집산과 함께 차기 대선 주자들이 본격 움직임을 시작할 시기인 것이다.

정계개편과 함께 서서히 윤곽을 드러낼 대권 주자들의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는 때이다. 김창환 기자 kim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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