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제언

신화 재개 위해 전문인력 양성, 해운·조선·클러스터 협력 강화 필요

2018-04-09     이창희 한국해양대학교 해사글로벌학부 교수

[현대해양] 2015-2019년 세계심해시장전망(World Deepwater Market Forecast 2015-2019, Douglas westwood)에 따르면,  2014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115미화달러 대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016년 1월의 경우 28미화달러 대까지 하락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Shell, BP, ENI, Exxon-mobil, Chevron, Petrobras, Petrochina 등과 같은 세계적인 발주자들은 2015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심해유전에 대한 CAPEX 비용 지출을 2,100억달러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나이지리아, 이란, 이집트, 리비아, 브라질 등과 같은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과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하여 국제 유가는 점차 우상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유가의 상향 안정화와 육상 및 천해지역에 매장된 석유·가스의 생산량이 감소로 인하여 심해유전에 대한 개발은 국제적인 오일메이져들에게 불가피한 선택됐다.

그리고 미국 경기 활황으로 인한 공산품 생산 증대 및 국제무역 등이 활발해짐에 따라 디젤연료 및 선박의 bunker 수요 등이 증가했고, 국제적인 실업률 하락에 따른 차량 연료 소비까지 가세하면서 국제 원유 수요 증가와 함께 OPEC 산유국들의 감산조치 지속돼 향후 국제 유가는 점차 상승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2017년 후반기부터 국내에서 인도되지 않고, 조선소 안벽에 계류·계선(Cold Stacking) 돼 있던 미국 Transocean의 Drillship, 스웨던 STENA의 Semi submersible Rig 등이 연속적으로 발주자들에게 인도되고, 재매각(re-sale), 용선처 확보 등으로 인하여 처리됨에 따라 심해 시추의 재개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해양플랜트신화 재개 가능한가

특히 주목할 것은 해외 발주자들이 대형 해양플랜트 발주재개의 강력한 시그널을 국내 조선소에게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2017년 이후 FEED 설계가 진행 중이거나 EPC 입찰이 진행 중인 건이 최소 30건 이상으로 파악되며, 실무적인 관점에서 FEED에 들어가면 1년 안에 투자결정(FID)이 도출돼 EPC 입찰에 들어가는 점을 감안할 때 2017년을 고비로 2018년부터 하반기부터 국내 조선소들은 해양플랜트 수주 재개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2016년 중앙일보 기사의 제목인 “말뫼의 눈물이 13년 후 한국의 눈물로”와 같이 국내 중소 및 대형 조선소는 모두 수주량 감소로 인하여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이행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골리앗 크레인, Floating Dock 등이 헑값에 해외로 매각되고, 많은 현장 기술직, 설계 엔지니어 및 관리자, 하도급 인력 등이 자발적·비자발적으로 퇴직 처리됨에 따라 유가 상승에 따라 곧 시작될 경기회복의 과실을 향유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점은 국제적인 발주자들이 국내 조선소에 해양플랜트를 발주 재개한다고 하더라도 전문·숙련 기술 및 관리 인력이 부족해 과거와 같은 설계오류, 공정지연, 계약상의 독소조항 삽입 등의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지 못하는 문제가 존재한다.

전문인력 양성·유지가 관건

따라서 정부 및 해양분야 교육기관들은 시류의 흐름에 따라 급하게 또는 단기적으로 인력양성과 관련된 사항을 프로젝트형식으로 추진하지 말고, 중국의 고전인 관자(管子)에서 ‘사람을 곡식에 비교하여 평생의 계획 중 사람의 교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의 원칙적인 관점에서 해양분야의 전문인력을 산·학·연·지자체 등이 협력하여 공동으로 양성하고, 지금과 같은 대량 실업이 발생할 경우 재교육과 직업전환교육을 협력하여 전문인력의 유지·보수·전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Storage Bank를 만든다면 현실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더불어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우리는 일본과 중국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이 세계적인 불황속에서도 꿋꿋하게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 원동력이 자체적인 내수시장의 지원과 해양클러스터를 통한 해운↔조선↔해양클러스터(교육, 연구, 서비스), 에너지기업↔조선↔해양클러스터(교육, 연구, 서비스) 간의 유기적인 시너지 협력에서 비롯됐음을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비록 몇 번의 전환 기회를 놓친 아쉬움은 있지만, 해양분야 종사자 모두는 2018년 4월에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의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조선산업 발전전략’ 및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핵심 원동력인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최적화된 해양분야 글로벌 인력양성에 따뜻한 관심과 진심어린 애정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