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峰의 ‘새이야기’ ⑥ 백로

백로 Egret, 선비의 고결함과 우아함

2018-02-09     현대해양 기자

[현대해양] 옛날 옛적, 백로와 까마귀가 한 호수에 같이 살았다. 까마귀가 백로에게 “넌 깃털은 희고 속은 까맣다”고 놀리자, 백로는 “그런데 넌 안과 밖이 모두 까맣지 않니?”하고 되받았다. 이후로 백로와 까마귀는 같이 있으나 어울리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광해군 시절 선우당 이시가 동생에게 벼슬길을 말리며 쓴 시조에도 백로와 까마귀를 잘 대조해 묘사하고 있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 희고 흰 깃에 검은 때 묻힐세라.
진실로 검은 때 묻히면 / 씻을 길이 없으리라’

우리 선조들은 옛적부터 깨끗하고 하얀 깃털에 우아한 자태를 한 백조를 길조로 여기고 순박한 농부와 함께 하는 벗으로 묘사하기도 하고 고고한 선비의 모습으로 그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백로들은 황새목/백로과에 속하는 황로(Cattle Egret-영명, Bubulcus ibis-학명), 대백로(Great Egret, Ardea alba alba), 중대백로(Great Egret, Ardea alba modesta), 중백로(IntermidiateEgret, Egretta intermedia), 쇠백로(Little Egret, Egrettagarzetta), 흑로(Pacific Reef Egret, Egretta sacra), 노랑부리백로(Chinese Egret, Egrettaeulophotes)등 여러 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백로는 유라시아대륙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월동한다.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노랑부리백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새이나, 근래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텃새화됐고 4계절 관찰 되고 있다.

필리핀 지역에서도 백로들을 4 계절 쉽게 볼 수 있는데, 북반구가 겨울철이 되면 광대한 갯벌늪지에서 토착백로들과 남쪽으로 이주한 백로들이 합쳐져 큰 백로떼를 형성, 장관을 만들어 낸다.

인공적인 생태공원 아닌 자연생태계 속에서 살아가는 새들을 관찰하다 보면, 그들의 낙원(Bird Sanctuary)을 보존해 줘야겠다는 강한 의무감을 느낀다.

청봉(淸蜂) 송영한

1952년 부산시 기장 출생. 동래고등학교,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삼성물산(건설부문)에 입사, 32년을 근무하는 동안, 싱가폴 지하고속도로공사 등 주요 해외토목공사의 현장소장을 역임했다. 싱가폴 정부로부터 3년 연속 최우수 안전 및 품질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 난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삼성건설의 세계적 위상을 정립했다. 

2002년 해외건설사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건설부장관 표창 수상, 2003년 삼성건설 제1호 Master(명장)에 선임됐다. 이후, 자연환경을 훼손하는데 일조한 자신에 대한 후회와 사라져가는 생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고, 생태 및 환경 보호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2016년 추암사진페스티벌 동메달 수상 등 사진대회 다수 입상

· 2017년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 생태 및 환경운동가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