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유통 발전 위해 조합 심부름꾼 되겠다”…소통 강조

<박종구 서울건해산물(주) 중도매인조합장>
시장관리위원회에 건해산물 입장 반영 희망

2017-08-07     박종면 기자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서울건해산물(주) 중도매인조합장에 박종구 진성수산 대표가 지난달 3일 취임했다. 

지난 16대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조합장으로 돌아온 것. (사)전국건해산물 생산자 및 유통인연합회장을 지내면서 건어물 생산자와 유통인의 목소리를 대변해오던 그가 다시 중도매인조합장으로 돌아온 이유가 무얼까.

세계 최대 단일 시장규모를 자랑해온 가락동 건해산물 도매시장이 존폐위기에 처해있다는 것. 무엇보다 박종구 서울건해산물(주) 중도매인조합장은 “32년 동안 도매시장에 종사해온 유통인의 긍지가 땅에 떨어진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서울 가락동 건해산물 도매시장이 해를 거듭할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유통의 전성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통을 강조했다. 이는 가락시장 2단계 시설현대화 사업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는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을 추진할 때는 반드시 유통인들과의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조합장은 “때론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유통 발전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도 하겠지만, 궁극적으론 합리적인 의견교환을 거쳐 상식이 통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농안법,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그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의 현실화도 강조했다. 건해산물 시장 발전을 위해선 과거에 만들어진 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것. 박 조합장은 “그동안 유통 여건 등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농안법은 이와 같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유통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현실에 맞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영도매시장을 뒷받침해야 할 농안법이 오히려 유통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박 조합장은 “서울시와 서울시농수산물공사가 다시 한 번 건해산물 도매시장이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전했다.

취임식 이후 다시 만난 박 조합장의 눈빛에는 ‘우리나라 가락시장 건어물시장이 세계에서 제일 큰 시장이다’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는 “세계 어디를 가도 이만한 규모의 건해산물 집하장을 보기 어렵다”고 자부했다.

박 조합장은 이미 2012년 제16대 서울건해산물중도매인조합장 시절 가락시장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중도매인의 의견을 수렴한 안을 공사와 협의했다. 건어부류 중도매인들의 고질적인 영업시설 환경을 개선해 정상적인 도매기능의 회복과 급변하는 유통환경을 극복하고자 당시 조합 소속 건어부류 중도매인 210명의 염원을 담아 건어부류에 적합한 설계도를 적시한 건의서를 제출한 것.

현대화 추진에 소통 강조

16대 조합장 역임 이후 2014년에는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출하자와 유통인이 참여하는 사단법인 전국건해산물생산자유통인협회를 구성,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발로 뛰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 건어물 안 먹잖아요? 먹거리에 대한 인식과 소비패턴도 예전과 달라요. 칼슘의 왕 멸치가 몸에 좋다고 먹자! 먹자! 해도 예전만 못해요. 건해산물 가공품은 주로 수출이 많고, 내수는 어려워진지 오래입니다.”

건어물 소비형태 변화 탓에 제도권시장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특히 중도매인 거래 현실을 외면한 서울시 조례는 자유경쟁체제에서 중도매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

박 조합장은 “서울농수산물식품공사와 서울시는 우리 중도매인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한다”고 주장하며 억울해 했다. 오히려 공사가 산지의 유통을 잘 모르고 있다고.

그의 입장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장기적으로 추진하려는 시장도매인제와 맞서있다. 공사는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이 시대 흐름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하지만 박 조합장입장에서는 공사가 현실을 모른다는 것.

 

‘시장관리위원회’ 에 건해산물 입장 반영돼야 

박 조합장이 요즘 역점을 두고 있는 가락시장 ‘시장관리위원회’ 에 건해산물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관리위원을 포함시키는 문제다. 현재 시장 관리 위원회는 위원장(공사추천 외부인사), 부위원장(공사유통본부장, 업무주관)과 외부인사(학자), 참외 생산자, 수입 바지락 출하주, 농산부류, 수산부류(패류), 그 밖의 소매상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패류를 취급하는 수산부류 관리위원 1명이 건해산물 유통인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사 측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청과부류에서 해조류를 취급하려고 할 때 강력하게 항의해서 결국 이를 막았다.

“다른 수산물과 달리 건어물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출하가 집중되는 계절상품”이라며 “건어물 특수성을 감안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박 조합장은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합리적인 유통 발전을 위해 조합원 198명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