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미래, 수산클러스터로서의 자리매김 확고히 할 것”

부산 기장군 오규석 군수
해조류 육종융합연구센터 건립…‘해저 도시계획’ 실시

2015-06-29     박종면 기자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군에서 생산되는 미역, 다시마는 임금님께 진상하던 진품이었으며, 멸치 또한 유명세를 날리고 있다. 이러한 기장이 명부상부한 수산클러스터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기장군에는 기장수협을 비롯해 우리가 잘 아는 국립수산과학원, 부경대학교 수산과학연구소, 해양생물산업육성센터 등이 있으며, 작년에 동해어업관리단이 옮겨왔고,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이전을 앞두고 있다.

수산클러스터 기장은 전국 최초 4년 연속 생산성 대상을 수상했으며, 건전한 재정 운용과 효율적인 예산활용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 5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도시공간과 주민의 삶의 질 개선 및 도시의 경쟁력 향상을 종합평가한 2014년 대한민국 도시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으며, 지역경쟁력지수평가에서도 전국 종합3위, 군 단위 1위의 평가를 받았다.

기장군은 현재 원전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 유치를 위해 뛰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세계 최초의 원전소재도시 공동 협의체 구성을 위한 국제대회인 ‘기장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처럼 작은 기초자치단체가 수산클러스터로, 나아가 국내는 물론 세계의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이는 환부작신(換腐作新)을 기치로 지난 6년간 부단히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오규석 군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의사 출신의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인 오 군수는 양복 정장을 입지 않는다. 그는 늘 작업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민원현장을 찾아다닌다. 또 ‘365일 민원을 잠재우지 않는 야간군수실’을 운영하며 늘 주민의 애환을 듣고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에 끝난 ‘기장포럼’의 성과는 어떤 것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6월 8일부터 제 2회 기장포럼을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3일간 개최했었는데요, 일본, 프랑스, 미국, 베트남, 영국, 캐나다 등 7개국 15개 도시가 참여했고 국내 원전소재도시 영광, 울진, 울주, 경주가 정식 회원도시로 참여했습니다. 이외에도 IAEA(국제원자력기구) 및 워싱턴 GABI(글로벌전략경영원)와 베트남 하노이도 특별참여도시와 옵서버 도시로 참석했습니다.

이번 제2차 포럼의 특징과 성과라고 한다면 고리 1호기 폐로문제에 직면해 있던 우리 기장군이 이미 폐로를 경험했거나 페로가 진행중인 세계 각 나라들의 중요한 경험을 공유하고 폐로관련 정보에 귀를 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장포럼 제 2세션에서 ‘폐로의 영향과 향후 지역발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미국 워싱턴과 일본 도카이, 오마이자케, 영국 셀라필드, 캐나다 클레링톤, 쇼진쇼어등이 자국의 폐로기술, 폐로상황, 해체작업개요, 폐로관련 시사점, 폐로시 해결과제 등 폐로와 관련된 발표를 진행했는데 우리 기장군은 선진적인 폐로기술, 관련 제도 및 추진 현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게 됨으로써, 폐로된 고리 1호기와 함께 정부에서 추진 중인 원전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의 유치에 한층 유리한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는데 그 큰 성과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원자력 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 유치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원전해체연구센터’가 우리 기장군에 유치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말씀드리자면, 첫째, 주변 인프라입니다. 둘째, 경제성 및 입지적인 상징성입니다. 셋째, 주민 수용성입니다.

기장군은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 발상지로서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하고 폐로가 확정된고리 1호기가 존재하는 상징적인 곳이지만 이로 인해 낙후된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은 오늘날까지 많은 희생과 고통을 감내해오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살아온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차원에서라도 ‘원전해체연구센터’는 기장군에 유치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군수님은 ‘365일 민원을 잠재우지 않는 군수실’ 운영과 끊임없는 ‘현장 방문’으로 유명한데 그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지요?

저는 군민들에게서 힘을 얻고 해답을 얻습니다. 저는 민선 5기 취임을 시작으로 민선 6기인 지금까지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점검을 했습니다. 새벽 4시 반에 기상, 5시경 현장을 도는 것으로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해서 저녁 6시 반에 ‘야간군수실’을 마치고 야간 현장점검까지 마치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거의 밤 11시경이 되고 집에서 늦은 저녁을 먹는 것으로 저의 일과는 끝납니다.

제가 현장행정을 주장하는 이유는 직접 현장에 나가야지만 그 분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행정에 주민들의 요구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눈높이에 행정을 맞추는 것, 즉 현장은 내가 군민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더해야 할 것인지를 찾고 각오를 다지게 만드는 곳입니다. 그래서 군민은 바로 내가 찾는 해답이고 나의 스승인 것입니다.

이제 곧 야간군수실을 운영한지 만5년이 됩니다. 그동안 1만2,000여 명이 야간 군수실을 방문했고, 5,200여건의 민원을 받아 5,000여 건 넘게 처리했습니다.


기장군에는 기장수협,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어업관리단 등이 있고, 수산자원관리공단이 내년 이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장군이 수산클러스터를 차츰 형성하고 있는데…

기장군내에는 언급한 기관 외에도 부경대학교 수산과학연구소, 해양생물산업육성센터 등이 입지해 있고, 2016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본부의 기장 이전이 완료되면 명실상부한 수산클러스트로서의 자리매김을 확고히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바다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3월 우리 기장군은 수산자원관리공단과 ‘희망바다 만들기 업무협약’을 체결해 수산자원의 보고(寶庫)로서 어업인 삶의 터전인 기장 연안해역을 풍요로운 바다로 만들어 지역 수산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습니다.

또 공단의 본부 위치가 우리 군의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와 인접해 있어 기술, 정보 협력 등으로 정부 공공기관과 지자체간 상호 윈윈(Win-Win) 협력의 선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공단 이외의 수산관련 기관들과도 공조협력 체계를 구축해 기장 수산발전은 물론 나아가 대한민국 수산발전의 모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해양수산 분야에서 추진한 사업과 그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기장군은 살기 좋은 어촌기반 조성을 위해 올해 ‘어업경쟁력 강화를 통한 소득증대’, ‘수산자원 조성 및 관리’, ‘해양·어촌관광 활성화 및 고부가 수산가공산업 육성’ 등 크게 3개 분야에 190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행복한 어촌을 조성하기 위해 기장 전통해조종묘 보존은 물론 기후변화에 대응한 경쟁력 있는 해조종묘 개발을 위해 2013부터 2016년까지 약 200억원을 들여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를 건립합니다.

또, 수산자원 특성을 감안한 해역수심별 수산자원 산란 서식장 확대 등 지속 가능한 어업생산 유지를 위해 2030년까지 5년간 단계별로 약 810억원을 투입해 해조류, 패류, 어류 등의 ‘수산자원 군락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100억원을 들여 ‘연안 경관개선사업’을 추진, 천혜 자연경관의 연안 친수화를 관광자원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전국 최초로 ‘바다밑 도시계획’을 수립했는데…

‘바다밑 도시계획’은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 건립사업과 함께 ‘기장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 라는 기치 아래 추진하고 있는 우리 군의 역점사업입니다.

‘바다밑 도시계획’이란 무분별하게 이용 관리되는 바다를 육지처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서 0.7㎞ 해안가로부터 수심 25m에 이르는 4,861㏊의 해저 도시계획을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추진했습니다.

‘바다밑 도시계획’으로 우리 기장군이 관리하는 해역을 생활권, 해역특성, 해저지형, 수산자원 등 다양한 조건들을 고려해 크게 문화관광, 생태자연, 융합전원의 3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해역 이용 활용성, 친수성, 접근성, 청정성 등을 고려해 연안육역, 연안해역, 연안해저의 3개 용도지구(공간계획)로 구분했습니다.

이렇게 각 권역별 및 용도지구별 개발이용관리계획을 마련함으로써 해양도 육지처럼 종합적, 체계적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SEA Inside 부산시 기장군
작지만 알찬 바다의 고장 ‘기장군’

중·북부로는 용천산, 달음산, 백운산 등의 산지가 자리하고 이들 산지 사이를 흐르는 수영강, 동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수려한 해안선까지. 기장군에서 즐기지 못할 것은 없다. 천혜의 자연경관은 기장군만의 ‘웰빙’을 선사한다. 동쪽으로 접한 어장에서 잡히는 기장 미역과 기장멸치, 기장갈치 등은 우수한 풍미를 자랑하며 전국적으로 유명한 먹거리이다.

총 36km에 이르는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수욕장과 해동용궁사, 시랑대, 황학대 등 해안 절경, 죽성리성과 장안사, 기장읍성 등 역사가 숨쉬는 문화유적. 기장이 선물하는 여름으로 떠나보자.

고산 윤성도의 시름을 달래준 ‘황학대’

조선시대 3대 가인으로 시조문학의 최고봉을 이룬 고산 윤선도가 7년간 긴 유배생활을 보낸 기장군. 윤성도는 1616년 국사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전횡하면 영의정 등의 죄상을 밝히는 상소문을 올린 것이 화가 돼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됐으며, 경원에서 1년을 보낸 뒤 기장으로 이배됐다.

유배생활을 지내며 고산은 백사장 건너에 있는 송도를 ‘황학대’라 이름짓고 매일 이곳을 찾았다. 그는 황학대를 옛날 신선이 황학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이태백, 도연명 등 많은 시객들이 찾았다는 중국 양자강 하류의 ‘황학루’에 비교하기도 했다.

고산은 이곳에서 견회요와 우후요 등 주옥 같은 시 여섯수를 남겼다.

원효대사의 이야기가 숨어있는 ‘장안사

불광산 자락에 자리하며, 673년 신라 문무왕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경내에는 대웅전(부산기념물 37), 명부전, 응진전, 산신각과 석가의 진신사리 7과를 모신 3층석탑이 자리하며 특히, 법당 앞에 가지들이 엉켜 올라가는 모습을 한 높이 2.5m의 단풍나무가 독특한 볼거리이다.

장안사를 끼고 오른쪽 산길을 따라가면 척판암을 만날 수 있다. 본래 담운사로 불렸던 척판암은 원효대사 설화로 새로운 이름을 얻게됐다. 원효대사가 수도 생활 중 당나라 태화사의 승려 천여명이 산사태로 매몰될 상황임을 알고 효척판이구중(신라 원효대사가 판자를 던져서 사람들을 구한다)’이라고 쓴 큰 판자를 하늘로 날려 보내 이 글을 본 승려들의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이다.

빛나는 파도와 송림이 만든 절경 ‘임랑해수욕장’

아름다운 송림(松林)과 달빛에 반짝이는 은빛 파랑(波浪)의 두자를 따서 임랑이라 불리는 곳. 차성가에서도 ‘도화수 뛰는 궐어(쏘가리) 임랑천에 천렵하고, 동산 위에 달이 떴으니 월호에 선유한다’라고 이곳의 경관을 예찬하고 있다.

1km이상 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그 주변에 병풍처럼 푸른 숲을 이룬 노송. 옛사람들은 이곳 임랑천에서 고기잡이를 하며 놀다가, 송림 위에 달이 떠오르는 밤이 되면 사랑하는 이와 조각배를 타고 달구경을 하며, 뱃놀이를 즐겼다고 알려진다.

해수욕장으로 단장한 임랑은 자연에서 즐기는 휴식과 함께 신선한 자연산 회로 주민들과 관광객을 맞이한다. 또 인근에는 기장 4대 고찰 중 하나인 장안사와 묘관음사가 있어 가족 여행지로 추천할 만 하다.

기장미역과 멸치회로 소문난 항구 ‘대변항’

기장의 자랑인 멸치축제가 열리는 작은 포구인 대변항. 동해의 거센 물살을 바로 앞의 죽도가 방파제처럼 막아주고 있어 어항으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곳의 미역과 멸치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지역 특산품이다.

등대위로 떠오르는 일출과 아침 조업을 나가는 배들로 분주해지는 항구, 달빛에 빛나는 파도의 흰 포말. 때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항구의 모습은 도심의 바다와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장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