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산산업 우수성 해외에 널리 알리고 한층 더 발달할 수 있는 계기 만들 것”

이정열 ‘2015 제주 세계양식학회’ 집행위원장
양식, 미래의 먹거리 산업…6차 산업 적용하면 성공확률 높아져

2015-02-03     박종면 기자


오는 5월 26〜30일 제주도에서 ‘세계양식학회 및 양식박람회’가 개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국제 수산 행사다. 세계양식학회는 전세계 80여 개국 4,0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양식분야 최대 규모 대회다. 주요 국가들은 세계양식학회를 열면서 자국의 양식산업 홍보와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2008년 부산 행사에 이어 지난 2010년부터 다시 세계 양식학회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이에 2011년 브라질의 나탈(Natal)대회에서 2015년 제주대회가 확정됐다.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에서 홍보활동을 계속 벌이고 있다. 세계양식학회의 유치와 유치 후 홍보활동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5월 26〜30일 제주도에 세계양식인 집결

한국수산과학회는 행사 유치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1년 11월에 2015 세계양식학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준비위원장에 이정열 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를 임명했다. 그리고 대회 유치가 확정된 이후에는 준비위원회를 한국조직위 집행위원회로 개편해 본격적인 대회 준비를 하도록 하고 있다.

국제행사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집행위원회도 더욱 바빠졌다. 세계양식학회 및 양식박람회 준비뿐만 아니라 전북수산산업연합회 발족과 전북수산발전포럼, 해삼산업발전 토론회, 수산교육 100주년 행사 등의 기획, 실무 준비를 맡아 우리나라 수산업 발전을 위해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제주 세계양식학회 한국조직위 이정열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세계양식학회 및 양식박람회 행사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데 준비상황이 궁금합니다.

5월 26〜30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세계 80개국에서 4,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리측 집행위원회는 학계에서 9명, 도청에서 3명, 수산관련 단체 및 업계에서 8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집행위원회는 2011년 말부터 2014년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준비회의를 가지며 우리측에서 준비해야 하는 일뿐만 아니라 세계양식학회 사무국 요청사항까지 논의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난달 7일 세계양식학회 사무국이 주관하는 제3차 운영위원회의(Steering committee/Program committee)가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ICC 제주)에서 열려 국내 준비상황 등을 점검했습니다.

세계양식학회 홈페이지에서는 발표 논문 초록과 함께 등록을 받고 있습니다. 또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의 부스 예약도 받고 있습니다. 구두발표, 포스터 발표 논문 요약문은 2월 15일까지 접수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부산 세계양식학회와 올해 세계양식학회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세계양식학회는 1969년 미국 루이지아나 대학에서 발족해 처음에는 미주국가에서만 학술대회를 가지다가 점차 세계 대륙으로 개최지를 변경해 가며 개최하게 됐습니다.

2000년 이전에는 미주와 유럽만을 오가면서 개최되었는데, 이는 아시아 지역의 양식산업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다가 2000년 프랑스 니스에서 세계양식학회가 개최되면서 우리나라의 한국양식학회와 유대를 강화하자는 의미로 한국양식학회 회장을 초청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양식학회의 한국 개최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2005년 인도네시아 발리대회에서 2008년 한국의 부산대회를 확정하게 됐습니다.

2010년에 제주도 넙치업계에서는 제주도에서 세계양식학회를 유치하여 넙치산업을 세계 속에 알리고 세계 산업으로 발전시키자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제주도에서 2015년 세계양식학회를 다시 개최하자고 한국수산과학회에 요청하게 됐고, 이로서 학회와 범제주도 연합회(도청, 도의회, 산업계)가 유치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러므로 2008년도의 세계양식학회는 당시의 한국양식학회가 부산시를 후원자로 해 유치한 것이라면, 2015년 세계양식학회는 범제주도 연합회가 학계의 도움을 받아 주도적으로 유치한 학술대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양식학회 및 양식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텐데 …

어떤 행사든지 그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인력 지원과 경제적 지원이 제때에 충분히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양식학회 사무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는 중남미 국가(파나마)에서 개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우리 제주도 유치단과 학회에서 적극적으로 유치 의사를 표방해 유치에 성공한 것입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범 정부차원에서 행사를 주관하거나 후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의 경우에는 지자체 수준에서 세계대회를 치르려다보니 예산과 행정적 뒷받침이 이뤄지지 못하는 점도 아쉬운 점이라 하겠습니다.

또 우리 수산업계가 열악하다보니 모처럼의 국제행사가 국내에서 열려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2008년도에 이어 이번의 경우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행사 장소가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있어서 교통과 숙박이 예상보다 고비용이어서 국내외 참가자들의 참가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양식학회 및 양식박람회 유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세계양식학회를 유치했을 때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가 80여 억원정도 된다는 2006년 부산발전연구원 분석이 있었지만 더 큰 기대효과는 우리나라 수산산업의 우수성이 참가국을 비롯한 외국에 알려지고 이것으로 수산물의 교역이 활발해져 우리의 수산산업이 한층 발달할 수 있는 계기를 갖고자 하는데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양식업은 지난 2012년 이후 계속 침체 상태에 있는데 세계양식학회를 계기로 우리나라 양식산업이 한층 더 발전하는 기회로 도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 수산계 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학술대회에 손쉽게 참가하여 세계의 수산연구 동향을 체험하고 새로운 수산정보를 얻음으로써 수산발전의 토대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입니다.

엘빈 토플러 등 미래학자들은 수산업, 특히 양식산업이 미래산업이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조차 양식이란 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양식산업이 미래산업으로 나아갈수 있는 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분야, 이른바 3D를 기피하는 현상과 경제 우선 위주의 사회현상이 가져온 결과라고 봅니다. 그래서 수산보다는 해양을 선호하게 되었고, 양식산업보다는 해양생명 또는 해양바이오라는 포장된 용어가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해양과 수산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해양은 바다를 공부하는 이화학적 기초학문인 반면 수산은 인류에 이용되는 산물을 공부하는 응용과학입니다. 물론 넓은 의미로 해양을 공부하며 그 속에서 산출되는 산물을 인류에 이용하려고 한다면 해양생명 또는 해양바이오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자기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고 창의력으로 다양한 분야가 공존하는 사회보다는 무조건 잘 나가는 어떤 한두 분야로만 매달리게 하는 편향된 생각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래학자들이 예견했듯이 지구상의 인구가 증가하면 심각한 식량문제에 당면할 것이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식량산업을 부흥시켜야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도 식량이 부족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식량산업으로 양식산업을 권장하고 있고 세계 각국이 양식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을 보면 수산 및 양식산업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의 산업은 6차 산업이라고 합니다. 융복합 산업이라는 것이지요. 여기에 창의력을 더한 것이 진정한 6차 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먹거리 산업인 수산업에 6차 산업을 적용한다면 성공확률은 보다 높아질 것이고 이것이 우리 젊은 수산학도들이 가야할 길이 아닌가 합니다.


군산에서 비롯된 우리나라 수산교육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915년 서해 수산의 거점도시인 군산에서 설립된 ‘군산공립간이수산학교’가 우리나라 최초의 수산학교로 올해가 꼭 100주년 되는 해입니다. 이는 근대 수산교육의 효시가 되는 것으로서 우리나라 수산계의 기념행사로 승화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더욱 무관심입니다.

그래서 우리 군산대학교는 우리 군산지역이 근대수산교육의 발상지라는 점과 이를 계승해 온 교육기관이 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서 새만금과 함께 수산교육의 요람이라는 자긍심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수산교육 100주년 기념행사는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군산시민과 함께하는 행사로 열기 위해 군산시와 함께 군산시민의 날인 10월 1일과 2일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타임캡슐 매설, 수산인의 밤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