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수협 - 13년 만에  적기시정조치조합 탈피

창립 100주년, 새로운 사업 활로 개척까지

2021-06-11     김엘진 기자

[현대해양] 강진군수협은 남도답사일번지로 소문난 전남 강진군 일원을 업무구역으로 하는 지구별 수협으로서 본점은 한국의 나폴리항으로도 불리는 강진군 마량 미항지구에 자리잡고 있다. 강진군수협은 2003년 적기시정조치조합으로 지정됐다가 약 13년이 흐른 지난해 3월 적기시정조치조합 해제 통지를 받아 정상조합으로서 2021년을 활기차게 시작했다.

“2017년 강진군수협 자기자본증대 운동 5개년 추진계획을 세우며 2022년까지 정상조합이 되기를 기대했는데, 결국 한 해 빨리 적기조합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박범석 조합장은 자타공인 강진군수협의 자부심이다.

 

취임 이후 62억 원의 미처리결손금 해결

총자산 대비 순자본비율이 –3% 미만이거나 수산업협동조합법 제142조제2항 규정에 따른 조합 경영상태 종합평가에서 5등급 판정을 받으면 ‘적기시정조치조합’으로 판정받는다. 강진군수협은 2003년 적기시정조치조합으로 지정됐다. 처음엔 2010년까지 적기 해제를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2006년 금융사고가 발생하며 정상조합으로 돌아갈 길은 점점 멀어졌다.

2011년, 강진군어민후계자이자 어촌계장을 거친 박범석 조합장이 제18대 조합장으로 취임했다. 박 조합장의 가장 큰 목표는 누적된 빚을 정리하고 조합원들과 출자배당금을 나누겠다는 것이었다.

박 조합장은 실제로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기 시작했다. 한때 72억 원에 달했던 미처리결손금은 그의 취임 이후 10년 연속 흑자결산을 달성했다. 그리고 결국 2020년 3월 해양수산부로부터 적기시정조치조합 해제 통지를 받아 정상조합으로 2021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지난 4월 기준 1억 6,700만원 당기순이익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를 마지막으로 남은 미처리결손금 1억 7,000만 원을 모두 정리하고, 당기순이익 5억 1,600만 원을 목표로 사업추진을 하고 있다”는 박 조합장은 “2022년에는 어느 때보다 경제사업 및 신용사업을 적극 활성화해 조합원들에게 출자배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그가 취임한 후 정리한 미처리결손금만 약 62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그는 수협중앙회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대답했다.

박범석

“물론 강진군수협 자체에서도 꾸준히 위판과 금융사업 등을 전개했으나, 중앙 지원의 힘이 크다고 생각했기에 몇 년간 쉴새없이 뛰어다니며 지원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그는 “18대에 이어 19대까지 조합장을 연임하며 극심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 그렇지만 강진군수협의 회생에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전했다.

실제 강진군수협은 지난달 24일, 적극적 지원을 통해 회원조합의 경영정상화와 조합원 권익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의 나폴리항에서 다양한 수산물을

강진군수협은 총 6개 부서로 구성된다. 총무지도과는 조합인사 총무 및 어업인 지도업무를 담당하며, 유통사업과는 수산물위탁판매(경매), 면세유류공급, 전복치패사료, 멸치, 소금 공급 사업을 진행하고, 신전출장소는 낙지 전문위판장으로 면세유류공급을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 말 경제사업규모는 189억 400만 원이었다. 상호금융과 및 강진읍지점은 여·수신업무 및 공제(보험)업무를 취급하며, 채권관리과는 부실채권 사후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말 예탁금규모는 687억 6,200만 원, 대출금규모는 681억 9,600만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의 나폴리 마량에 위치한 강진군수협 위판장에서는 강진 연안뿐만아니라 인근 지역 장흥, 완도금일, 해남 등의 어업인들이 직접 잡은 도다리, 매생이, 문어, 물김, 감성돔, 넙치, 민어, 우럭, 전어, 낙지 등 다양한 활선어와 전복 등 패류를 수산물위탁판매(경매) 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위판고는 활선어 41억 9,300만 원, 패류 18억 5,200만 원, 연체류(낙지, 문어등) 60억 8,300만원, 갑각류 5억 5,500만원, 해조류(김,매생이등) 16억 2,900백만원 등을 기록했다.

박 조합장은 “우리는 특정한 단일 어종이 아닌 소규모 어선을 지닌 어업인들을 상대로 하기에 다품종 소규모가 특징이지만, 특히 감성돔, 낙지, 농어 등을 특산물로 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위판은 첫 번째 세 번째 주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7시 반, 오후 1시 반에 열린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소비자들로 위판장은 꽤 분주해진다.

박 조합장은 “또한 위판장 1층 직매장에서 구입한 회나 회산물은 위판장 2층에 신축한 회타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자리를 제공받아 시식을 하는 것이 가능해서 코로나19 이전에는 단체로 버스를 대절해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수산물은 위판장 외 다른 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4월부터 10월말까지 매주 토요일에는 마량미항 중방파제내에서 ‘강진 마량놀토수산시장’이 열린다. 놀토수산시장에서는 초청음악가의 공연과 함께 신선한 고품질의 수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시중보다 20~30% 경제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수산물을 직접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전보다 찾아오는 분들이 줄었지만, 지금도 강진군 관내는 물론 광주 지역에서 꾸준히 많은 이들이 와주고 있다”고 박 조합장이 설명했다.

 

강진군수협은

 

창립 100주년 맞아 신규사업 개발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18년중 10여년 동안 머물렀던 다산초당이나 충무공 이순신을 배향한 강진금강사 등이 있는 역사적인 고장이다. 또한 출렁다리로 연결된 가우도는 전남에서 가장 가고 싶은 섬으로 손꼽힌다.

박 조합장은 “내년이면 강진군수협이 창립한지도 무려 100년이며, 팬데믹 시국이 끝나면 이전처럼 수산시장과 위판장은 물론 강진을 찾는 발걸음이 급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도 바쁠 것”이라고 말한다.

정상조합으로 거듭났지만 강진군수협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신규사업 개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박 조합장은 전복치패 양식과 민물장어 양식을 본격화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협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강진군수협 바로 앞바다에 뜬방을 설치하는 항만정비사업도 준비 중이다. 2023년까지 뜬방을 현재 방파제에서 40m 정도 추가로 설치해 해상에 신규 위판장을 세우겠다는 목표다.

박 조합장은 “지금의 위판장에서는 판매를 위주로 하고 이를 시작으로 이 지역을 수산관광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자랑스럽게 조합 창밖의 푸른 바다를 가리켜보였다.

 

수협직판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