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새우

2013-08-13     이두석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젓새우는 절지동물문 갑각강 십각목 젓새우과에 속하는 갑각류이다. 서해 중부 이남에서 남해 서부에 이르는 해역에 분포하며, 저질이 진흙인 곳에서 무리지어 부유생활을 한다.

몸 색깔은 연한 분홍색 혹은 하얀색이며, 눈은 약간 노란색 색소포를 가진다. 꼬리다리는 두 개의 밝은 적색점을 가지는데, 1개는 자루의 안 가장자리에 있고 다른 하나는 안다리의 바깥 가장자리에 있다. 이러한 두 개의 적색점이 분류형질이다.

젓새우는 어체가 작고 연약하여 부패가 쉬우므로 잡자마자 소금을 넣어 선상에서 주로 새우젓을 담근다.

새우젓은 원료가 되는 젓새우를 잡는 시기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음력 6~7월에 잡은 새우로 담근 젓은‘육젓’이라 하는데, 산란을 앞둔 새우로 담근 젓이라 품질과 맛이 뛰어나다.  

음력 5월에 담근 새우젓은‘오젓’이라 하는데, 이른 철의 사리에 잡힌 새우로 담근 젓이라하여‘오사리젓’이라고도 부른다.‘오사리 잡놈’이란 말은 온갖 지저분한 짓을 거침없이 하는 불량한 잡배들을 일컫는 말인데, 이른 철의 사리에 새우를 잡으면 그물에 잡다한 것이 많이 섞여 올라오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추석 무렵부터 10월까지 잡아 담근 젓은‘추젓’이라 한다. 오젓이나 육젓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삭혀 내놓는 시기가 김장철과 맞아 주로 김치 담글 때 많이 쓰인다.

새우젓은 소금과 함께 예로부터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다. 옛날 새우젓을 자급자족할 수 없었던 산골에서는 새우젓 장수가 젓갈이 들어있는 알통과 젓갈 국물이 들어있는 덤통을 메고 다니며 팔았다. 정상적인 거래는 알통으로 하고 덤통은 덤으로 주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말에‘덤통 웃음’이란 것이 있다. 목적을 위해 계략적으로 웃는 웃음을 말한다. 알젓을 산 사람들이 덤통을 바라보며 히죽이 웃으면 새우젓 장수는 알아차리고는 덤통의 젓국을 덤으로 더 주었다는 데서 생긴 말이다.

발효 음식인 새우젓은 식탁의‘천연 소화제’이다. 새우젓에는 지방을 분해 하는 효소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곁들이면 좋다. 또한 새우젓은 조리에서‘간’을 맞추는 역할뿐만 아니라 그 음식의 존재를 부정하고 않고‘맛’을 깔끔하게 살려주는 역할도 한다. 

애호박과 새우젓, 콩나물 해장국과 새우젓, 계란찜과 새우젓, 돼지수육과 새우젓에서 볼 수 있듯이, 새우젓은 같이 쓰이는 요리의 재료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는 듯 하면서 전체의 맛을 이끌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