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가자미
기름가자미
  • 이두석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 승인 2013.05.09 16: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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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가자미
기름가자미는 가자미목 가자미과의 바닷물고기이다. 우리나라의 동ㆍ남해, 일본, 오호츠크해, 북태평양 등 넓은 해역에 걸쳐 분포하고 바닥이 펄이나 모래인 200~300m 정도의 깊은 바다에 서식한다. 산란기는 3~6월인데 주 산란기는 4~5월이다.

기름가자미는 다른 가자미에 비해 어체가 얇아 내장이 있는 내부가 쉽게 들여다보이며, 측선(옆줄)이 머리에서 꼬리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뻗어있고, 지느러미가 검어 다른 가자미류와 비교적 쉽게 구분이 된다.

깊은 바다에 살기에 주로 저인망에 어획되는데, 물 밖으로 나오면 쉽게 죽으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미끈거리는 점액을 많이 분비한다. 따라서 기름가자미란 이름은 미끈거리는 점액에서 유추된 이름으로 생각된다.

영어권에서는‘코리언 플라운더(korean flounder)’라 부르며, 일본 이름은 지느러미(히레)가 검다(구로)는 뜻으로‘히레구로’이다.

기름가자미는 동해안에 생산되는 가자미류 중에서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주요한 수산자원이다. 뼈가 연해 싱싱한 것은 뼈째 썰어 고추장을 넣고 오이, 파, 배, 미나리 등을 기호에 맞춰 넣어 물회로 만들어 먹는다.
뼈가 연한 기름가자미는 식해 원료로도 그만이다. 가자미를 이틀 정도 소금에 절였다가 박박 문질러 끈적끈적한 체액을 거두어 내고 깨끗이 씻어 꾸덕꾸덕하게 말린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조밥, 고춧가루, 마늘, 엿기름을 한데 버무려 1주일 정도 삭힌 식해는 새콤하면서 매운맛이 독특하다. 

시인 백석은‘선우사(膳友辭, 음식 친구에 관한 글)’란 시에서‘ …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어졌다/ 착하디 착해서 세괏은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고 희고 뼈가 연한 가자미를 묘사하고 있다. 

또한‘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고 하였다. 백석이 예찬한 음식 친구가 바로 동해안의 바닷바람에 잘 말려서 찐 가자미일 것이다. 흰 쌀밥과는 환상의 궁합이다.   

그러나 동해안에서는 기름가자미를 찾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현지에서는 기름가자미란 이름보다는 물가자미나 미주구리라는 이름이 더 널리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혼란이 야기 되고 있다.  

물가자미는 같은 가자미목 가자미과에 속하지만 몸 빛깔이 연한 암갈색 바탕에 크고 작은 흑갈색 또는 유백색의 점들이 흩어져 있고, 특히 옆줄을 경계로 3쌍의 큰 흑갈색 점이 있으며, 옆줄이 가슴지느러미 위에서 활모양으로 굽어있어 일직선인 기름가자미와는 구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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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벌이 2018-03-25 18:57:28
정보 고맙습니다.
오늘도 가자미식혜를 담가보았습니다.
따뜻한밥엔 더할나위 없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