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峰의 새이야기 ㉓ 꾀꼬리
淸峰의 새이야기 ㉓ 꾀꼬리
  • 현대해양 기자
  • 승인 2019.07.04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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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꼬리의 호기심과 모험심

[현대해양] 아까시나무와 참나무의 연노란 잎들이 짙어져 녹색의 숲을 이루는 오월이면 숲에서 꾀루르 ~, 꾀루르 ~, 꾀꼬루르 ~ , 꾀꼬루르 ~ 옥 쟁반에 자수정 구슬들이 구르는 듯한 아름다운 새의 노래 소리가 들린다. 자연의 숲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평화스럽고 사랑스런 새들의 노랫소리이다. 황금색 바탕에 까만 띠, 녹색의 숲 속에서도 또렷이 보이는 한쌍의 꾀꼬리(참새목, 학명 : Oriolus chinensis, 영명 : Black-naped Oriole)가 과수원 뒷산에 돌아왔다.

꽤~엑~, 꽤~엑~, 꽤꽤, 꽤꽤~

유월의 왕성한 검푸른 숲 속에서 갑작스럽게 요란한 새소리가 들린다. 쌍을 이룬 꾀꼬리들의 새 생명이 깃든 둥지에 인간들을 포함하는 천적들이 다가옴을 알리는 암컷 꾀꼬리의 경계용 울음소리이다. 꾀꼬리는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 필리핀 및 대만의 아열대 숲속에서 사시사철 머무는 텃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꾀꼬리는 풍부한 먹거리와 아늑한 밀림 속에서 텃새로서의 안락한 삶을 버리고 머나먼 길을 날아(약 3,000km)서 금수강산 한반도에서 새 생명을 낳고 성장 시켜서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다시 열대 우림으로 돌아가야 하는 바쁜 삶을 이어가는 여름철새의 운명을 기꺼이 마다 않는다.

이들 꾀꼬리는 왜 한반도까지 날아 올까? 호기심, 개척과 모험의 정신? 꾀꼬리들의 후손을 위한 새로운 세상과 시대에 대한 도전과 혁신의 의식? 인간들의 삶과 정신에 비추어 자연 속의 꾀꼬리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신비한 자연의 현상에 대한 ‘인과 관계’를 이해하기에는 자료가 너무 부족하고 생각의 한계를 실감한다. 거대한 자연 속의 작은 미물이지만 제 역할을 가지고 개체의 삶과 종족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위험과 위기를 직관적인 야성, 태생적인 용기와 지혜로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이 숲 파괴 등 직간접적으로 야생의 생태계에 가하는 위해한 행위들로 인해 최근 10년 기간에 한반도를 찾아오는 꾀꼬리의 개체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우리 인간들이 풍족한 삶을 쉽게 영유하기 위하여 과잉의 농약살포, 플라스틱 등 화학적인 쓰레기의 과잉 투기, 석유 에너지의 과잉 소비 등이 주요 원인일 것이다.

이 금수강산에 황금색의 아름답고 고운 목소리의 꾀꼬리가 계속 찾아오게 하는 길은 자제하고 절제하는 삶 지향과 자연의 숲 보호와 훼손의 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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