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어업인들의 특별한 나들이
영덕 어업인들의 특별한 나들이
  • 김비도 기자
  • 승인 2019.07.01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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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뉴딜 300사업 지역협의체 특별교육 동행 취재기

#1. 첫째날, 경북 영덕 장사해수욕장

지난달 20일 아침, 영덕군 장사해수욕장에 부흥, 대탄, 백석, 석동마을의 지도자들 20여명이 모였다. 영덕군에서 1박2일 동안 진행하는 어촌뉴딜300사업 대비하여 지역협의체 특별교육에 참가하는 주민들이다.

석동마을은 올해 어촌뉴딜300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곳이고 부흥, 대탄, 백석은 내년사업 신청을 준비중에 있다.

이번 교육에 참석한 지도자들은 마을 발전을 위해 바쁜 생업을 뒤로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인솔은 연안개발담당 김방식 팀장과 강원곡 주무관이 맡았다.

참석 소감을 포함한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 사이 버스는 7번 국도를 따라 강원도로 향한다.

 

#2. 첫째날, 강원 삼척 장호마을

첫 번째 방문지로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아름다운 어항이 있는 장호마을을 찾았다.

장호마을은 2007년 투명카누체험을 최초로 도입한 어촌체험마을로 12년 동안이나 잘 운영하고 있다. 카누 뿐 만 아니라 스노클링, 해양슬라이딩 등 해양레저와 관련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회 센터, 숙박시설 등 관광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체험 프로그램만으로도 년 8억원의 수익을 올린다. 운영에 참여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해양관광을 활용하여 마을 발전을 이룬 좋은 사례이다.

홍영기 장호어촌계장이 마을의 발전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영덕에서 온 마을 지도자들은 그의 설명 한 소리도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기우렸다. 홍 계장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마을마다 갈등은 다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을을 발전시켜보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서로 힘을 합칠 수 있어요. 마을사업은 시간이 꽤나 걸린다고 봅니다”.

석동마을 김영창 이장이 먼저 질문을 던졌다. “해양레저 마을을 운영하기 위하여 주민들이 준비해야할 자격이 무엇인가요?”. 같은 마을 이미상 새마을 지도자도 궁금한 것을 질문했다. “마을 자부담은 어떻게 조달하나요?”.

홍계장의 답변했다. “12년 전 처음 시작할 때 제가 수상레저기구 조정면허를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젊은 주민들은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요즘 정부 사업은 거의 다 자부담이 있어요. 그래서 수익의 일정 부분을 다음 사업을 위해 적립해 둡니다”. “마을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니 사업비의 일부분을 마을에서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이후 마을을 둘러보았다. 마침 바다에선 젊은 청년들이 올해 새로 도입하려는 시-워커(Sea Walker)를 시험중에 있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장호마을 주민들의 역량이 대단해 보였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마을에 도입하기 좋은 여러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며 주의깊게 장호 마을을 둘러보았다.

다음은 어촌뉴딜300사업 전문가의 강의가 이어졌다.

어촌뉴딜사업의 개발의 취지와 신청절차, 심사과정, 심사방법 등이 상세히 설명되었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어촌뉴딜300사업이라는 공모사업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진행되는 절차를 상세히 설명 받아보니 사업을 제대로 이해가 되었다고 했다.

#3. 첫째날, 강원 양양 수산마을

다음 행선지 양양수산마을이다.

이 마을은 과거 어업인 수에 비해 어항이 너무 커다하여 과잉투자의 대표적 사례로 질타를 받았던 곳이다. 이후 어촌계원들이 과감하게 어항구역 일부를 요트마리나로 개방하고 요트클럽도 들어서게 장소를 내어주었다.

또 2014년부터는 어촌체험마을 사업을 유치하여 항내에서 안전하게 해양레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에 있다.

영덕군에서 온 참가자들은 항내 마리나 시설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백석리 이철현 어촌계장은 “요트가 많으니 이국적인 분위기가 난다. 우리 마을은 항이 작아 이런 시설을 도입하기는 어렵지만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호기심을 드러내었다.

가비마린 권기성 대표를 만나 마리나 운영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권대표는 “요트는 돈 많은 사람 장난감이잖아요. 배를 대어놓고 관리해 주면 마을의 경관도 좋아지고 수익도 되니 배와 바다를 잘 아는 어민들이 하기 딱 좋은 사업입니다”

전문가들의 강의가 이어진다.

이번에는 지역협의체 운영과 어촌관광과 어촌개발 방향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지역협의체는 어촌마을 주민들을 대표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올해부터는 어촌뉴딜300사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준비가 되어야 한다. 구성은 어촌계장과 군 해양수산과장이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마을 주민 대표들과 외부전문가, 관계 지자체 공무원으로 구성되며 필요에 따라 수협 등 지역 NGO 단체 관계자도 참여할 수 있다.

어촌뉴딜 사업의 의사결정은 이 지역협의체를 통해서 진행되고 주민대표 위원들은 여기서 결정되는 내용을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또 주민들의 의견을 협의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다음은 어촌관광자원 개발에 대한 전문가 강의가 진행되었다. 마을 자원의 가치발굴과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어업인 눈높이에 맞게 설명되었다.

이어서 이번 교육의 하이라이트인 각 마을별로 사업계획을 놓고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석동마을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설계안을 놓고 전문가들과 주민 대표들 간에 심층 논의되었다. 부흥, 대탄, 백석마을 대표들은 마을자원을 분석하여 사업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4. 둘째날, 강원 양양 수산마을

다음날 아침, 권영한 수산어촌계장의 강의가 이어졌다. 권계장은 전국어촌체험마을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마을이 깨끗하고 멋있어 보이지만 지금까지 오기까지가 몇 십 년이 걸렸습니다”. “우리 어촌계는 강력한 규약을 바탕으로 운영됩니다. 매월 1회 바다 나가지 않는 날이 있는데 이를 어기고 바다에 나가면 벌금이 50만원입니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그렇고요”

“대신에 퇴직금 제도가 있습니다. 고령이나 사정이 생겨 바다 일을 그만두는 분에겐 생활안전자금 명목으로 2천 만 원의 퇴직금을 드리고 있습니다”.

원양어선 선장출신인 권 계장은 스페인 라스팔마스에서 오랫동안 지냈던 경험이 있어 과감히 어촌을 개방하고 요트클럽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어촌체험마을을 운영하며 지금의 성공을 이루게 되었다. 현재는 어촌계에서 펜션, 식당, 해양레저 체험프로그램을 통합해서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흥리 박상복 어촌계장은 “어촌계장의 마음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대통령보다 더 위대한 분이라 생각하며 이 분의 손을 한 번 더 잡아봤습니다. 마을에 돌아가서 주민들과 협조해서 우리도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감동을 표했다.

실제 체험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경험해 보기로 했다.

구명조끼를 몸에 착용하고 2인용, 4인용 투명 카누를 정해진 구역 내에서 타봤다. 상품성은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강릉 정동진에 들렀다. 정동진에도 어촌계가 있고 어민이 있다. 하지만 어민은 잘 보이지가 않는다. 산으로 간 호텔이 있고 각종 국적불명의 숙박시설들이 몰려있다. 어촌뉴딜300사업을 유치하더라도 이렇게 혼란스럽게 개발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참가자들은 이번 교육을 마치면서 어촌뉴딜300사업을 잘 이해할 수 있었으며 사업에 선정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끼리 화합하여 마을을 얼마나 건강하게 잘 유지시킬 것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하는 교육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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