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수산업협동조합, “본소 이전·냉동공장 건립 공약 지킨다”
옹진수산업협동조합, “본소 이전·냉동공장 건립 공약 지킨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9.07.0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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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탐방] 서해5도 어장 확장 실효성 따져

[현대해양] 남북화해무드와 남북협력시대를 맞아 주목받고 있는 수협이 있다. 서해5도를 업무구역에 포함하고 있는 옹진수협이다.

옹진수협은 1962년 4월 연평, 덕적, 부천, 용유어업조합을 각각 어업협동조합으로 개편 발족하면서 시작된 곳이다. 옹진수협의 업무구역은 서해5도를 포함한 옹진군 6개면(백령, 대청, 연평, 덕적, 자월, 북도)과 안산시(대부도), 시흥시(월곶, 오이도), 부천시, 군포시, 과천시, 의왕시 등이며 조합원은 4,100명에 이른다.

옹진수협은 16개의 상호신용 지점과 4개 사업소, 3개 출장소를 갖추고 있다. 조합원 구성은 도서민이 많은 옹진군이 2,200여 명, 안산시가 1,100여 명, 시흥시 등이 760여 명으로 돼 있다. 어업형태는 연평도, 대청도 등지는 어선어업이 많고 약 70%가 맨손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넓은 업무구역

인천 연안부두, 대부도, 백령도, 대청도, 안산 탄도항에 소재하고 있는 옹진수협 위판장에는 서해 청정해역의 꽃게와 각종 활어 위판을 통해 사시사철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수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연평도산 꽃게와 백령도산 까나리액젓은 우수한 품질로 수협의 명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어업인 소득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옹진엔 업무구역이 넓은 만큼 섬도 많다. 75개의 무인도와 25개의 유인도가 있다. 조합장 선거도 독특하게 치러진다. 섬에 거주하는 조합원들이 많다 보니 28곳에 투표구가 설치되고, 개표도 해당 투표구에서 진행한다. 섬이 많아 총회를 하는 것도 대의원회를 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조합장이 직접 찾아 나선다.

“백령도라도 한 번 갔다 오면 이틀은 걸립니다. 그래도 어촌계나 조합원 행사가 있으면 가야지요.”

옹진수협 장천수 조합장은 과거 전성기를 잘 기억하고 있다. “1960년대 어항에 보이는 건 온통 어선, 상선이었어요. 연평도 조기 파시는 유명했죠.”

실제로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연평도 해상에서 조기가 많이 잡히는 봄철이면 외지에서 수천 척의 배가 몰려들었다. 서울 마포나루에서 시선배(상선 혹은 운반선)가 들어와 조기를 사 갔다. 시선배에 실린 조기는 강화도를 지나 한강을 거슬러 마포나루에 풀렸다. 그러다 1960년대 말부터 조기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꽃게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런데 그 꽃게마저도 불법 중국어선들이 마구잡이식으로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장천수 옹진수협 조합장

“울타리 역할하겠다”

장천수 조합장은 지난 3월 제2회 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과거에 1년여 조합장을 지냈던 기억이 있다. 약 8년 만에 복귀한 셈이다. 그 사이 수협 규모가 커졌음을 실감한다. 조합원 수도 감소하는 조합이 대부분인 반면 오히려 증가했다. 조합원수가 과거에는 3,000명 대에 머물렀는데 지금은 4,000명이 넘는다.

한 때 자본잠식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됐다가 불과 몇 년 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에는 79억 원의 당기순이익(영업이익 89억 5,700만 원)을 올렸다. 전년 보다 14억 원 증가한 수치이다. 대부도 탄도 위판장 신설, 소사남지점 이전, 이익금 증가, 5.4% 출자·이용고 배당 등 자랑거리가 넘쳐난다. 보통 새로 취임한 조합장들은 전임 조합장 치적에 묻어가기 마련인데 장 조합장은 겸손하게도 본인이 한 건 없다고 말한다.

“내가 아직 경영에 기여한 건 없다. 직원들이 혼연일체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다”라며 상임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공을 돌린다. 그런데 ‘아직’이라는 말에서 앞으로 할 일이 많다는 비장한 각오를 느끼게 한다. 장 조합장은 “자산규모 1조원 대에 이르는 상호금융을 잘 지켜 조합원들 자산과 이익을 보호하고 직원들 바람막이, 울타리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바다마트 설치

장 조합장은 옹진수협 중점과제로 최우선 과제로 본소 이전을 꼽는다. 본소 이전은 선거공약이다. 어민들과 동떨어진 도심이 아닌, 어민 조합원들이 더 편하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 조합원 편의와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전 예정지는 연안부두. 즉, 현재의 인천 도화동에서 연안부두로 옮겨가겠다고. 이와 관련해 인천광역시, 옹진군, 수협중앙회와 부지 매입, 지원 등을 협의하고 있거나 협의할 계획이다.

그리고 바다마트를 신설하겠다고 한다. 서해5도 주민들이 멀리까지 가지 않고 수협 인근에서 편하게 생필품을 구입해 귀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바다마트는 수익사업이라기 보다 순전히 조합원 편의 차원에서 구상하고 있다. 서해5도 6개면 어민들이 동인천 등 멀리까지 나가지 않고 연안부두 인근에서 생필품을 구입한 뒤 바로 여객선을 타고 섬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

장 조합장은 본소 이전과 함께 냉동냉장공장과 수산물가공공장 건립에 관심이 쏠려 있다. 그는 “냉동냉장공장을 건립하면 중도매인들이 보관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고 더 많은 양의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어 높은 어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 외에도 꽃게 가공시설을 임기 중에 마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장 조합장은 현재 군납하고 있는 옹진수협 특산품인 꽃게를 멀리 다른 지방까지 가서 가공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것.

장천수 조합장이 서해5도 어장 확장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장천수 조합장이 서해5도 어장 확장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정면돌파

장 조합장은 요즘 옹진, 특히 서해5도 조합원들이 화해무드 조성으로 어장이 확대된 이후 원성이 높음에 주목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어장이 확장됐다고는 하지만 새 어장까지 2시간 이상 걸려 어장 확장 혜택 없고 단속만 강화됐다는 불평이다. 실제로 백령도, 대청도 어민 등은 섬과 가까운 서북부 어장의 확대를 원했지만, 국방부는 안보문제를 이유로 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어민들은 일출 전, 일몰 후 조업시간 30분 연장도 실효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장 조합장은 “서해어업관리단이 어장 확대를 이유로 철저한 준법조업을 강요하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어획량이 급감하는 이때 우리 어업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선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풍력발전단지 대응에도 관심이 많다. 장 조합장은 지난달 수협중앙회 대책회의에서 서해권역 대책위원장에 선출됐다. 그는 바다와 어업을 지키는 일에 소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장 조합장은 피하거나 돌아가지 않고 직접 정면돌파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에게 일을 맡겨놓고 앉아서 보고만 받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어려움에 봉착하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직원에게 지시하고 보고만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직원이 할 수 없는 일은 조합장이 직접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장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선망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단, 남을 속이고 요령을 피우거나 부정하는 경우에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단호하면서 경영철학이 있다는 평가다.

장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이익과 권익을 대변하며 출자배당, 각종 지원사업 등 어민, 조합원 복지향상에 절대 소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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