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업에서 원양산업으로!
원양어업에서 원양산업으로!
  • 김현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책임연구원
  • 승인 2019.07.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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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원양어업은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근대화를 위해 몸부림치던 1950년대부터 시작하여, 수출산업으로 외화를 벌여들여 산업기반을 구축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1970년대 초(1971년 기준)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5%에 달하던 원양어획물 수출액은 이제는 약 0.1%(2017년 기준)로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8년 정부는 힘을 잃어가던 원양어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원양산업발전법’을 제정하고 한국원양산업협회(KOFA)를 출범시켰다. 이 법에서는 ‘원양산업’을 원양어업(해외수역에서 단독 또는 외국인과 합작으로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는 사업)과 원양어업 관련사업(원양어업 또는 해외에서 투자하여 생산한 수산물을 운반・가공・유통・판매 등을 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원양산업에 대한 법률적 정의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왔다.

원양산업을 잡는 어업과 양식어업으로 정의하는 것으로 충분한가? 가공과 유통·판매를 포함한다면 어떻게 확대시켜 나갈 것인가? 또 원양산업을 생물 관련산업으로 한정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필자는 이러한 의문을 기초로 하여 원양산업을 새로운 해양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단계적 산업 다각화를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단기적으로 어획어업 효율화 및 수산양식의 확대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 수산물 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2021년경 양식 생산량은 어획 생산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양산업에 해외 양식을 포함해야 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양식 기자재 및 양식 관리시스템 개발과 해외 생산 수산물의 가공·유통업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수산자원 조성시설과 관리시스템을 해외 현장에 적합하게 개발하여 적정기술로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관계 분야와의 상생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기술 이전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는 관련국들과의 협력 사업화를 위해서도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으로는 생물자원 뿐 아니라 에너지, 광물 자원 등을 개발, 가공, 운반 및 판매하는 것으로도 원양산업을 확대해 나가야한다. 원양 생물을 어획하고 사육·관리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희소금속의 발굴도 원양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고 이러한 자원을 원양에서 확보하는 것은 유망한 미래산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청정에너지를 원양에서 개발하여 국내로 들여오거나 수출하는 것도 새로운 원양산업의 분야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원양산업의 다각화를 통한 산업육성 및 성장지원을 위해서는 먼저 원양산업발전법에서 ‘원양산업’의 정의를 재설정해야 할 것이다.

과거 원양어업이 국가경제 발전에 큰 주춧돌이 되었던 것과 같이 원양산업의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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