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LNG 화물창 날개펴야
국산 LNG 화물창 날개펴야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9.06.0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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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최근 국내 대형조선 3사의 LNG선박 수주가 봇물 터진 듯 쏟아지는 모양새가 수년 전 해양플랜트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원유가 배럴당 120달러로 치솟자 글로벌 대형 원유업체들이 앞다퉈 바다에서 기름을 캐겠다며 해양플랜트를 발주하기 시작했다. 당시 조선 3사는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던 해양플랜트 건조에 있어 드릴(Drill), 자동위치조정시스템(DPS) 등 핵심기술은 아웃소싱하고 외형인 선체만 건조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LNG 시장이 활기를 띠자 대형 조선 3사는 몰려드는 LNG 수주로 순풍을 받고 있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핵심기술인 LNG화물창은 여전히 해외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수주와 비슷한 형국이다.

LNG선의 핵심기술은 화물창, 발주처로부터 검증된 안정성을 강하게 요구받는 시스템이다. LNG 화물창은 프랑스의 GTT사가 기술력에서 최상위에 있으며 이에 국내에서 건조되는 대부분의 LNG선에 이 업체의 화물창이 탑재되고 있다. LNG 신조 프로젝트 당 110억 원 가량의 기술 사용료가 해외로 유출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화물창도 존재한다.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조선 3사가 공동 개발한 화물창인 ‘KC-1’은 SK해운이 운용하는 LNG선박에 탑재된 바 있다. 또한, 조선사 개별적으로 삼성중공업은 ‘KCS’, 대우조선해양은 ‘Solidus’를 개발했다.

특히, ‘Soildus’는 최근 한국선급(KR)으로부터 프로젝트 투입 전 단계인 설계 승인(Design Approval)을 획득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규진 한국선급 탱커팀장은 “‘Soildus’는 이중 금속 방벽을 적용해 LNG 누출을 방지하는 등 안전성을 극대화해 기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라고 평가했다.

Solidus는 독일 화학회사 바스프(BASF)와 협력해 개발한 친환경·고성능의 단열재를 적용해 LNG 자연기화율(저장탱크 내 LNG 자연 증발률)을 현저히 낮춘 기술력을 자랑하며 업계의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여전히 국산 화물창은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현재 발주 계획은 없고 만약 발주되더라도 프로젝트 이해관계자들은 화물창 안정성의 증명을 요구하기 때문에 Track Record(실적)가 없는 우리 화물창을 내세우기에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언론도 한 몫 하고 있다. 국산 화물창이 처음 투입된 선박에 결함이 발생하자 가스공사에서 운항 상 차질이 없다고 공언 함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쌍심지를 켜고 결함을 파헤치며 들춰내 흠집 내는 기사를 연일 보도했다. 이에 LNG선박 외국 발주처와의 간극을 더욱 벌리는 역할을 했던 것.

첫 시도는 언제나 시행착오를 겪는 법이다. 정부, 업계, 언론이 합심하여 하루빨리 국산 화물창이 설 자리가 마련되도록 고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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