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게수하식수협, 멍게 하나로 일군 알짜조합
멍게수하식수협, 멍게 하나로 일군 알짜조합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9.06.11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화 구축 및 제품 다양화 역점

[현대해양] 멍게 하나만 취급하지만 신제품 개발과 다방면의 판로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나가는 조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통영 소재 멍게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이하 멍게수협)이 작지만 알찬 수협이 된 이유를 들여다 봤다.

 

작지만 알찬 수협

1994년 6월 창립한 멍게수협은 이듬해 11월 수협중앙회 가입, 1997년 상호금융 개점, 2007년 수산물종합가공공장 준공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현재 통영에 본소 1곳, 가공공장 2곳, 상호금융 2곳을 갖춘 규모로 성장했다. 멍게수협은 현재 조합장, 상임이사, 지도·경제상무, 신용상무 이하 7개 과에서 46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됐으며 조합원은 통영에 226명, 거제 68명, 남해 9명, 기타 동해안, 경북 17명으로 총 320명이다.

지난해 경제사업에서 107억원, 지도사업에서 1억4,000만원의 이익을 낸 멍게수협이지만 멍게 이외 다른 사업이 없어 공제, 상호금융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멍게수협이 소재한 통영은 인구 14만명에 멍게수하식수협, 굴수하식수협, 멸치권현망수협, 근해통발수협, 사량수협, 욕지수협, 통영수협 총 7개 조합이 있어 금융사업에 있어 치열한 격전지이다. 이러한 불리한 구조에서도 지난해 공제사업에서 41억원, 신용사업에서 1,107억원을 기록하며 총 자산 1,540억원, 당기순이익은 4억6,000만원을 달성했다.

정두한 멍게수협 조합장은 “지난해 냉동공장 등의 사료 판매 실적과 양대 은행의 공제성과가 좋아 이와 같은 결실을 맺었다”며, “작은 규모 조합이지만 임직원들의 자긍심은 대형수협 못지 않다. 지난해 조합원들에게 12% 배당과 임직원 특별상여금 300%를 지급했다”고 전했다.

 

현장통 4선 조합장의 ‘소통경영’

정 조합장은 멍게 분야 국내 최고의 현장 전문가이다. 고향이 한산도인 그는 어릴 적부터 바다를 접하고 아버지가 어업, 큰 형이 한산도에서 굴 양식을 하면서 중·고등학생때부터 수산현장을 누볐다. 25세 되던 때부터 남의 어장을 빌려 굴, 오만둥이, 피조개 살포양식을 경험해 보고, 정치망 어업으로 갈아타다가 최종 멍게양식에 정착했다고. 통영뿐만 아니라 거문도, 동해, 남해에서도 멍게양식 경험이 있는 현장통이다.

지난 2006년 주변 조합원으로부터 이사로 추천되면서 조합 일을 시작한 정 조합장은 지난 2008년 독보적인 득표율로 조합장에 선출됐다. 최근에도 80%가 넘는 득표율로 4번째 조합장을 연임하고 있다.

정 조합장은 “첫 조합장을 맡으면서 당시 조합 자본금이 220억원에 그쳤고 내 사업도 위축되던 터라 상당히 어려웠던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우선 그는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고 불필요한 인력을 감축했다. 지금도 구조조정 때 시행했던 하위 직원들이 상사를 평가하는 제도가 남아 있다. 아울러 그는 첫 조합장 부임 당시 어려울 때일수록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신념 하에 현장을 누비며 조합원 간 스킨십을 늘려갔다. 판로, 가격, 가족사까지 대화를 나누면서 애로사항과 해결방안을 논의했단다. 지금도 통영지역에만 멍게양식장이 100군데가 넘지만 한 달 주기로 전부 둘러보는 정 조합장의 소통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고. 아울러 반기마다 호텔에서 전체 총회를 열고 전 조합원이 참석해 서로를 격려하며 성과를 축하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작은 조합의 수장이지만 지난해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 올해는 경남수협협의회장, 전국 36개 조합장 모임인 ‘전국 21세기 수협연합회’ 회장을 맡은 정 조합장은 멍게산업뿐만 아니라 국가 수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에도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 조합장은 “우리 2세, 3세들이 이 산업을 이끌어 갈 텐데 미래 동력으로서의 멍게산업의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다”며, “멍게는 사료 비용이 들지 않는 양식산업이다. 국가차원에서 활성화 시켜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멍게를 비롯한 수산산업 전체를 활성화 할 규제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혼합양식이 대세가 되다 보니 굴 양식의 경우 진주, 홍합, 가리비 양식이 허용돼 홍합 가격이 오르면 전부 홍합을 하고 가리비 시가가 좋으면 전부 가리비로 몰려 결국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지속 가능한 양식산업이 되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용 절감, 자동화 구축에 역점

멍게양식에 있어 비용절감이 멍게수협의 최대 관심사이다. 멍게수협은 야자수 껍질을 꼬아 만든 로프의 일종으로 멍게 유생이 부착하는 도구인 ‘팜사’ 공급을 개선해 어민들의 수고를 던 사례가 있다. 스리랑카의 볼랜카(Volanka)사의 팜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고 고품질의 팜사를 제작하는 업체로 수년 전까지 멍게수협의 유일한 거래처였다. 정 조합장은 거래처 한 곳만으로는 저렴한 가격으로 지속적인 팜사 공급이 어렵다는 판단에 4년 전 인도네시아로 건너갔다. 팜사 제작사를 발굴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으나 시도하려는 업체가 없었던 차에 인도네시아에서 스타트업을 구상하는 한 청년을 만나 설득해 팜사 제작을 할 수 있었다고. 처음에는 기술력이 달려 저품질 팜사가 생산되는 바람에 구매자의 불만이 쏟아졌지만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거쳐 현재 인도네시아 3개 공장에서 최상급의 팜사를 생산할 수 있는 단계이다.

또한, 멍게수협은 양식에 활용되는 기계장치를 국립수산과학원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보완·개발하여 원활하게 양식 현장에 보급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멍게는 무게 때문에 한 곳에 집화할 수 없고 위판도 이뤄지지 않아 해안가 땟목에서 생산된다. 이 가운데 통영지역 대부분 어촌마을의 노동자의 평균 연령대가 50~60대여서 대부분 수작업인 멍게생산의 효율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멍게수협은 이에 국립수산과학원과 협력해 자동화 설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멍게 자동 수확 및 선별시스템’의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2017년 12월 시연회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선보였다. 정 조합장은 임기 내 상용화시킨다는 방침이다.

 

판로 확대에 진력

멍게 수확

멍게수협에 알멍게 위판장이 따로 있지만 1년에 50억여원의 소규모이며, 알멍게 위판 대부분 어가 유지를 위해 수협에서 많이 사들이는 실정이다. 이에 대부분 수협들에게 있는 위판수수료 수익이 없는 멍게수협은 제품의 부가가치가 높은 신상품 개발을 통해 수익을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국내에 멍게 관련 제품이 협애해 지난해 조합 상무, 과장이 일본을 찾아 멍게로 된 제품을 모조리 사들고 왔다. 총 26가지 제품 중 사람들은 훈제멍게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상대학교 김진수 교수팀 및 학생들은 훈제멍게를 비롯해 몇 가지 품종을 목표로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는 상황이다.

멍게수협은 지난해 냉동멍게, 멍게비빔밥용, 양념멍게 판매 비율이 95%에 달했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생멍게보다는 젊은 세대가 찾는 냉동멍게, 멍게비빔밥용, 양념멍게 생산에 초점을 두고 있다.

멍게수협은 아울러 온라인, 오프라인 등 여러 방면으로 판로를 개척했다. 전국 임페리어호텔, 롯데 호텔, 구내식당 등 전국적으로 560곳에 멍게제품을 납품 중이며 특히, 지난 2017년부터 개시한 홈쇼핑이 매번 완판을 하면서 앞으로 홈쇼핑 비중을 늘려갈 방침이다. 올해는 군납을 목표로 진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멍게수협은 친환경 부표 공급사업을 통해 친환경적인 양식장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작지만 알찬 멍게산업을 이끄는 조합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자동화 가공설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